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결제 트렌드③] 얼굴이 지갑이 되는 시대, 페이스페이의 명암

편리함·속도 장점에도 보안·심리적 거부감 과제… 기술 확산은 신뢰가 관건

2025-08-07     정석헌 기자
20대·40대 남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험률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정석헌기자] 결제는 더 이상 손과 지갑의 영역이 아니다. 스마트폰조차 꺼낼 필요 없이 얼굴 한 번 인식하면 결제가 끝나는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이른바 ‘페이스페이(Face Pay)’로 불리는 안면 인식 결제 기술은 편리함과 속도를 무기로 등장했지만,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오픈서베이 ‘페이먼트/결제 트렌드 리포트 2025’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4.2%가 페이스페이를 인지하고 있었으며, 실제 사용 경험은 9.8%에 그쳤다. 인지도는 절반에 육박하지만, 실제 경험률은 아직 10% 미만이라는 점이 현 단계의 현실을 보여준다.

20대·40대 남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험률

연령·성별별로 보면, 20대와 40대 남성의 인지도와 사용 경험이 다른 그룹보다 높다. 20대의 사용 경험률은 20.5%로 전체 평균의 두 배 수준이다. 반면 50대는 인지도(39.6%)와 사용 경험률(3.0%) 모두 낮았다.

전문가들은 젊은 층에서의 높은 사용률을 ‘신기함’과 ‘편리함’에 대한 수용성으로 해석한다. 모바일 결제에 익숙한 세대일수록 새로운 인증·결제 방식을 시도하는 데 거부감이 적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고령층은 얼굴 정보 등록, 인식 오류 가능성, 단말기 사용 방식 등에서 심리적 장벽이 존재한다.

편리함·속도 장점 뚜렷… “짐 많을 때 특히 유용”

페이스페이 경험자들은 장점으로 ‘편리함’과 ‘속도’를 압도적으로 꼽았다. 응답자의 66.3%가 ‘간편하다’, 18.4%가 ‘빠르다’고 답했다. “짐이 많을 때 카드나 휴대폰을 꺼내지 않아도 돼 좋았다”는 응답처럼, 사용 상황에서의 효용성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한 36세 남성 응답자는 “인식이 빠르고 정확해 만족스러웠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41세 여성은 “본인 인증이 명확해 카드 도난 우려가 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기술적 편의성 외에 ‘보안성 강화’라는 긍정적 인식도 일정 부분 존재한다.

심리적 불편·정보 유출 우려는 여전

그러나 긍정 평가만 있는 것은 아니다. 28세 남성은 “인증 과정에서 화면에 얼굴이 크게 노출되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답했고, 일부 응답자는 ‘얼굴이 기록·저장되는 사실 자체가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전체 응답자의 98%가 크든 작든 페이스페이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가장 많은 우려 요인은 ‘얼굴 정보 유출 가능성’(55.5%), 이어 ‘얼굴 정보가 기록된다는 사실의 불편함’(52.8%), ‘인식 오류 가능성’(51.1%) 순이었다. 특히 여성 응답자에서 개인정보 유출과 심리적 불편 비율이 높았다.

향후 사용 의향은 ‘유보적’

향후 사용 의향을 묻는 질문에 ‘의향 있음’은 27.8%, ‘보통’이 40.9%였다. ‘매우 의향 있음’은 6.8%에 불과했다. 절반 이상이 긍정적으로 보거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20%가량은 명확히 ‘의향 없음’을 밝혔다.

사용 의향이 있는 이유로는 ‘카드를 꺼낼 필요가 없음’(62.9%), ‘결제 속도가 빨라질 것’(48.9%), ‘분실 위험이 없음’(46.0%)이 주로 언급됐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신뢰성’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대중 확산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술 확산의 열쇠는 ‘사회적 신뢰’

페이스페이는 기술적으로 이미 상용화 가능한 단계에 있다. 그러나 생체 정보는 한 번 유출되면 변경할 수 없다는 특성상, 보안 리스크가 일반 결제 수단보다 훨씬 민감하다.

전문가들은 “법·제도적 장치와 기술적 안전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데이터 저장·처리 과정의 투명성, 사용처와 활용 범위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 사용자가 ‘얼굴 정보가 안전하게 관리된다’는 확신을 가져야만 기술 확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결제 기술의 미래, ‘인식’과 ‘신뢰’의 균형

페이스페이는 간편결제와 모바일 기반 결제가 만들어낸 편리함의 극단에 서 있다. 그러나 기술적 진보가 곧 사회적 수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인프라와 제도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면, 혁신은 일부 체험에 그치고 대중화에는 실패할 수 있다.

결제 시장은 이미 ‘속도와 편리함’의 경쟁에서 ‘안전한 편리함’의 경쟁으로 넘어가고 있다. 얼굴이 지갑이 되는 시대, 승부의 키는 기술이 아니라 신뢰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