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Insight④] 정면을 보지 않는 사람들

꽃며느리, 침묵으로 쌓아올린 감정의 파열선

2025-06-22     임우경 기자
전체 장면이 과잉된 동작 없이 정적이며, 배우의 작은 움직임, 시선, 침묵이 오히려 극적 긴장을 만들어낸다. /사진=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기자]극단 까치놀의 40주년 기념공연 꽃며느리는 말보다 시선, 움직임보다 멈춤으로 감정을 전달한 연극이었다. 후반부 무대에서 인물들은 정면을 보지 않고, 서로를 외면한 채 각자의 위치에서 멈춰 선다.

과도한 조명이나 영상 장치 없이, 최소한의 소품과 정적인 조명 설계로 구성되어 작품 전체의 리얼리즘 정조와 맞닿아 있으며, 인물의 심리와 행위 중심의 연출 의도를 강조한다. /사진=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애는 끝내 말을 삼킨 채 벽 쪽으로 걸어가 멈췄고, 어머니는 등을 돌린 채 방 안에 남아 있었다. 누구도 무대 중심에 서지 않았고, 누구도 가족이라 부르지 않았다.

‘말하지 않는 것’의 연극적 힘, 즉 비언어적 서사구조의 중요성을 재확인시키며, '꽃며느리'가 감정의 ‘잔향’을 남기는 작품임을 입증했다. /사진=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이 연극은 대사보다 자세가, 이야기보다 공간이 먼저 무너지는 가족의 단면을 보여주었다. 관객은 그 침묵 속에 오래 머물렀고, 무대는 그렇게 천천히 가라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