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웹툰②] 데이터로 본 대만 웹툰의 현재: 인기순위, 장르 편중, 오리지널 IP의 힘

2025-07-13     홍은희 기자
대만의 한 해, 인기순위가 말해준 것.   [KtN 증권부] 사진=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홍은희기자] 대만 웹툰 시장이 ‘오리지널 IP’ 경쟁력으로 빠르게 독립성을 키우고 있다. 그 중심에는 창작자 개개인의 역량이 아니라, 플랫폼이 구축한 구조적 수요와 장르의 진화가 놓여 있다. 인기 순위와 소비 장르 데이터를 통해 대만 웹툰 생태계는 이제 ‘단순한 수입 소비자’가 아닌 ‘기획 가능한 창작국’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만의 한 해, 인기순위가 말해준 것

2024년 대만 LINE WEBTOON 플랫폼의 연간 인기 순위는 한국 웹툰이 압도적으로 점령한 가운데, 대만 작품 <얼볜미위(耳邊蜜語)>가 이례적으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외모지상주의>, <전지적 독자 시점>, <재혼황후> 등 기존 한국 IP들이 강세를 유지한 반면, <얼볜미위>는 ‘청각장애 여성의 연애’라는 섬세한 주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단숨에 4위에 진입했다.

순위 작품명 장르 조회수 지역
1 외모지상주의 학원 3억 9천만 한국
2 전지적 독자 시점 판타지 1억 1천만 한국
3 재혼황후 궁중 6천5백만 한국
4 얼볜미위 로맨스 2천5백만 대만
5~10 다수 한국 작품 다양 - 한국

 

<얼볜미위>는 2022년 창작 콘테스트 수상작으로, 이후 LINE WEBTOON 연재에서 9.57의 평점을 기록하며 오랜 기간 일간 랭킹 1위를 유지했다. 한국, 일본 중심의 구조 속에서도 콘텐츠 완성도만으로 뚫은 이 성과는 대만 웹툰 생태계가 산업적 전환점을 맞이했음을 상징한다.

오리지널 10선: BL과 LGBTQ+의 부상

동일 플랫폼에서 발표된 2024년 대만 오리지널 인기 TOP10은 시장의 변화 흐름을 더 극명하게 보여준다. 상위 10개 작품 중 절반 이상이 BL·LGBTQ+ 장르이며, ‘대만 오리지널’ 장르로 분류된 작품도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순위 작품명 장르 작가
1 얼볜미위 로맨스 米米卡醬
2 6000일 연애의 기록 대만 오리지널 織織
3 자이난다란치우 대만 오리지널 洪元建
4 주오실연연맹 LGBTQ+
5 과금파 연애 LGBTQ+ HOM
6 아적인거총시정저아 LGBTQ+ dieyin 蝶銀
7 알파의 대역애인 대만 오리지널 汐冬, 雨墨濂
8 아합적CP불허성진 대만 오리지널 Mioo
9 옥건 대만 오리지널 簡士頡
10 취요농사니 LGBTQ+ 餅乾, 十八日

 

특히 눈에 띄는 작품은 CCC 웹툰을 통해 연재된 <16647>이다. BL 장르에 특화된 이 작품은 섬세한 감정 묘사와 반전 구성으로 폭발적인 팬덤을 형성하며, Readmoo 전자책 플랫폼에서 단독 론칭 이후 단 3개월 만에 10만 부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CCC는 이를 중심으로 대만 오리지널 BL IP의 영상화·출판화·굿즈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장르 생태계의 진화: ‘경계 밖’으로 확장 중인 대만

장르 분포를 보면, 대만은 기존의 학원물·판타지 중심의 한국 콘텐츠에 비해 로맨스와 LGBTQ+ 장르가 중심을 형성한다. 2022년 조사에 따르면, 14~45세 독자층의 80%는 디지털 만화를 선호하며, 그중 60% 이상이 ‘모험 판타지’, 40% 이상이 ‘로맨스·코미디’를 복수 선택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BL, 퀴어 로맨스 등 ‘사회적 테마’ 장르에 대한 소비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LINE WEBTOON 기준, 대만 원작자로 등록된 LGBTQ+ 장르 작품은 52편 중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이는 플랫폼 자체가 '정체성 기반 장르'를 선도하는 전략적 지향점을 반영한 결과로 읽힌다.

CCC 플랫폼: IP 육성과 소비자 분석의 병행 실험장

CCC 웹툰은 작품 검수 시스템과 독자 피드백 루트를 강화해 장르 소비의 체계를 정교화하고 있다. 등록 회원 22만 명, 누적 조회수 4,100만 회, 협력 작가 370명이라는 데이터는 이 플랫폼이 단순한 유통 채널을 넘어 창작자-독자-플랫폼이 삼각형처럼 조응하는 생태계임을 보여준다.

특히 CCC는 소재별 조회율 데이터를 기반으로 콘텐츠 개발 지원을 배분하고 있다. BL 장르에서 평균 조회수 20만 이상을 기록한 작가들은 TAICCA 연계 지원 프로그램에 자동으로 추천되며, 작품이 CCC 외 타 플랫폼(픽코마, 북라이브 등)으로의 확장 기회를 얻는다.

대만 웹툰의 현재는 ‘데이터 기반 창작 생태계’의 실험장이 되고 있다. 인기 순위에 나타나는 장르 편중, 오리지널 IP의 급부상, 그리고 BL 중심의 정체성 콘텐츠 시장의 확대는 단지 문화적 다양성의 문제를 넘어, 콘텐츠 산업의 수익성과 구조적 진화 방향을 말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