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경제④] ‘꾸민 나’의 비용, 소비의 과열로 이어지다

CMK 이미지코리아 조미경 대표, 퍼스널 브랜딩 과열과 신용시장 위험을 말하다

2025-08-09     임우경 기자
 퍼스널 컬러 컨설팅이 대중화되면서, 럭셔리 뷰티 브랜드들은 이 개념을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의 핵심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기자] 청년층 사이에서 퍼스널 컬러 진단과 이미지 컨설팅은 더 이상 특별한 경험이 아니다. 서울 시내 주요 뷰티 라운지에는 주말마다 예약이 꽉 차고, 인스타그램에는 ‘나만의 색’과 ‘퍼스널 브랜딩’ 후기가 연일 올라온다. 그 뒤에는 평균 10만 원을 훌쩍 넘는 컬러 진단 비용과 100만 원 이상이 드는 심화 교육, 그리고 셀프 PR을 위한 명품 소비까지 이어진다.

이른바 ‘꾸며진 나’를 유지하기 위한 일상은 점점 더 정교하고 고비용 구조로 바뀌고 있다. CMK 이미지코리아 조미경 대표는 “퍼스널 브랜딩이 자기다움을 극대화하는 수단이어야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타인 중심의 ‘보여지는 나’를 향한 강박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퍼스널 브랜딩, 자산인가 부담인가

본래 퍼스널 브랜딩은 자기 인식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강점과 정체성을 표현하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었다. 그러나 SNS를 기반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타인의 시선을 중심으로 설계된 이미지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조 대표는 이를 ‘과잉 이미지 시대’라 표현한다.

“브랜드는 진정성과 지속성을 기반으로 형성돼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미지가 단기적 반응과 주목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만 소비되고 있어요. 이는 결국 개인에게도 지속 불가능한 피로를 안기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꾸밈의 경제학’이 형성되고 있다. 퍼스널 컬러 진단, 스타일링 강의, 포트레이트 사진, 메이크오버 서비스 등은 모두 명확한 가격을 가진 서비스로 상품화됐다. 문제는 이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 소비’가 필수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외형 소비와 신용 확장의 연결 고리

퍼스널 브랜딩 과열은 일부에서 외형 중심의 소비 확대, 더 나아가 신용 확장과 부채 증가로 연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조 대표는 “자신의 이미지를 위해 지출을 감수하는 것은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그 이미지가 타인과 경쟁하기 위한 과시의 수단으로 변질될 경우, 과소비와 불균형한 소비 구조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최근 조사에 따르면, 20~30대 소비자 중 40% 이상이 자신의 이미지 개선을 위한 고정 지출 항목(뷰티, 패션, 콘텐츠 제작 등)을 ‘생계비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통계도 나왔다. 문제는 그 중 상당수가 이를 카드 할부나 소액대출 등 신용 기반으로 해결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번 세팅된 이미지 레벨을 낮추기 어려워요. 특히 SNS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경우, 팔로워나 소비자 기대치에 스스로 부응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죠. 그건 곧 고정비용이 돼버립니다.”

‘보이는 나’와 ‘사는 나’의 괴리

퍼스널 브랜딩과 소비 사이의 균형은 어디서 무너지는가. 조 대표는 이 질문에 “객관화되지 않은 자기 이해”를 원인으로 꼽는다. 퍼스널 컬러 진단, 외모 관리, 콘텐츠 스타일링 등이 자신의 성향·정체성과 정합성을 갖지 못할 경우, 실제 삶과 ‘보여지는 나’ 사이의 괴리가 커지고, 이는 소비 스트레스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자기를 진단하지 않은 채, 누군가의 성공 모델을 따라 하기만 하면 과잉 경쟁으로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퍼스널 브랜딩의 핵심은 타인보다 나를 기준으로 소비하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조 대표는 퍼스널 컬러 진단도 이런 자기 객관화의 도구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한 색의 매칭이 아니라, 자신이 어떤 특성과 기질을 갖고 있는지를 이해하고, 이에 적합한 색과 이미지를 조합해 ‘무리 없는 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게 진정한 활용이라는 것이다.

CMK이미지코리아 조미경 대표는 “브랜드 선택은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얼굴 타입과 조화를 이루는지가 중요하다” 사진=CMK이미지코리아,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금융시장까지 영향을 미치는 브랜딩 소비

퍼스널 브랜딩 열풍은 단순한 개인 소비를 넘어 금융시장에도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이미지 소비가 신용카드 연체율, 청년 부채 증가, 리볼빙 비율 상승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조 대표는 이러한 흐름을 “퍼스널 브랜드 과잉시장의 부작용”이라고 진단하며, 브랜딩이 ‘선택’이 아니라 ‘의무’로 인식되기 시작할 때 사회 전반의 소비 구조에 왜곡이 생긴다고 분석한다.

“자신을 브랜딩하는 시대지만, 그 브랜딩을 감당할 수 있는 경제적 체력이 없다면 이는 독이 됩니다. 브랜드도, 사람도 과대 포장되면 무너지는 건 한순간입니다.”

해법은 어디에 있는가

그렇다면 퍼스널 브랜딩 시대의 균형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조 대표는 ‘절제된 표현’과 ‘지속 가능한 브랜딩’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제시한다. 자신을 꾸미되, 본질을 가리지 않는 방식으로. 그리고 그 표현이 일정 수준 이상 과도해지지 않도록 조절하는 감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퍼스널 컬러 시스템 또한 이 균형을 돕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조 대표는 “잘못된 이미지 메이킹은 신뢰를 잃게 만들지만, 진단을 통한 과학적 접근은 과소비를 막고, 오히려 효율적인 소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진정성과 전략성 사이의 줄타기

퍼스널 브랜딩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시대다. 하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자기 과대 포장은 브랜드 신뢰를 무너뜨리고, 과도한 이미지 소비는 신용시장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조미경 대표는 퍼스널 브랜딩의 본질이 ‘진정성’임을 거듭 강조한다. “진짜 나를 아는 사람만이, 나를 꾸며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브랜딩의 시작은 자기 인식이며, 그 끝도 결국 자기답게 살아가는 방식이어야 합니다.”

‘보이는 나’를 만들기 위해 ‘사는 나’가 흔들려선 안 된다. 퍼스널 브랜딩이 경제적 도구가 되기 위해서는, 그것이 삶의 지속 가능성과 균형 위에서 작동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