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기획④] 전문인력이 축제를 만든다

교육, 고용, 법제화를 통한 지속 가능한 축제 생태계 “사람이 있어야 축제가 있다” 지방 소멸시대 '축제'가 답이다 축게이벤트산업 발전 및 진흥에 관한 벏률안 제정을 위한 대 토론회

2025-08-23     박준식 기자
전문 인력 양성과 안정적 고용은 단순히 한 축제를 잘 치르기 위한 조건이 아니라, 지역축제를 산업적 기반으로 성장시키는 핵심이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준식기자] 지역축제는 콘텐츠와 프로그램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기획자, 연출가, 무대·조명·음향 전문가, 운영 스태프 등 수많은 인력이 축제를 지탱한다. 그러나 이들의 노동은 종종 “보이지 않는 손”으로만 취급되고, 제도적 보호는 여전히 부족하다.

전문 인력 양성과 안정적 고용은 단순히 한 축제를 잘 치르기 위한 조건이 아니라, 지역축제를 산업적 기반으로 성장시키는 핵심이다. 해외 사례와 국내 현황을 비교하면, 한국 축제 산업의 취약 지점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① 현장의 목소리: 전문가인가, 단순 노동자인가

현재 다수의 축제 현장에서는 전문 인력이 ‘소모품 단가’로 평가된다. 조명 감독의 인건비가 패널 몇 장 단가와 동일한 방식으로 책정되는 구조, 기획사의 대행 수수료가 법적 근거 없이 삭감되는 구조가 대표적이다.

문화정책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축제의 성공은 전문 인력의 역할에 크게 의존하지만, 제도적 인식은 여전히 단순 용역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축제 산업을 ‘행정적 이벤트’로 한정해 바라보는 관점에서 비롯된 문제로 지적된다.

문화정책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축제의 성공은 전문 인력의 역할에 크게 의존하지만, 제도적 인식은 여전히 단순 용역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축제 산업을 ‘행정적 이벤트’로 한정해 바라보는 관점에서 비롯된 문제로 지적된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② 교육 시스템의 부재

영국, 일본, 캐나다 등은 축제 관련 학과와 교육 과정을 통해 체계적인 전문가 양성이 이루어진다.

영국의 경우, 예술경영·페스티벌 매니지먼트 학과 졸업생의 70% 이상이 업계에 취업한다.

일본 아오모리 네부타 축제는 지역 청년을 대상으로 한 직무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세대 간 기술 전승을 제도화했다.

캐나다 퀘벡은 ‘축제청(Festival Office)’이 전문인력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해 현장 수요와 연결한다.

반면, 한국은 일부 대학에 축제·이벤트 관련 학과가 있으나, 졸업 후 업계로의 연결 고리는 약하다. “현장에서 오래 일했으니 전문가”라는 경험 중심의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 체계적 교육·인증·고용 시스템의 부재가 전문성 약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③ 고용 불안정과 이탈

전문 인력이 축제 산업에 장기적으로 남지 못하는 이유는 불안정한 고용 구조에 있다.

다수의 종사자가 단기 계약직으로 일하며, 행사 종료 후 고용도 종료된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많은 인력이 업계를 떠났고, 지금까지 회복되지 못한 분야도 있다.

청년 인력 유입은 적지만, 중견 인력은 고용 불안으로 이탈하는 ‘이중 공백 현상’이 나타난다.

전문 인력이 5년 이상 업계에 남지 못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른 산업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업계의 지속 가능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청년 인력 유입은 적지만, 중견 인력은 고용 불안으로 이탈하는 ‘이중 공백 현상’이 나타난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④ 법적 제도화의 필요

전문 인력 양성은 교육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법적 기반과 재정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

법적 지위 인정: 축제 기획사·스태프·전문 인력의 노동을 공식적으로 보호하는 법률 조항이 필요하다.

재정 지원 구조: 단발성이 아닌 다년간 지원을 통해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표준 단가 제정: 건설·전기 분야처럼 인건비 표준품셈을 마련해, 최소한의 임금이 보장되도록 해야 한다.

전문가 인증 제도: 교육-실습-고용을 연계하는 국가 차원의 인증 체계를 도입해 인력 질을 높일 필요가 있다.

문화정책 분야에서는 전문 인력이 산업적 자산으로 인정받을 때 지역 축제가 단발성 이벤트를 넘어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된다.

⑤ 지방소멸 시대의 인력 전략

전문 인력 양성은 단순히 축제를 잘 치르는 문제를 넘어, 지역소멸 대응 전략과도 연결된다.

지역 대학과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은 청년 유입을 촉진할 수 있다.

축제 관련 일자리는 비수도권 고용 창출 효과를 가져온다.

지역 특화형 전문가가 육성되면, 축제의 차별화와 지속성도 강화된다.

일본 일부 지역은 지역축제를 기반으로 청년 귀향을 유도했으며, 캐나다 퀘벡은 축제 관련 직종을 지역 10대 고용군에 포함시켰다. 이는 축제가 단순한 문화 이벤트를 넘어 지역 인구정책과 경제정책에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기획자, 연출가, 조명·무대·음향 전문가가 존중받고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어야, 축제도 지역도 살아남는다. 전문 인력이 산업적 자산으로 자리 잡을 때, 지역축제는 비로소 지속 가능한 문화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전문가 없이는 축제도 없다”

국내 지역축제는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전문 인력이 핵심이다. 교육 시스템 부재, 고용 불안정, 법적 보호 미비는 축제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교육-고용-법제화의 삼박자 체계 구축

표준 단가와 재정 지원을 통한 안정적 고용 보장

지역 특화 전문가 양성으로 차별화 강화

“사람이 있어야 축제가 있다”는 말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기획자, 연출가, 조명·무대·음향 전문가가 존중받고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어야, 축제도 지역도 살아남는다. 전문 인력이 산업적 자산으로 자리 잡을 때, 지역축제는 비로소 지속 가능한 문화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