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워크 트렌드 2025③] “AI와 함께 살아가는 법” 생성형AI 시대의 불안과 적응
[KtN 임우경기자] AI가 질문을 대신하고, 보고서를 써주며, 회의 기록을 자동으로 요약하는 시대. 2025년 MZ세대는 인공지능과 함께 일하고, 배우며, 때로는 경쟁해야 하는 현실 앞에 놓여 있다. 딜로이트 글로벌이 발표한 『2025 MZ세대 서베이』는 전 세계 밀레니얼과 Z세대가 생성형AI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 적응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단순한 기술 활용도를 넘어, AI 시대의 ‘업무 주체성’과 ‘감정의 균형’을 고민하는 세대의 초상이다.
Z세대 3명 중 2명 “AI가 내 업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Z세대의 65%, 밀레니얼의 63%가 “생성형AI가 내 업무에 이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일상적인 반복 업무, 정보 수집, 자료 정리, 일정 관리 등 ‘업무의 시작 단계’에서 AI의 활용 빈도가 높았다.
실제 많은 Z세대는 이메일 초안 작성, 콘텐츠 기획, 코드 작성 보조 등에서 AI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업무 속도가 빨라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AI가 내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함께 증가하고 있었다.
Z세대의 52%, 밀레니얼의 46%는 AI의 발전이 자신의 고용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답했다. AI가 성장하는 만큼 인간이 설 자리는 줄어든다는 인식은 기술 수용의 명암을 동시에 드러낸다.
기술에 대한 ‘열림’과 ‘불안’ 사이
흥미로운 점은 MZ세대가 AI를 배척하거나 외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이들은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체득하고, 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통합해나가는 능력에 강점을 가진다.
그러나 기술을 받아들이는 속도와 그것이 주는 심리적 피로감은 별개의 문제다. 응답자의 상당수는 AI의 빠른 발전 속도에 “감정적으로 뒤처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었으며, 특히 Z세대의 41%는 “생성형AI로 인해 일의 의미가 불분명해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MZ세대가 기술에 대해 무조건적인 수용이나 거부가 아닌, ‘거리 두기’와 ‘조건부 통합’이라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기술과 인간성, 효율과 감정, 속도와 몰입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하는 이들의 태도는 AI 시대를 살아가는 노동자에게 필요한 정서적 리터러시를 보여주는 징후다.
생성형AI는 ‘일’의 정의를 바꾸고 있다
MZ세대는 AI가 특정 업무를 대체하는 과정에서 ‘내가 누구이고 어떤 가치를 지닌 존재인지’를 새롭게 묻고 있다.
단순한 산출이 아닌 ‘기획력’, ‘통찰력’, ‘공감력’, ‘문제 해결력’과 같은 인간 고유의 역량에 집중하려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특히 창의적인 기획과 전략적 사고, 타인과의 소통 등 AI가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한 관심과 훈련의욕이 높아졌다.
이는 교육과 기업의 훈련 프로그램에도 반영되어야 할 시사점이다. 조직은 단순히 AI 사용법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서, AI와 공존하며 자기역할을 재정의하는 법, 인간 고유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인재 개발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기술을 사용하는 ‘권한’의 문제
서베이는 AI가 조직 내 권력 구조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암시한다. 실제로 응답자의 상당수는 “관리자와 리더가 AI 도입을 통해 더 강한 통제력을 갖게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기술을 누가 설계하고, 누가 사용할 권한을 갖는지가 새로운 격차로 작용할 수 있으며, 조직은 구성원 모두에게 ‘AI 활용의 기회’를 공정하게 분배해야 한다는 요구가 강해지고 있다.
MZ세대는 기술을 ‘중립적인 도구’가 아닌, ‘권력과 통제의 수단’으로도 인식하고 있으며, 이러한 감수성은 조직의 디지털 전환 전략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변수가 되고 있다.
AI와 함께 일하며, 인간다움을 지키는 감각
생성형AI 시대, MZ세대는 ‘속도’를 수용하되 ‘존재의 밀도’를 잃지 않으려 한다. 자동화된 결과물보다는 ‘사람의 감각이 살아 있는 일’에 가치를 두며, 기계가 아닌 인간과의 협업을 통해 의미를 찾는다.
기술 중심의 업무 구조에서 정서적 소진을 막기 위해, 이들은 일의 밀도와 감정의 균형을 더욱 중시하고 있다. 조직이 이러한 감각을 이해하지 못하면, AI를 도입하더라도 몰입과 충성은 얻기 어렵다.
결국, AI 시대의 인재 전략은 기술 도입이 아닌 ‘인간 중심 설계’로 나아가야 한다. MZ세대는 AI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술 너머의 사람을 무시하는 조직에 대해서는, 단호히 등을 돌릴 준비가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