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리포트④] 역차별과 규제과잉이라는 신화, 온플법 반대 논리의 허와 실

2025-07-30     박준식 기자
 온플법 반대 논리의 허와 실. [KtN 증권부] 사진=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준식기자] 온라인플랫폼 독점규제법(이하 온플법)을 둘러싼 반대 목소리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역차별”이며, 다른 하나는 “과잉규제”다. 이 두 주장 모두 겉으로는 ‘기업 환경 보호’와 ‘산업 진흥’을 말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상당 부분은 왜곡된 우려이거나, 규제 회피를 위한 정치적 수사에 가깝다. 온플법은 과연 국내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법안인가. 또는, 플랫폼 산업 전체를 위축시킬 과도한 개입인가. 온플법 반대 논리의 구조와 실제 법안 내용을 교차해 보면, 이 두 담론이 사실상 신화에 가깝다는 점이 드러난다.

먼저, 역차별 주장부터 살펴보자. 온플법이 시행되면 구글, 애플, 메타 등 미국계 빅테크는 물론,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기업도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일부 재계에서는 “국내 기업만 규제를 정면으로 받게 되는 구조”라고 비판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온플법의 규제 기준은 ‘국적’이 아니라 ‘시장지배력’과 ‘매출규모’, ‘이용자 수’에 기반한다. 실제로 현재 지정 대상 후보군은 미국 기업 4곳, 한국 기업 2곳으로 균형을 유지하고 있으며, 향후 중국계 플랫폼인 테무, 알리익스프레스 등이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할 경우 자연스럽게 적용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역차별 프레임은 온플법이 ‘한국 기업만 강하게 규제할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지만, 이는 법안의 실제 구조와 동떨어진 주장이다. 오히려 한국은 EU와 달리 외국계 기업뿐 아니라 국내 기업도 포괄적으로 규제 대상으로 설정하고 있어, ‘역차별’이 아니라 ‘동등 규제’를 지향하고 있는 입법에 가깝다. 특히 카카오와 네이버는 각각 모빌리티·콘텐츠·결제·쇼핑·포털 등 복수의 영역에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어, 시장지배적 행위의 감시 대상이 되는 것은 필연적이다.

두 번째 주장인 과잉규제 역시 그 실체를 냉정히 짚어야 한다. 온플법은 기존 공정거래법의 사후규제 방식을 보완해, 플랫폼의 구조적 불공정성에 맞는 사전지정과 사전감시 기능을 추가하는 법안이다. 이는 유럽연합의 디지털시장법(DMA), 일본의 디지털거래투명화법 등 세계 각국이 이미 시행하고 있는 플랫폼 전용 규제와 유사한 구조다.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업자에게 투명성·공정성 기준을 사전 고지하고 위반 시 제재하는 것은 규제라기보다 ‘디지털 공공질서’의 수립에 가깝다.

일부에서는 “규제 기준이 모호하고, 시장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현재 논의 중인 법안에는 지정 기준이 명확히 담겨 있다. 예컨대 연 매출 5,000억 원 이상, 국내 이용자 수 일정 기준 이상, 특정 서비스 점유율 일정 비율 이상 등의 정량적 지표가 마련돼 있다. 물론, 해석의 여지가 남는 일부 조항이 존재하지만 이는 입법 과정에서 정밀한 조정과 보완을 통해 해결 가능한 영역이다. 불확실성은 ‘규제 자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규제 내용의 불명확성’에서 기인하며 이는 기술적 문제이지, 본질적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지금과 같은 비규제 상태가 ‘공정 경쟁의 불확실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형 플랫폼 기업이 자사 서비스에 우선 노출 알고리즘을 적용하거나, 입점 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수수료를 통보하는 구조는 사실상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한 이익 추구다. 과잉규제를 우려하는 논리는 이 구조를 정당화하는 효과를 낳고 있으며, 결국 플랫폼 사용자와 중소사업자의 권리는 뒤로 밀리게 된다.

이 같은 반대 담론의 이면에는 ‘시장 자율성’이라는 개념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시장 자율성은 본래 ‘공정한 경쟁 질서’ 위에서만 유효한 가치다. 시장이 독점화되고 플랫폼 간 이동권이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자율성은 대기업의 일방적 결정권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변질된다. 특히 플랫폼 경제는 일반 제조업과 달리, 네트워크 효과와 데이터 집중이 빠르게 독점 구조를 강화하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율성보다 투명성과 감시 기능이 더욱 중요해지는 구조다.

그렇다고 온플법이 모든 플랫폼 기업을 일률적으로 규제하는 것도 아니다. 온플법은 시장지배력이 명백하게 확인된 기업만을 사전 지정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스타트업·중소 플랫폼 등은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규제 샌드박스와 사후규제 중심의 차등 적용이 가능하도록 법안 구조 자체가 유연하게 설계되어 있다는 점은, 이 법이 산업 진흥과 혁신을 저해하는 ‘획일적 규제’가 아니라는 강력한 반증이다.

한국은 지금, 자율성과 성장이라는 이름 아래 방임과 독점을 묵인했던 지난 시기의 규제 공백을 넘어서야 할 시점에 서 있다. 온플법은 그러한 과거를 교정하는 첫 걸음이다.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인프라가 산업 전체를 지배하는 시대, 법적 구조 역시 변화하는 시장에 맞춰 진화해야 한다. 규제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규제를 스마트하게 설계하고 집행하는 것이 바로 진정한 디지털 시대의 입법 전략이다.

결국, 역차별도 아니고 과잉규제도 아니다. 온플법은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경제 권력에 대해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원칙’을 만들자는 시도다. 플랫폼 생태계가 지속가능하려면, 시장의 룰 또한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일시적 충돌과 이해관계의 긴장은 피할 수 없지만, 온플법이 향하는 방향이 시장 전체의 균형과 신뢰라면, 그 갈등은 감수할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