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워크 트렌드 2025④] “돈에 대한 감각” 금융불안 시대의 자산관념

2025-07-30     임우경 기자
금융불안 시대의 자산관념 [KtN 증권부] 사진=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기자]  높은 금리,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 장기화되는 경기 침체. 2025년을 살아가는 MZ세대에게 ‘돈’은 단순한 생존의 수단이 아니라, 일상적 불안을 견디기 위한 방어막이자 심리적 안정의 기준이 되고 있다.

딜로이트가 44개국 MZ세대 2만3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글로벌 서베이는 MZ세대가 돈을 대하는 방식, 자산을 구성하는 방식, 미래를 대비하는 방식이 기존 세대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이들은 단순히 ‘모으는 세대’가 아니라, 불안을 분산하고 회피 가능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자산구조 자체를 설계하는 세대다.

고금리 시대, 저축은 생존 전략이 되었다

Z세대와 밀레니얼의 절반 이상은 “경제적 불안으로 인해 불면을 경험한다”고 응답했다. 고금리, 생활비 상승, 부채 부담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이들은 ‘통장 잔고’가 줄어들 때 단순한 소비 제한을 넘어서, 삶 전체가 위협받는 감각을 공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MZ세대의 40% 이상이 월 소득의 상당 부분을 저축하고 있으며, 부채 감축을 위해 외식, 여행, 여가활동을 전면적으로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Z세대의 60%, 밀레니얼의 54%는 “금융 불안이 심화된 이후 소비 패턴을 구조적으로 바꾸었다”고 답했다.

자산의 포트폴리오, ‘단일 투자’는 기피 대상

이전 세대가 안정적인 부동산이나 예금 중심의 재산 관리를 선호했다면, MZ세대는 위험을 분산하고 ‘모든 바구니에 달걀을 나누어 담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Z세대와 밀레니얼의 상당수는 주식, 펀드, 디지털 자산, 사회적 투자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었으며, 특히 ESG 투자, 친환경 기업, 스타트업 후원 등 가치 기반 자산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딜로이트는 “MZ세대는 단순히 수익률보다도 자산이 갖는 사회적 의미, 지속가능성, 윤리성을 함께 고려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재무적 판단과 가치 판단을 동시에 수행하는 ‘하이브리드 재무감각’을 갖춘 세대다.

“한 직장은 불안하다” — 소득 다변화가 기본 전략

MZ세대는 ‘고정 급여’만으로는 경제적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Z세대의 46%, 밀레니얼의 37%는 정규직 외에도 별도의 부수입을 창출하고 있었다.

대표적인 수단은 디지털 콘텐츠 제작,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운영, 주말 아르바이트, 재택 기반의 프리랜스 업무 등이다. 이들에게 소득은 고용의 결과가 아니라 ‘플랫폼을 통한 구성 가능한 자산’에 가깝다.

특히 Z세대는 부수입 창출을 단순한 부업으로 여기지 않는다. 디지털 수익 기반의 브랜딩, 콘텐츠 IP, 지식 구독 서비스 등 고유한 ‘수익 생태계’를 설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는 산업 구조보다 개인 전략이 더 빠르게 진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노후는 국가가 책임지지 않는다” — 자산축적의 조기화

공적연금에 대한 불신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Z세대의 61%는 “국가가 노후를 책임지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밀레니얼 역시 절반 이상이 개인적인 노후 자산 설계를 진행하고 있었다.

특히 20대 후반~30대 초반 세대는 은퇴를 60대가 아닌 50대로 상정하며, ‘빠른 자산 안정화’와 ‘생활비 최소화’를 목표로 자산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 2030세대 사이에서 조기 은퇴(FIRE) 문화가 확산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Z세대는 고수익을 추구하는 대신 고정비를 낮추고, 유연한 노동과 심플한 삶을 선택함으로써 ‘불안정한 세계’에서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가치 있는 돈” — 소비와 금융의 윤리화

MZ세대는 소비를 자산으로 인식한다. 단순한 소유보다 경험, 의미, 사회적 가치에 집중하며, 자신이 어디에 돈을 쓰고 있는지를 철저히 점검한다.

이들은 브랜드의 윤리, 지속가능성, 사회적 메시지까지 고려해 소비를 결정하며, 기부나 임팩트 투자에도 비교적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는 금융 감각과 시민 의식이 통합된 형태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에게 돈은 단순한 소유의 수단이 아니라, 존재 방식이자 신념의 표현이다. 따라서 조직이나 브랜드가 이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선, 단순한 가격 정책이 아니라, 철학과 태도, 그리고 공동체 감각이 반영된 설계를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