[연극 Insight②] 정지된 무대 위 감정의 파편들
극단 까치놀 연극 꽃며느리, 포스터와 무대 사진으로 되짚다
2025-06-22 임우경 기자
[KtN 임우경기자] 광주 연극계의 살아 있는 기록이 된 극단 까치놀의 창단 40주년 기념작품 꽃며느리가 공연을 마무리한 가운데, 그 장면들을 다시 마주하는 포토들이 감정의 파편처럼 남아 있다.
가운데로 밀집한 인물 구도, 결박된 듯한 동작, 텅 빈 배경은 고립된 섬 ‘홀섬’의 폐쇄성과 감정의 응축을 그대로 압축한다. 인물들 사이에는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어느 누구도 시선을 외면하지 못한 채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이응시성은 이번 작품이 다룬 인간 내부의 ‘부정할 수 없는 본능’을 상징하는 연출적 장치로도 읽힌다.
무대 위에서는 절제된 조명과 간소한 소품, 음향을 바탕으로 한 사실주의 연출이 정점을 이뤘다. 가족 붕괴와 인간 욕망이 맞물리는 전환점마다 관객의 정서를 압도한 것은 화려한 시각효과가 아닌, 배우의 동작과 정적, 눈빛이었다. ‘정애’가 처음 섬에 들어오는 장면에서의 조명 전환은 미세했지만 인물 구도를 재배치하며 공간 전체의 기류를 바꾸는 연출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꽃 며느리'는 시각적 자극을 최소화한 연극적 언어로 무대 위 시간성을 설계했고, 그 감정의 파편들은 공연 이후에도 장면 하나하나로 관객의 내면에 오래 각인되었다.
극단 까치놀은 이 울림을 이어가기 위해 오는 6월 24일 부안예술회관에서 순회공연을 이어간다. 이번 무대는 지역 간 문화향유의 격차를 해소하고, 정통 리얼리즘 연극의 본질을 더 넓은 관객과 나누기 위한 연장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