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인터뷰] 배우 이현숙, ‘꽃며느리’ 자신이 걸어온 시간의 거울

광주 연극인으로 살아온 여정과 ‘꽃며느리’ 속 인간 심리의 깊이… OTT 시대에도 유효한 연극의 힘

2025-06-29     임우경 기자

 

[KtN 임우경기자] 광주에서 활동 중인 연극배우 이현숙은 1997년부터 연극 무대에 서기 시작해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관객과 호흡해온 베테랑이다. 그녀는 이번에 극단 까치놀과 협업하여 공연 중인 연극 ‘꽃며느리’에서 주막집 여인 ‘양금녜’ 역을 맡아 관객의 주목을 받았다. ‘꽃며느리’는 가족 간의 심리적 갈등과 해방, 시대의 단절을 다룬 작품으로, 배우 이현숙은 이 무대 위에서 연극의 묘미와 생생한 감동을 전달하고 있다.

“심리의 균열, 연극이기에 가능한 여운”

“서로 절친했던 형제들이 외부 여인의 등장으로 심리적으로 균열이 생기는 구조가 강렬합니다.” 이현숙 배우는 ‘꽃며느리’가 단순한 가족극을 넘어 심리극으로 확장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며, 이 드라마가 OTT 콘텐츠 못지않은 몰입감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대 2030 세대에게도 이 작품이 감정적으로 공감될 수 있는 요소로 가족 내 괴리감, 해방, 그리고 자아 탐색의 서사를 언급했다.

“극장에서 마주하는 생생한 호흡이 연극의 본질”

OTT 콘텐츠와 쇼츠 영상이 일상화된 시대. 그녀는 “연극은 관객과의 직접적인 교류, 그 짜릿한 호흡이 주는 몰입감이 다르다”며, 무대 예술만의 본질적 감각을 강조했다. 현장에서 관객이 흡수하는 배우의 감정과 호흡은 영상 매체와는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 그녀의 소신이다.

“특정 배역보다 다양한 캐릭터, 다양한 도전”

배우로서 꼭 하고 싶은 역할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현숙은 오히려 “특정 배역보다 다양한 인물을 소화하고, 다양한 장르와 실험극에 도전하고 싶다”며, 광주 연극계의 창작 저변 확대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그녀는 “어디든 잘 녹아드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배우 이현숙 자신이 걸어온 시간의 거울이기도 하다. 사진=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광주 연극계, 아직 주목받지 못했을 뿐”

현재 그녀는 극단 DIC 소속으로, 까치놀과는 협업을 통해 함께 무대에 오르고 있다. 광주 지역 극단의 수에 대해 “외부에서는 적다고 생각하지만, 내부에서는 각 단체가 명확한 정체성과 작업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광주에는 약 5개 내외의 주요 극단이 활동 중이며, 예술인으로서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관심도 요청했다.

“블랙리스트의 그림자 넘어, 예술 그 자체를 보길”

정부와 기관에 바라는 점을 묻자, 이현숙 배우는 과거 블랙리스트 사태를 언급하며 “예술을 정치적 수단이 아닌, 예술 자체로 존중받을 수 있는 환경”을 강조했다. 문화예술계에 대한 경제적, 제도적 관심이 확대된다면, 지역 연극의 지속 가능성과 창작의 질 역시 높아질 것이라 밝혔다.

연극이라는 장르는 배우에게 여전히 매혹적이다. 배우 이현숙. 사진=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이 연극, 부모와 자식 사이의 여운을 남기고 싶다”

‘꽃며느리’가 전하는 메시지 중 가장 중요한 요소로, 부모와 자식 간의 정서적 거리를 꼽았다. 이현숙은 관객들이 이 극을 통해 “가슴 아프지만 의미 있는 여운”을 남기길 바란다고 전했다. 특히, 작품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양금례의 등장이 강렬하게 다가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배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지치지 말고 버텨라”

30년을 연극과 함께 살아온 선배 배우로서, 이현숙은 “항상 새롭고 힘들지만, 무대에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 오니, 지치지 말고 자신만의 캐리어를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OTT와 쇼츠 중심의 영상 콘텐츠 소비 구조 속에서, 연극은 감각적 대안 예술로 부상할 수 있다. 관객과의 현장적 감응성, 심리적 밀도, 그리고 다층적인 감정선은 영상 매체가 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 이현숙 배우와 같은 지역 연극인의 생생한 증언은, 연극계에 대한 제도적 지원 확대의 필요성과 더불어, 다양한 실험극 및 젊은 관객 유입을 위한 창의적 확장의 당위성을 환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