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포트2025⑤] 콘텐츠, 커머스를 만나다… 넷플릭스·유튜브가 여는 문화 경제 플랫폼

2025-07-14     임우경 기자
글로벌 OTT 시장은 2024년 새로운 전환점에 직면해 있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기자] 2025년 콘텐츠 산업의 핵심 키워드는 ‘쇼핑’이다. 구독 기반 수익 모델이 한계에 봉착한 가운데, 글로벌 플랫폼들이 일제히 커머스 중심의 전환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콘텐츠는 더 이상 시청 경험의 도구만이 아니다. 브랜드, 굿즈, 공연, 협업 상품과 연결된 ‘경제 콘텐츠’로 변모하고 있다.

넷플릭스, 유튜브, 디즈니+, 아마존 등 세계 최대 스트리밍 기업들이 커머스 연동형 콘텐츠를 앞다퉈 실험하고 있으며, 뉴욕을 비롯한 북미 시장은 이미 이러한 변화를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전장으로 바뀌고 있다.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 새로운 질서에 적응해야 한다.

넷플릭스, 자체 쇼핑몰 ‘Netflix.shop’ 확장… 오징어게임부터 더글로리까지

넷플릭스는 이미 2021년 자체 커머스 플랫폼 ‘Netflix.shop’을 통해 브랜드 굿즈 판매를 시작했고, 2025년 현재 미국 내 5개 주에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가장 성공적인 사례는 드라마 〈오징어게임〉, 〈위쳐〉, 〈기묘한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의류·피규어·보드게임 제품군이다. 특히 〈더글로리〉 출시 이후, 넷플릭스는 주인공 스타일링을 테마로 한 뷰티 상품·의류를 연계해 K-드라마 커머스화 실험을 본격화했다.

2025년 상반기 기준, 넷플릭스는 “가장 잠재력 있는 글로벌 콘텐츠 IP는 굿즈로 확장 가능한 시리즈”라는 판단 아래, 아시아권 오리지널 IP를 대상으로 한 상품 개발 투자를 확대 중이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2026년까지 한국과 일본에서 5개 이상의 라이선싱 쇼핑 프로젝트를 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튜브는 이미 ‘쇼핑 플랫폼’이다… 크리에이터 중심의 콘텐츠 커머스 생태계

유튜브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커머스를 직조하는 가장 빠른 플랫폼이다. ‘YouTube Shopping’, ‘라이브 커머스’, ‘쇼츠 쇼핑’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해 크리에이터와 상품이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이미 실현하고 있다.

특히 뉴욕과 LA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K-POP 리액션 크리에이터, 뷰티 유튜버, K-드라마 리뷰 채널들이 한국 제품을 소개하면서 K-콘텐츠 소비와 한국 브랜드 소비를 동시에 자극하는 양상이 강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PPL이 아니라 콘텐츠 내 몰입형 커머스로서 정교하게 작동하고 있다.

한국의 중소 브랜드, 화장품, 의류, 식음료 기업들이 유튜브 기반 커머스를 통해 미국 시장에 진입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콘텐츠가 ‘국가 브랜드-상품-문화 소비’라는 유기적 연결고리를 만든다는 점에서 중요한 구조 변화다.

디즈니+, 아마존, 틱톡까지… ‘커머스 생태계’로 전면 이동

디즈니+는 2024년 말부터 자사 콘텐츠와 연동된 상품군을 판매하는 ‘디즈니 익스피리언스’ 프로젝트를 강화하고 있다. 〈엘사〉나 〈스타워즈〉 캐릭터 굿즈뿐만 아니라, OTT 시청 시 화면에 등장하는 제품을 실시간으로 구매 가능한 UI를 실험 중이다.

아마존은 이미 프라임비디오 콘텐츠와 자사 e커머스를 완전히 연계하고 있으며, OTT 소비와 제품 구매가 동일 플랫폼 내에서 완결되는 최초의 구조를 완성하고 있다. ‘Reacher’ 시리즈의 주인공이 입은 재킷, 영화 속 커피머신, 드라마 배경의 책상 소품까지 모두 한 클릭 구매가 가능하다.

틱톡은 2025년 상반기 기준 전 세계 18개국에서 ‘틱톡 쇼핑’을 운영 중이며, K-POP·K-BEAUTY와 결합된 한국 제품들이 북미 MZ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뉴욕 한류 팬들 사이에서는 드라마 속 제품을 찾는 ‘리빙커머스 챌린지’ 콘텐츠가 트렌드로 확산 중이다.

이재명 정부, ‘콘텐츠 커머스’ 전환에 맞춘 정책 설계 시급

이재명 정부가 강조해온 ‘문화산업 3대 전환’ 중 하나인 콘텐츠의 융복합화는 글로벌 흐름과 일치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정부 정책은 제작비 지원 중심이며, 커머스 연계형 콘텐츠 생태계에 대한 실질적 설계는 미흡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책적 전환

① 문화콘텐츠-상품 연계 기획을 위한 기획자 양성 및 펀드 조성
② 드라마·예능 내 상품 노출 허용 기준의 명확화 및 글로벌 플랫폼 협약
③ 유튜브·틱톡 기반의 콘텐츠 커머스 스타트업에 대한 초기 투자 확대
④ 지역 한류 커머스 거점(뉴욕, LA, 싱가포르 등) 설립 및 민관 플랫폼 개발

 

한류는 이제 ‘보는 콘텐츠’에서 ‘사는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정부가 대응하지 못할 경우, 콘텐츠의 글로벌 수익화는 플랫폼의 손에만 남게 된다.

뉴욕의 한류 소비자, 이제는 드라마보다 ‘드라마 속 옷’을 산다

2025년 뉴욕에서 열린 K-POP 공연장 밖에는, 아티스트의 의상·소품을 복제한 상품을 파는 상점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OTT로 K-드라마를 본 뒤, 드라마 속 배우의 립스틱을 검색하고, 그 브랜드를 구매하는 팬들이 매일 증가하고 있다.

콘텐츠는 상품을 파는 통로가 되었고, 팬은 이제 ‘소비자’가 아닌 ‘참여자’이자 ‘기획자’로 진화하고 있다. K-콘텐츠는 지금, 가장 거대한 산업 전환점에 서 있다. 이 흐름을 읽지 못한다면, 또 한 번의 기회는 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