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AI트렌드①] ChatGPT보다 파파고?

설치율 1위는 '번역 AI', 가장 일상 속에 들어온 인공지능

2025-08-08     임우경 기자
파파고. 사진=파파고 홈페이지 갈무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기자] 2025년 6월,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설치한 AI 애플리케이션은 생성형 챗봇도, 영상 편집 도구도 아닌 ‘번역기’였다. 와이즈앱·리테일이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번역 앱의 설치율은 61.4%로, 대화형 챗봇(52.1%)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AI 기술의 발전 방향과 별개로, 실제 사용자들이 일상에서 어떤 도구를 필요로 하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사용자 수 기준으로도 번역 앱은 상위권을 차지했다. 네이버의 ‘파파고’는 6월 한 달간 1,261만 명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를 기록하며 ChatGPT(1,844만 명)에 이어 전체 AI 앱 중 2위를 차지했다. 특히 파파고는 구글 번역(316만 명)에 비해 약 4배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는 번역 앱이 단순한 언어 도구를 넘어, AI 기술의 보편적인 접점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생성형 AI, 감성형 AI 등 다양한 형태의 신기술이 주목받고 있지만, 이용자들이 가장 빈번하게 실행하는 AI는 실용적이고 반복적인 목적을 중심으로 선택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Z세대의 활용 비중도 눈에 띈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번역 앱은 20대 사용자 비중이 가장 높은 AI 업종 중 하나로 나타났다. 이들은 해외 콘텐츠 소비, SNS 자막 해석, 외국어 기반 정보 검색, 유학 관련 이메일 작성 등 다양한 상황에서 번역 앱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파파고는 텍스트 입력 외에도 사진 촬영, 음성 인식, 실시간 자막 처리 등 다양한 입력 방식을 지원하면서, Z세대의 콘텐츠 소비 흐름과 맞물린다.

사용자들은 파파고와 ChatGPT를 상황에 따라 병행해 사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파파고는 실시간 번역과 짧은 문장 중심의 처리가 강점이고, ChatGPT는 맥락을 이해하고 표현을 다듬는 데 특화돼 있다. 기능적으로는 유사해 보이지만, 실제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는 활용 목적이 다르다는 점에서 경쟁보다는 병존 관계에 가깝다.

사용시간 기준으로 보면, 번역 앱은 화려한 수치를 보이지 않는다. 6월 한 달간 가장 높은 사용시간을 기록한 앱은 10대 중심의 아바타 채팅 앱 ‘제타’였으며, ChatGPT와 콘텐츠 생성형 앱이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설치율과 사용자 수, 일상적 사용 빈도라는 지표에서는 파파고가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AI 앱 시장이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사용자 습관과 실제 효용성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짧고 빠르며, 쓰기 쉬운 앱이 결국 ‘생활 속 AI’로 자리 잡는 흐름이다. 특히 파파고는 네이버 생태계와의 연동성을 바탕으로, 별도 학습 없이 바로 쓸 수 있는 점에서 디지털 초보 사용자들에게도 진입장벽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파파고의 사례는 AI가 반드시 새로운 기능이나 실험적 형식으로만 대중화되는 것은 아님을 말해준다. 오히려 이미 익숙한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해주는 기술이 일상에서 더 오래 살아남는 경향이 있다. AI가 실질적인 도구로 자리 잡기 위해 필요한 것은 화려함이 아닌 반복 가능한 유용성이다.

2025년 상반기, AI 기술은 다채롭게 진화 중이다. 다양한 형태의 챗봇, 아바타, 생성형 콘텐츠가 사용자의 흥미를 끌고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가장 안정적으로 생활에 스며든 형태는 번역이다. 기술적 완성도가 아니라, 매일 한 번이라도 꺼내 쓸 수 있는 ‘도구로서의 적합성’이 AI 도입을 이끌고 있다.

파파고는 지금 이 순간, 가장 많은 한국인들이 매일 접속하는 AI다.  이 기술의 위치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AI 시대를 떠올릴 때 많은 이들이 떠올리는 ChatGPT는 미래를 상징한다면, 파파고는 현재를 증명하는 데이터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