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조끼 없이 급류 수색’…CCTV가 드러낸 채상병 사건의 진실
‘채상병 사건’ CCTV 공개…구명조끼 없이 급류에 휩쓸린 순간 드러났다 “붉은 티셔츠만 입고 급류 수색” 특검, 2주기 앞두고 본격 수사 착수
[KtN 김 규운기자] 2023년 7월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려 숨진 채상병의 사고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이 2주기를 앞두고 공개됐다. MBC가 입수한 영상은 당시 해병대 수색 작전의 위험성과 무리한 지시 정황을 명확히 보여주며, 늦어도 너무 늦은 진상 규명의 필요성을 다시금 환기시켰다.
영상은 붉은 티셔츠 차림의 해병대원 여러 명이 허리 높이의 급류 속에서 수색 작업을 벌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구명조끼는 보이지 않고, 안전 로프나 생명줄도 없이 강 한가운데로 진입한 모습이 담겼다. 이어진 화면에서는 대원들이 중심을 잃고 차례로 쓰러진다. 물살은 너무도 거세게 이들을 휩쓸었고, 이내 구조를 시도하던 다른 병사들도 순식간에 급류에 떠밀려갔다. 당시 시각은 2023년 7월 19일 오전 9시 1분. 채상병이 실종된 바로 그 순간이다.
이날 사고로 인해 해병대 입대한 지 불과 넉 달이던 채상병은 약 6km 떨어진 지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가 소속된 부대원들은 이미 사고 전날부터 수색 작업의 위험성을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고 하루 전, 임성근 당시 해병대 제1사단장이 현장을 찾아 지휘관들을 강하게 질책했고, 수색 방식 역시 무리하게 바뀌었다. 해병대의 상징성을 강조하기 위해 붉은 티셔츠 착용이 지시됐으며, 정밀 수색을 이유로 ‘바둑판식 배열’로 간격을 벌려 하천 수색에 나설 것이 명령됐다. 현장에 있었던 한 해병대원은 “폭우 직후 수심이 불규칙하고 위험한 상황에서, 얕은 곳에 있다가 갑자기 깊은 쪽으로 이동했던 채상병이 그대로 급류에 휩쓸렸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2024년 경찰 수사에서는 임성근 전 사단장에게 '혐의 없음' 처분이 내려졌고, 임 전 사단장은 아무런 징계 없이 2025년 2월 전역했다. 책임자는 존재하지 않는 구조 속에서 희생된 스무 살 해병대원의 죽음은, 그저 통계로만 남을 뻔했다.
이제 특검이 사건을 다시 들여다본다. 최근 특검팀은 해당 CCTV를 포함한 수사기록 일체를 넘겨받아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2주기를 앞두고 공개된 영상은 단순한 참사가 아니라, 구조적 방기와 지휘 체계의 무리한 압박, 군 내부 문화가 낳은 비극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채상병의 순직은 단지 ‘안타까운 사고’로 기록될 수 없다. 이는 국가가 예비병력의 생명을 어떻게 다루어왔는가에 대한 냉정한 질문이며, 지금 다시 검토되고 있는 그 날의 장면은 군 지휘 체계에 대한 책임론이 반드시 재논의돼야 할 필요성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