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콘텐츠 트렌드 2025③] ‘웹소설 공화국’의 확장법, IP 경제와 팬덤의 연결고리

2025-08-04     정석헌 기자
2.8억 명의 유저가 만든 콘텐츠 경제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정석헌기자] 중국 웹소설 시장은 더 이상 문학 산업의 일부가 아니다. 2025년 현재 중국 웹소설은 종이책, 웹툰, 드라마, 영화, 굿즈, 게임, 숏폼 콘텐츠를 모두 포괄하는 초거대 IP 인큐베이터로 자리잡았다. 플랫폼 중심 유통 구조, 유료화 모델의 고도화, 팬덤 기반 소비 확장은 중국 콘텐츠 산업 전반의 구조를 뒤흔들고 있다.

2.8억 명의 유저가 만든 콘텐츠 경제

2024년 기준 중국 웹소설 독자 수는 2억 8,000만 명을 넘어섰다. 열독률은 24.3%에 달하며,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주된 독자층이다. 디지털 독서율이 급증하며, 텍스트 콘텐츠에 대한 진입 장벽은 극적으로 낮아졌다. 위챗 미니프로그램, 앱 내 리더기, 브라우저 기반 스트리밍 등으로 콘텐츠 접근 방식이 다층화되었고, 이는 곧 유료화 모델의 변화를 이끌었다.

과거 회차당 결제 구조에서 광고 기반 무료 보기, 정액 구독제, IP 패키지 결합 상품 등 다양한 수익 모델이 등장했다. 특히 플랫폼 내 유료 독자 비율은 14.9%에 달하며, 충성도 높은 팬 기반이 형성되고 있다 .

플랫폼은 ‘서사 생산 공장’이자 ‘IP 투자자’

중국 웹소설 플랫폼은 단순한 유통 채널을 넘어서 ‘IP 생산과 투자’를 동시에 수행하는 거대 구조로 진화했다. 대표 플랫폼인 판치에소설(番茄小说)은 바이트댄스 계열의 전략적 플랫폼으로, 광고 기반 무료 모델을 중심으로 독자 수 확대에 성공했다. 웨원그룹(阅文集团)은 대표작 <전민공신>과 같은 초대형 IP를 기반으로 게임화·영상화를 주도하며, 콘텐츠 수직화를 가속하고 있다 .

특히 플랫폼은 작가 등단부터 육성, 편집, 독자 반응 분석, 영상화 협업, 굿즈화까지 일괄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AI 기반 피드백 시스템을 통해 인기 장르 및 서사 구조를 선별적으로 키우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웹소설은 ‘작가의 창작’이 아니라, ‘플랫폼의 설계’라는 표현이 성립될 만큼, 전체 생태계는 구조화된 콘텐츠 기획 방식으로 정착하고 있다.

숏폼, 팬아트, 굿즈 — 팬덤의 자가 복제 구조

중국 웹소설 팬덤은 단순한 독서 커뮤니티가 아니다. 주요 독자층인 1995년 이후 세대는 단지 콘텐츠를 읽는 데 그치지 않고, 2차 창작을 통해 ‘IP의 증식’에 참여한다. 웨이보, 더우인, Bilibili를 중심으로 하는 숏폼 드라마화, 팬아트, 캐릭터 굿즈 콘텐츠는 플랫폼 밖에서 또 다른 콘텐츠 소비 체계를 만든다.

이 구조는 수익의 ‘양방향화’를 낳았다. 플랫폼은 원저작권 기반으로 2차 창작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팬 창작자와 협업하거나, 플랫폼 내 공식 팬 활동 채널을 개설해 팬 콘텐츠를 상업화 대상으로 전환한다. 그 결과, 팬은 콘텐츠 소비자이자 확산자이자 수익 파트너로 기능하게 된다.

2024년 기준, 웨원그룹은 IP별 팬덤 플랫폼 ‘화우커뮤니티(话乌社区)’를 운영하며, 유저 리뷰·스핀오프 창작·굿즈 투표 등을 통합하고 있다. 이 구조는 팬의 체류시간을 늘릴 뿐만 아니라, 실시간 반응 데이터를 통해 콘텐츠 후속 제작 전략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장르별 확산 전략 — 여성향 로맨스와 판타지가 산업을 이끈다

장르 분류에서 여성향 로맨스(현대, 시대극, 청춘)와 판타지(무협, 동양풍) 콘텐츠는 전체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여성향 콘텐츠는 팬덤 충성도와 굿즈 구매력이 높아, 드라마화, 웹툰화, 오디오북 제작 등 다양한 IP 확장에 유리하다. 반면, 남성향 무협·전쟁 장르는 게임화와 영화화를 중심으로 수직 계열화되고 있다.

여성향 장르는 주로 판치에소설, 웨이신문학, 홍수문학 등에서 활발히 유통되고 있으며, 플랫폼은 장르별 전속 작가군을 운영하며 특정 팬층에 최적화된 서사 구조를 반복적으로 제공한다. 콘텐츠의 ‘유사성’은 단점으로 지적되기도 하지만, 알고리즘 기반 추천과 구독 유지율 측면에서는 효과적인 전략으로 작동하고 있다.

웹소설 IP의 글로벌화 — 동남아·한국·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중국 웹소설 플랫폼은 2025년 기준 글로벌 시장에서도 빠르게 확장 중이다. 동남아 시장에서는 중국어 사용 인구와 SNS 확산 속도를 기반으로 빠르게 정착하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에서는 번역 출판 및 플랫폼 제휴를 통해 콘텐츠 현지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한·중 합작 플랫폼이나 자회사를 통한 투자 방식으로 웹툰화·드라마화를 선제적으로 추진하며, 중국 내 원작 플랫폼으로 역수입하는 구조가 주목된다. 이러한 ‘글로벌 IP 순환 구조’는 콘텐츠 수명을 연장하고, 다국적 팬덤을 기반으로 굿즈와 라이선스 수익을 확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