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포트2025①] 세븐틴부터 BTS까지… 홍콩, K-POP 열기의 교차로
[KtN 임우경기자] 2025년 6월, 홍콩의 K-POP 열기가 폭발적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KKBOX, 아이튠즈 등 주요 음원차트와 방송가, 언론의 흐름 속에서 확인되는 이 현상은 단순한 유행의 반복이 아니다. 세대와 장르를 넘어 확장된 K-POP의 저변과, 그 위에서 구축된 팬덤의 충성도가 문화현상으로 구조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세븐틴, BTS, 지드래곤을 비롯한 국내 주요 아티스트들이 이 흐름의 정점에 서 있으며, 동시에 신예와 복귀 아티스트들 역시 홍콩 시장에서 의미 있는 반향을 만들어내고 있다.
세븐틴, 정규 5집으로 글로벌 차트 석권… 홍콩도 예외 없었다
6월 첫째 주, 홍콩 KKBOX K-POP 차트 1위는 세븐틴의 <THUNDER>였다. 이 곡은 에미상을 수상한 NBC <켈리 클락슨 쇼>에서 첫 무대를 공개한 이후, 발매 일주일 만에 252만 장 이상의 초동 판매량을 기록하며 2025년 K-POP 앨범 중 최고 실적을 거둔 작품이다.
<THUNDER>는 홍콩 현지 차트뿐 아니라 빌보드 글로벌 200, 재팬 핫100, 오리콘 앨범 랭킹까지 동시에 석권하며, K-POP이 동아시아를 넘어 아메리카, 유럽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음을 입증했다. 퍼포먼스형 아이돌로서 세븐틴의 정체성과 함께, ‘팬이 곧 자산’이라는 K-POP 산업 구조가 재차 강조되는 사례다.
특히 세븐틴은 홍콩을 비롯한 중화권에서 ‘케이팝의 팀워크’라는 서사로 소비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군 복무를 앞둔 멤버들의 존재, 유닛 활동과 단체 활동의 병행, 글로벌 캠페인과 쇼의 유기적 연계 등이 팬덤을 확장시키는 자양분이 되고 있다.
지드래곤, 세 곡 동시 진입… 제2 전성기 알리는 독보적 존재감
지드래곤은 이번 KKBOX 차트에서 총 세 곡을 10위권 안에 진입시켰다. 태양·대성과 협업한 <HOME SWEET HOME>이 2위, <POWER>가 5위, 안더슨 팍(Anderson .Paak)과의 협업곡 <TOO BAD>가 7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5월부터 본격화된 ‘지드래곤 2025 세계 투어’의 홍콩 사전 열기를 반영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지드래곤은 최근 컴백과 동시에 “음악은 한 시대를 관통하는 언어”라고 밝히며, K-POP을 대중문화가 아닌 현대예술로 승화시키려는 의도를 명확히 하고 있다. 실제로 그의 신보들은 대중성과 실험성의 접점을 정교하게 구축하고 있으며, 음원 자체가 아닌 ‘뮤직-퍼포먼스-영상’이 통합된 콘텐츠로 재구성되고 있다.
지드래곤의 차트 점령은 단순한 복귀가 아니라, 3세대 아이돌 리더의 ‘리부팅’이라는 점에서 산업적으로도 중요한 지점을 시사한다. 과거의 성공 공식에 의존하지 않고, 글로벌 컬래버레이션과 메시지 중심의 콘텐츠로 재정의되는 K-POP 아이콘의 새로운 모델이 등장하고 있는 셈이다.
아이들·에스파·베이비몬스터… 여성 그룹의 약진도 뚜렷
KKBOX 10위권에는 아이들의 <Good Thing>(4위)과 <Girlfriend>(10위), 베이비몬스터의 <DRIP>(6위), 에스파의 <Whiplash>(8위) 등 여성 아이돌의 곡들이 고루 포진했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K-POP 여성 아티스트들이 보여주는 뚜렷한 개성과 장르 다변화의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홍콩 매체 《Lifestyle Asia》는 “2025년 여름 K-POP 라인업은 여성 솔로 아티스트와 신예 그룹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며, 문별(마마무), 아일릿, 키스오브라이프, 유스피어 등의 활동을 주요 트렌드로 꼽았다. 기획력과 세계관이 강한 콘텐츠를 통해 여성 아이돌 그룹들이 ‘서사형 브랜드’로 소비되는 구조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아이튠즈 앨범 차트, 있지·도영·키스오브라이프가 점령
6월 11일 기준 홍콩 아이튠즈 앨범 차트 상위 6위까지가 모두 K-POP 아티스트로 채워졌다. 있지의 <Girls Will Be Girls - EP>가 1위를 기록하며, 팀의 상징성뿐 아니라 5인의 유대감을 콘셉트로 하는 내러티브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NCT 도영의 두 번째 솔로 앨범 <Soar>는 감미로운 보컬을 통해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했고, 키스오브라이프는 미니 4집 <224>를 통해 퍼포먼스와 완성도 면에서 글로벌 시장에 다시 한번 이름을 각인시켰다. 이 같은 흐름은 K-POP이 ‘팀 중심’에서 ‘개인 중심’ 콘텐츠로 다양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BTS, 병역 후 복귀 신호탄… 홍콩 언론도 집중 조명
홍콩 공영방송 《RTHK》는 RM과 뷔의 군 복무 마무리 소식을 6월 초 연이어 보도했다. 특히 두 멤버가 각기 다른 기지에서 제대하며 “빠른 복귀 의사”를 밝힌 점을 주요하게 다루며, “팬 수백 명이 제대 현장에 집결했고 이는 K-POP 슈퍼그룹의 위상을 다시금 입증한 장면이었다”고 전했다.
홍콩 내 BTS 멤버 복귀에 대한 열기는 점차 커지고 있다. 2024년 전역한 진, 제이홉에 이어 슈가 역시 2025년 6월 말 대체복무를 마무리하며 7인 완전체 복귀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BTS의 본격 복귀는 케이팝 산업 전체에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앨범 판매량이나 공연 일정뿐 아니라, 글로벌 마케팅, OTT 다큐멘터리, 팬덤 커머스 등 전방위적 산업 재편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K-콘텐츠, 홍콩에서 '유통'을 넘어 '문화로의 전이' 시작됐다
2025년 6월, 홍콩은 단순한 케이팝의 해외 소비처가 아닌, K-콘텐츠가 문화적으로 뿌리내리는 상징적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KKBOX와 아이튠즈 차트에서 확인된 음악 소비는 그 자체로 상업적 성공이지만, 동시에 팬덤·미디어·공연·언론의 층위에서 다층적 문화 자본으로 전이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한류 거점도시 구축’과 ‘해외 문화주권 확장’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콘텐츠 수출에 머무르지 않고, 현지 문화와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한류의 모델이 홍콩이라는 도시 안에서 구체화되고 있다.
이제 K-POP은 ‘음악’ 그 이상이며, K-콘텐츠는 ‘수출’의 영역을 넘어 ‘공존’과 ‘공유’의 문화로 확장되고 있다. 그 최전선에 있는 도시가 지금의 홍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