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AI트렌드④] 이미지 AI의 역습

‘생성’보다 ‘연출’, 픽토리아가 만든 Z세대의 새 셀카

2025-08-11     임우경 기자
 ‘픽토리아(Pictoria)’ [KtN 증권부] 사진=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기자] 2025년 6월, 국내 AI 앱 사용자들이 가장 눈에 띄게 몰린 카테고리는 단연 ‘이미지 생성’ 분야였다. 와이즈앱·리테일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미지 AI 앱 중 가장 많은 월간 사용자 수(MAU)를 기록한 앱은 ‘픽토리아(Pictoria)’로 나타났다. 총 사용자 수는 233만 명으로, 감성 챗봇 ‘제타’(208만 명), 번역 앱 ‘파파고’(1,261만 명)보다는 적지만, 이미지 생성 앱 가운데는 독보적인 수치다.

픽토리아는 텍스트를 입력하면 프로필 사진 형태의 이미지를 생성해주는 AI 앱이다. 셀카처럼 자연스럽고, 때로는 현실보다 더 정교한 외모 보정을 포함한다. 단순한 이미지 생성 도구를 넘어, 사용자가 자신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를 결정하는 연출의 도구로 기능하고 있다.

미드저니와 달리, 픽토리아는 '예술'보다는 '자기 표현'에 최적화된 구조를 택했다. 복잡한 프롬프트나 생성 모델 학습 없이도, 몇 장의 사진만 올리면 원하는 콘셉트의 이미지가 자동으로 생성된다. 특히 SNS에서의 ‘프로필 사진용 AI’라는 명확한 용도 덕분에 10대와 20대 초반 사용자층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이러한 AI 이미지 앱의 특징은 사용 시간보다 ‘생성 빈도’와 ‘확산력’에서 드러난다. 픽토리아의 하루 평균 세션 수는 다른 이미지 앱 대비 2배 이상 높으며, 사용자의 70% 이상이 결과물을 SNS나 메신저를 통해 외부 공유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AI 이미지가 단순 저장이 아니라, ‘자기 연출의 수단’으로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변화는 이미지 생성 앱의 사용 목적이 기존의 창작에서 ‘퍼스널 브랜딩’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Z세대 사용자들은 ‘예쁘게 나오는 사진’에 그치지 않고, 상황과 기분에 따라 다양한 캐릭터를 부여하거나, 프로필마다 다른 이미지 정체성을 활용한다. AI는 이 과정을 기술적으로 지원하는 존재이자, 때로는 이미지의 공동 제작자로 작용한다.

한편, AI 이미지 앱 중에서는 미드저니, 렘니, 루미AI 등 다양한 형태의 생성 도구가 존재하지만, 국내 사용자층의 확산은 뚜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미드저니의 경우 예술적 스타일의 이미지 생성에 강점을 지녔지만, 사용자 진입 장벽이 높아 대중 확산에는 한계가 있다. 반면, 픽토리아는 모바일 환경과 직관적 UX, 간단한 실행 조건 등을 통해 ‘누구나 쓸 수 있는 AI 이미지 앱’으로 자리 잡았다.

렘니는 이미지 보정 중심의 앱으로, 기존 사진을 업스케일링하거나 얼굴을 개선하는 데 강점을 가진다. 다만 생성형 AI보다는 ‘보정형 AI’에 가까운 구조로 분류된다. 흥미로운 점은 사용자 상당수가 렘니와 픽토리아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AI로 이미지를 생성한 뒤, 보정까지 마치는 ‘연출-다듬기’의 이중 전략이 일반화되고 있는 셈이다.

이미지 AI는 2025년 들어, 콘텐츠 생산의 보조 도구에서 ‘개인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장치’로 진화하고 있다. 사용자는 더 이상 현실 이미지를 그대로 쓰지 않는다. AI를 통해 이상화된 버전을 만들고, 때로는 완전히 새롭게 구성한 ‘또 다른 나’를 만들어낸다. 이것은 단순히 기술 수용이 아니라, 디지털 자아 구성 방식의 변화다.

Z세대가 AI 이미지 앱에 열광하는 이유는 기능적 편리함뿐 아니라, 심리적 요인과도 맞닿아 있다. 자기 표현에 대한 갈망, 사회적 관계에서의 이상적 모습 구현, 현실과의 차이를 제어할 수 있다는 감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픽토리아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이러한 감성을 자극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단순한 프리셋이 아니라, 사용자의 사진과 취향, 배경, 스타일을 반영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것도 Z세대에게 크게 작용한 요소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이미지 AI 사용이 디지털 플랫폼상의 ‘기본값’으로 정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프로필 사진에 AI가 개입된다는 것이 더 이상 낯설지 않고, 오히려 비AI 이미지가 ‘관리 안 된’ 것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기술은 배경이 아니라, 표현의 전제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이미지 AI 앱은 사용자에게 창작 도구가 아닌 ‘연출 도구’로 작동하고 있다. 픽토리아는 그 최전선에 있다. 생성형 AI의 진화가 결국 ‘누구를 위한, 어떤 표현의 도구인가’에 따라 방향을 바꿔간다는 점을 이 앱은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