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utation Insight②] 브랜드의 지속성은 어떻게 증명되는가: 임영웅과 블랙핑크, 정체성과 공공성 사이
[KtN 홍은희기자] 2025년 6월 브랜드평판에서 2위에 오른 임영웅과 4위로 내려앉은 블랙핑크는 서로 다른 성장궤도를 보여주었지만, 공통적으로 ‘지속의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두 브랜드는 콘텐츠 활동 없이도 고순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단기 참여 지표가 아닌 장기적인 정체성과 공공적 이미지가 브랜드에 미치는 영향력을 입증하는 사례로 분석된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5월 27일부터 6월 27일까지 수집한 가수 브랜드 빅데이터는 총 107,258,981건이다. 브랜드소비는 –1.01% 감소한 반면, 브랜드이슈는 +8.04%, 브랜드확산은 +11.82% 증가했다. 전체 브랜드가 ‘참여에서 확산’으로 중심축을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임영웅과 블랙핑크는 공공성과 정체성 기반 브랜드의 구조적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부각되었다.
임영웅, 기부와 공공성으로 유지된 브랜드 신뢰도
임영웅은 브랜드평판지수 5,632,754를 기록하며 2위를 유지했으나, 전월 대비 18.70% 하락했다. 참여지수(1,082,117)와 미디어지수(2,005,546)는 여전히 높았지만, 커뮤니티지수(1,143,994)는 방탄소년단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고, 소통지수(1,401,097)도 전월 대비 감소했다.
이 하락은 브랜드 쇠퇴가 아니라, 일시적 관심 하강에 따른 구조적 조정으로 해석된다. 임영웅 브랜드는 예능 활동, 공식 SNS 운영, 공연 외 콘텐츠 활동이 제한적이었지만, 기부활동과 사회 공헌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며 ‘공공적 브랜드’로 정착했다. 이는 ‘영웅시대’ 팬덤이 팬덤을 넘어 시민 커뮤니티로 확장되는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브랜드의 영향력이 소비가 아니라 윤리적 감응에 기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치·사회적 발언 없이도 사회적 영향력을 축적하는 전략은, 음악 브랜드가 정치화되지 않으면서도 사회적 신뢰를 획득할 수 있는 경로를 제시하고 있다. 음악산업과 문화정책은 이제, 시장 수익성과 별개로 공공성과 브랜드 가치 간 균형을 고려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과제를 마주하게 됐다.
블랙핑크, 글로벌 브랜딩의 구조 피로와 재정비의 과제
블랙핑크는 브랜드평판지수 4,378,334를 기록하며 5월 대비 10.64% 하락했다. 참여지수는 150,917에 그쳐 주요 브랜드 중 가장 낮았지만, 소통지수(1,650,411)와 커뮤니티지수(1,924,269)는 여전히 상위권에 속했다. 이는 참여 활동은 미비하지만, 콘텐츠 재소비와 글로벌 언급량을 기반으로 브랜드 영향력이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2024년 YG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 종료 이후 개별 활동에 집중한 블랙핑크는, 2025년 상반기까지 완전체 활동이 부재한 상황에서도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브랜드가 단기 콘텐츠보다 ‘집합적 문화기억’에 의해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사례다.
다만, 브랜드 지속의 구조적 기반인 ‘정체성 통합’은 점차 약화되고 있다. 멤버 개별 활동과 브랜드 방향성 분화, 협찬 중심의 노출 전략은 커뮤니티 결속력을 약화시키며 장기적으로 브랜드피로를 야기할 수 있다. 이는 글로벌 K-팝 산업이 ‘개별 스타 브랜드의 모듈화’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그룹 단위 브랜드 유지 전략이 구조적으로 재설계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정량지표상 블랙핑크 브랜드는 아직도 강력하지만, 정성지표와 장기지속성 관점에서는 위기관리와 정체성 재정립이 필요한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브랜드의 지속 가능성이 단순한 확장 전략이 아니라 통합 전략의 균형에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
정체성 기반 브랜드와 커뮤니티형 브랜드의 구조 차이
임영웅 브랜드는 기부·사회 공헌과 같은 공공성과 ‘일상형 연예인’이라는 팬덤 인식을 통해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블랙핑크 브랜드는 글로벌 뷰티, 패션, 럭셔리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이미지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는 ‘기억되는 이미지’의 반복이 브랜드 지속의 주요 동인으로 작동함을 시사한다.
산업 구조 관점에서 두 브랜드는 각각 공공성 중심 커뮤니티 브랜드와 글로벌 이미지 중심 브랜드라는 서로 다른 지속 구조를 선택하고 있다. 전자는 한국 내 소비자 행동과 윤리적 소비의 흐름에 밀접하게 연결되고, 후자는 국제적 문화자본 순환 구조 속에서 브랜드 위상을 지속적으로 갱신하는 방식이다.
제도 설계의 관점에서도, 공공성을 기반으로 하는 브랜드는 ‘기부 세제 혜택 확대’, ‘사회공헌 플랫폼 연계’ 등 제도적 후속 장치를 필요로 하며, 글로벌 이미지 기반 브랜드는 ‘콘텐츠 수출과 저작권 보호 강화’, ‘디지털 플랫폼 활용 전략’의 체계화를 요구한다.
한국 산업과 사회에 대한 전략적 시사점
임영웅과 블랙핑크의 상반된 평판 구조는 K-콘텐츠 산업 전반에 세 가지 시사점을 던진다.
1.브랜드의 지속 가능성은 콘텐츠 공급량이 아닌 커뮤니티와 사회적 인식의 지속 구조에 달려 있다.
2.국내 팬덤과 글로벌 팬덤은 작동 방식이 다르며, 각기 다른 제도적 인프라가 필요하다.
3.K-팝 산업의 브랜딩 전략은 단일 지표가 아닌 다층적 사회구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2025년 6월 브랜드평판 결과는 단순히 팬덤 크기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사회 안에서 어떤 윤리적 서사와 기억 구조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계기였다. 음악산업은 이제, 소비를 넘어 존재 방식 자체가 사회를 설계하는 하나의 전략으로 전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