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Trend 2025①] K-콘텐츠의 질주, 세계는 지금 『KPop Demon Hunters』 중독
[KtN 김동희기자] 2025년 7월 21일 기준,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은 시청수를 기록한 영화는 『KPop Demon Hunters』였다. 『KPop Demon Hunters』는 넷플릭스 단일 플랫폼에서 하루 745만 시청수를 기록하며, 2위 『Brick』(702만)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이 흥행은 단일 국가의 집중 소비가 아닌, 북미·유럽·아시아를 관통하는 확산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국과 미국은 물론, 아일랜드, 오스트레일리아, 핀란드, 세르비아, 싱가포르,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총 30개국 이상에서 넷플릭스 영화 부문 1위를 기록했다.
『KPop Demon Hunters』는 K-POP과 여성 슈퍼히어로 서사, 전통 악령이라는 세 가지 코드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장르다. 아이돌 그룹 출신 여성들이 무대 밖에서 악령을 처단하는 설정은 전형적인 성장 서사로 출발하지만, 이후 팬덤 문화와 성역할 전복, 집단 트라우마라는 주제를 녹여내며 서사의 결을 확장시켰다. 2025년 스트리밍 콘텐츠 시장에서 『KPop Demon Hunters』가 갖는 위상은 단순한 히트작을 넘어선다. 콘텐츠 수용자가 ‘K’라는 문화 접두사를 갖는 이야기 안에서 새로운 정체성을 구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글로벌 콘텐츠 트렌드의 전환점을 상징하는 작품이 되고 있다.
넷플릭스가 『KPop Demon Hunters』에 부여한 배급 전략 역시 이 흥행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넷플릭스는 영화 공개 전부터 트위터, 틱톡, 위버스 등 플랫폼을 통해 티저 릴스를 집중 확산시키며 K-POP 팬덤 기반과 연계한 사전 여론 형성에 나섰다. 특히, 아이돌 출신 주연배우 세 명이 팬미팅 형식의 온라인 라이브를 통해 직접 해외 팬들과 교류하면서, 미국·필리핀·브라질 등 주요 거점 국가에서 해시태그 기반의 확산 구조가 선순환을 일으켰다.
2025년 7월 21일자 국가별 차트에서 확인된 『KPop Demon Hunters』의 확산 구조는 매우 독특하다. 북미에서는 기존 넷플릭스 강세 콘텐츠인 『The Old Guard 2』나 『Interstellar』를 밀어내며 1위에 올랐고, 유럽권에서는 독일·오스트리아·프랑스·아일랜드 등에서 『Brick』과 치열한 경쟁 끝에 선두를 차지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특히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 강세를 보였다. 대만·홍콩·싱가포르·베트남·말레이시아 등지에서 『Wall to Wall』과 순위를 다투며 전체 콘텐츠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KPop Demon Hunters』의 성공은 단지 K-콘텐츠의 연이은 글로벌 흥행이라는 점에만 머물지 않는다. 이 작품은 스트리밍 플랫폼의 데이터 기반 유통 전략, 글로벌 팬덤 경제의 접점, 그리고 아시아 콘텐츠의 서사 정체성이 어디까지 확장 가능한지를 입증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이 영화가 북미 시장에서 '아시아 여성 액션'이라는 프레임을 넘어서 ‘스토리텔링의 본류’로 진입했다는 점이다. 『KPop Demon Hunters』는 단일 IP의 국적을 지우지 않고도 글로벌 보편성을 획득하는 전략적 서사의 실험이며, 동시에 그 실험이 상업적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넷플릭스는 『KPop Demon Hunters』의 후속 프로젝트 제작에 이미 착수했다. 이 영화의 시리즈 확장 가능성은 물론이고, 제작사와의 장기 파트너십도 예상된다. 기존 K-드라마 중심이었던 한국 콘텐츠 수출의 형식이 장르 영화, 액션 블록버스터, 여성 중심 서사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KPop Demon Hunters』는 2025년 콘텐츠 산업 재편의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2025년 이재명 정부의 콘텐츠 산업 국제화 전략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K-Story 글로벌 진출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창작물의 판권·번역·공동제작 지원을 강화했고, CJ ENM, 넷플릭스 코리아, 쇼박스 등 주요 기업과의 협업 구조도 제도화했다. 『KPop Demon Hunters』는 바로 이러한 정책 환경 속에서 탄생한 대표 콘텐츠로, 단순한 흥행작이 아닌 정책 성과의 구체적 실현물이라는 점에서 산업적 의미를 갖는다.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은 지금 K-콘텐츠의 시청률이 아닌, 세계적 ‘서사 파동’을 목격하고 있다. 『KPop Demon Hunters』의 사례는 더 이상 한국 콘텐츠가 ‘세계로 수출되는’ 방식이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콘텐츠 문법을 새로 쓰는 주체로 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