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Beauty Series 2-③]리메드, ‘19.1%의 기술집중’...뷰티는 얼마나 과학을 받아들이는가
R&D 중심 기업이 뷰티 시장에서 만든 새로운 기준 [KtN 기획] 정서의 경제, 브랜드의 감각 – 감정 중심 소비 시대의 기술 설계
[KtN 임우경,박준식기자] 리메드는 지난 3년간 매출의 평균 19.1%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해왔다. 전자약 중심 의료기기 기업으로 출발한 리메드는 이 과감한 기술 집약적 경영 방식을 통해 정신의학, 통증치료, 근육강화, 미용 분야로 제품군을 확장했으며, Cleo의 V1, LIFTAN과 같은 고도화된 감성 기기를 시장에 안착시켰다.
그러나 질문은 여기서 시작된다. 과연 뷰티 산업은 이처럼 ‘과학을 기반으로 한 집중 투자’에 얼마나 열려 있는가?
전통적인 뷰티 시장은 감각과 정서를 중심으로 진화해왔다. 제품 효능은 '느낌'의 언어로 설명됐고, 브랜드 스토리는 시각 이미지와 라이프스타일 코드에 의존해왔다. 과학은 브랜드의 근거보다는 포장된 마케팅 요소에 가까웠다. 이 구조에서 소비자는 효과를 ‘경험’하지만, 그 경험의 근거를 ‘신뢰’하지는 않았다.
리메드의 전략은 여기에 정면으로 충돌한다. Cleo V1은 단순히 리프팅 효과를 구현하는 미용기기가 아니다. HIFU(High Intensity Focused Ultrasound, 고강도 집속 초음파)를 기반으로 진피층 콜라겐 재생을 유도하는 메커니즘은 물리적 원리와 생리학적 반응이라는 이중 구조를 전제로 한다. 여기에 리메드는 국가별 인허가 데이터를 축적하고, 사용자 피드백을 정량화하며, 후속 제품 개발의 피드백 루프로 활용한다.
즉, 리메드의 기술집중은 단순한 연구개발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로 신뢰를 확보하고, 그 신뢰를 다시 시장의 감각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이다. Cleo V1은 R&D 투자에 의해 설계된 과학적 근거를 감각적 사용성과 연결하고 있으며, 이는 뷰티 산업 내부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기존 뷰티 브랜드의 과학 도입은 대부분 제한적이다. 기능성 화장품의 유효 성분 정도에 머무르거나, 일부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만 R&D 센터를 운영하는 수준이다. 이에 비해 리메드는 의료기기의 규제를 전제로 한 기술 개발을 수행하고,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케팅 전략을 전개한다. 이 구조는 기술이 시장의 중심 언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Cleo V1은 리메드의 기술 집중이 단지 제품력 향상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 경험의 구조까지 바꾸는 데 기여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장비는 단발성 사용보다는 주기적 루틴으로 기능하며, 사용자의 피부 변화뿐 아니라 기분 상태, 수면 패턴, 피로감 등 다차원적 자기관리 경험을 설계한다. 이는 기술을 삶의 리듬 속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이며, 정서 중심의 소비 흐름과도 정교하게 맞닿아 있다.
리메드의 19.1%는 단지 기술투자의 수치가 아니다. 이 수치는 감각 중심 뷰티 시장이 얼마나 과학을 수용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기준선이다. 그리고 Cleo V1은 그 기준선을 넘는 첫 번째 사례다. 과학은 이제 제품력의 보증을 넘어, 사용자 경험의 설계 원리이자 브랜딩 전략의 근거로 작동하고 있다.
리메드의 기술집중이 뷰티 산업 내부에서 하나의 운동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는 아직 단언하기 어렵다. 그러나 적어도 하나의 확실한 신호는 존재한다. 감각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는 점, 그리고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과학은 브랜드의 언어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