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워크 트렌드 2025②] “대학은 필요 없는가” 고등교육에 대한 새로운 판단
[KtN 임우경기자]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고등교육을 대하는 태도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이전 세대에게 대학 졸업장은 안정된 삶과 고용을 보장하는 필수 조건이었지만, 2025년 현재, MZ세대는 과감하게 대학 문턱을 넘지 않기로 결심하고 있다.
딜로이트 글로벌이 전 세계 44개국의 MZ세대 23,48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에 따르면, Z세대의 31%, 밀레니얼의 32%가 ‘고등교육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응답했다. 이는 더 이상 학위가 커리어 성공의 보증수표가 아니라는 세대적 판단을 반영한다.
등록금보다 무거운 것, ‘커리큘럼과 현실의 괴리’
Z세대가 고등교육을 포기하는 이유는 단지 등록금 부담 때문만은 아니다. 이번 조사에서 MZ세대는 고등교육이 실제 직무와 괴리되어 있으며,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대학에서 배운 지식이 현장에 적용되지 않고, 졸업 후에도 따로 실무 교육을 받아야 하는 현실 속에서, 대학 4년은 지나치게 긴 투자로 인식되고 있다. 이들은 ‘학위’보다 ‘역량’을 요구하는 고용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유연하고 실용적인 경로를 선택하고 있다.
대체 경로의 부상: 수습, 직업교육, 기술직
대학을 선택하지 않는 MZ세대는 결코 ‘비교육 상태’에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이들은 수습 과정, 온라인 기반의 직업 교육, 인증 기반의 기술훈련, 그리고 스타트업 실무 투입과 같은 방식으로 커리어를 시작한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기술 산업과 디자인·마케팅·크리에이티브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대학 대신 현장 경험을 선택한 MZ세대는 빠른 시일 내 포트폴리오를 쌓고, 실무 중심의 커뮤니티에서 인정받는 방식으로 자신의 경력을 증명하고 있다.
Z세대의 특징은 ‘경험을 통해 배우는 속도’에 있으며, 기존 교육 체계의 경직성은 이들의 실험적 성향과 충돌한다. ‘수업’이 아닌 ‘프로젝트’에서, ‘논문’이 아닌 ‘현장 결과’에서 이들은 진짜 배움을 발견하고 있다.
‘학벌’은 줄고, ‘역량’은 커지는 채용 패러다임
조직 역시 변화하고 있다. 몇몇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무학위 채용’ 제도를 확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구글, IBM, 애플 등은 특정 직무에 대해 대학 졸업장을 요구하지 않으며, 실무 능력과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딜로이트 서베이에서도 MZ세대는 “회사가 나의 학위보다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봐주길 바란다”고 응답했다. 이는 기업 인사 전략이 학벌 중심에서 ‘스킬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량적 스펙과 학벌 위주의 채용에서 벗어나, 실질적 성과와 협업 역량, 문제 해결 능력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채용 시스템을 재편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고등교육이 되돌아보아야 할 질문
이런 흐름은 고등교육 기관에도 구조적 전환을 요구한다. 대학은 과연 산업의 요구와 얼마나 정합적인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는가. 졸업장이 아니라, ‘배운 것을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시스템인가.
Z세대와 밀레니얼은 정형화된 강의실보다 실무형 실험실, 기업과의 프로젝트, 사용자 기반의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학문 중심 교육에서 역량 중심 교육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지역 산업, 기술 변화, 글로벌 트렌드와 연동되는 탄력적인 교육과정 설계가 절실하다. 대학이 실질적인 ‘커리어 플랫폼’이 되기 위해서는 교과 내용뿐 아니라 교육 방식, 평가 방식까지 전면적인 개편이 뒤따라야 한다.
직무 중심 사회로 이행하는 전환기
2025년, MZ세대는 학위라는 기존의 규범을 넘어 실질적 성장을 선택하고 있다. 이들은 직무 기반 사회로의 이행을 가속화하는 첫 번째 세대이며, 변화의 중심에 있다.
이 변화는 단지 교육의 문제가 아니라, 채용과 조직 운영, 인재 양성 시스템 전반을 흔드는 구조적 전환이다. 대학은 자신이 ‘첫 직장’보다 경쟁력 있는 공간인가를 다시 자문해야 한다. 기업은 학위가 아닌 실력을 어떻게 검증하고 육성할 것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