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lanced Nation Insight⑧] 초광역협력과 메가시티 구상, 분권의 확장인가 신중앙집권인가

형식적 연합체인가, 구조적 분산체계인가 초광역 메가시티 담론, 누구를 위한 통합인가

2025-06-28     최기형 기자
이재명, 부산 메가시티 약속… “역사의 분기점”  사진=2025 05.22  인스타그램 갈무리/ 편집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최기형기자] 최근 수년간 대한민국 국토정책의 핵심 기조로 떠오른 개념은 ‘초광역협력’이다. 부·울·경 특별연합, 충청권 메가시티, 대경권 공동기획 등은 지역 간 경계를 허물고 협력체계를 강화해 수도권에 대응하겠다는 정책적 시도로 등장했다. 이재명 정부는 이를 더욱 확장해, ‘지역의 연합’을 통해 국가 운영 체계를 분산하겠다는 기조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초광역 메가시티 구상은 대부분 중앙정부의 주도하에 설계되었으며, 해당 권역 내 기초자치단체들의 권한은 더 축소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역 간 협력은 새로운 기회로도 읽히지만, 기초자치권의 약화와 ‘신중앙집권화’의 신호로도 해석된다.

특별연합과 메가시티는 어떤 구조인가

가장 진척된 형태로 거론되는 부·울·경 특별연합은 현재 공동의 경제·산업·인프라 정책 수립을 위한 컨소시엄 수준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 의사결정 권한은 광역단체장에게 집중돼 있으며, 기초자치단체는 연합체의 정책기획이나 집행 과정에서 사실상 배제되어 있다.

특별지자체 설립을 위한 입법과정에서도, 지역의회나 주민과의 협의는 형식적 수준에 그쳤다. 이는 ‘연합’이라는 명칭과 달리, 광역단체장 중심의 위임형 구조가 강화된 형태에 가깝다. 국토교통부나 대통령실 지역균형발전비서관실 등이 실질적 방향과 구조를 설계한다는 점에서, 초광역체계는 **중앙 권력의 ‘권역별 하부기관화’**가 될 위험이 있다.

분권인가 집중인가, 경계가 모호해지는 국면

초광역 구상은 이론적으로는 수평적 연합과 자율적 협의를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재정, 인사, 기획 권한이 다시 중앙으로 수렴되는 ‘집중의 회귀’로 작동하고 있다. 이는 분권정책이 ‘광역 단위’로 확장된다는 형식을 취하면서도, 기초자치권의 위임화를 통해 내부적으로는 구조적 집중화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분권은 권한의 분산만이 아니라, 책임의 분산과 결정권의 공유를 포함한다. 그러나 초광역체계는 정책 결정의 신속성과 예산 집행의 효율성만을 우선시하며, 민주적 통제 장치와 주민참여 구조는 사실상 부재하다. 이는 ‘분권’이 아니라 ‘지역 단위 중앙집권’의 형태다.

메가시티 전략, 지역성의 해체인가 확장인가

‘메가시티’라는 명칭은 도시 규모의 확대를 의미하지만, 실제로는 행정구역과 권역별 기능 분산을 전제로 하는 국가재편 전략이다. 그러나 이런 구상은 지역성의 통합이라기보다는, 기존 지역 정체성과 기초자치 기반의 약화를 전제한 통합 논리로 작동한다.

기초단위의 자치역량 강화가 병행되지 않는 한, 메가시티 구상은 지역 내 권한 불균형을 고착화시키고, 광역단체장에게만 정치적 권위를 집중시키는 또 하나의 수직적 구조를 낳을 수 있다. 이 경우, ‘메가시티’는 이름뿐인 분권이며, 실제로는 권력의 재중앙화 구조에 불과하다.

진정한 초광역 협력은 어디에서 출발해야 하는가

초광역 협력체계가 유의미하려면, 중앙정부가 구조를 설계하고 권역별 전략을 통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권역별 연합은 광역과 기초, 주민과 의회가 모두 참여해 수평적으로 기획되는 체계여야 하며, 그 권한은 상향식으로 정당화돼야 한다.

진정한 초광역 분권은 지역 내부의 다원성과 기초자치의 자율성 위에 구축되어야 하며, 광역단체장은 이를 조정·연결하는 네트워크 리더로 작동해야 한다. 기초가 빠진 광역화는, 결국 분권이 아니라 새로운 중앙집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