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역설③] 출산율 0.7, 아이 낳기 두려운 사회

「이재명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의 인구 절벽 대응 전략

2025-08-26     박준식 기자
출산율 0.7, 아이 낳기 두려운 사회 사진=2024.03.05 육아 출산 인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준식기자]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인 0.7대다. 단순한 통계치가 아니라, 국가의 지속 가능성에 직접적인 경고음을 울리는 수치다. 「이재명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은 이 현실을 국가적 위기로 규정하며,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비전을 인구 절벽 극복과 연결시킨다. 출산과 양육을 두려움이 아닌 선택 가능한 삶의 과정으로 만들기 위해, 사회 전반의 기반을 근본적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 문서는 먼저 한국 사회의 행복지수를 인용하며 성장과 삶의 질 사이의 괴리를 드러낸다. 국내총생산은 세계 상위권에 속하지만, 행복지수는 58위에 머물러 있다. OECD 국가 중 자살률과 노인빈곤율이 최고 수준이고, 출산율은 최저라는 사실은 성장의 성과가 국민의 일상으로 이어지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이른바 ‘행복의 역설’ 속에서 저출산은 사회 전반의 불안정성과 안전망 취약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로 해석된다. 문서가 “양적 성장에서 삶의 질과 행복 수준을 높이는 정책 방향으로의 전환”을 천명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출산율 반등을 위한 국정목표는 ‘기본이 튼튼한 사회’라는 틀로 제시된다. 소득, 주거, 의료, 돌봄, 교육을 기본생활로 규정하고 이를 국가의 책임으로 삼는 구조다. 아이를 낳고 키워도 삶의 질이 유지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 곧 저출산 해소의 핵심 과제로 설정되었다.

해법의 첫 단계는 주거 안정이다. 청년과 신혼부부가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공공임대 확대, 장기거주형 주택 공급, 주거비 부담 완화 등이 추진된다.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주요 원인이 주거 불안에 있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안정된 주거 기반은 단순한 생활 여건이 아니라 출산율 회복의 전제 조건으로 강조된다.

두 번째는 돌봄과 교육의 공공성 강화다. 아동 돌봄과 유아교육, 방과 후 돌봄 서비스를 국가가 책임지는 구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양육을 개별 가정의 책임에만 맡기지 않고 사회가 함께 분담하도록 전환하는 구상이다. 이는 여성의 경력 단절을 막고, 청년 세대가 출산을 미래 불안의 요인으로 인식하지 않도록 하는 데 필수적이다.

세 번째는 청년과 여성에 대한 지원이다. 청년에게는 자산 형성 기회와 안정된 일자리를, 여성에게는 경력 유지와 고용 연속성을 제공해야 한다는 원칙이 담겼다. 청년의 불안정한 삶의 조건과 여성의 경력 단절 구조가 해소되지 않는 한 출산율 반등은 어렵다. 따라서 주거, 고용, 돌봄 정책을 하나의 패키지로 설계하는 방식이 채택되었다.

이와 함께 국토 균형발전 전략도 저출산 문제와 연결된다. 수도권 집중과 지역 소멸은 인구 구조 악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생활 인프라의 지역 불균형은 지방에서의 출산율을 더욱 낮추는 원인이 되었다. 계획안은 국토 다핵화와 생활SOC 확충을 통해 어디서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다.

출산율 문제는 단순히 사회 내부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인구 감소는 노동력 부족과 성장 잠재력 축소, 재정 압박으로 이어지며 국가 경쟁력 전반을 흔든다. 이에 따라 계획안은 ‘혁신경제’ 전략과 기본사회의 강화를 병행하는 이중 구조를 택한다. 경제 고도화와 사회 안전망 보강을 동시에 추진해야 인구 구조 변화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결국 출산율 저하는 행복의 문제로 귀결된다. 경제 규모와 별개로 국민이 안정과 신뢰 속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을 때만 출산은 두려움이 아닌 선택이 될 수 있다. 주거 안정, 돌봄 공공성, 청년·여성 지원, 지역 균형 발전이 결합될 때, 아이 낳기 두려운 사회는 바뀔 수 있다.

「이재명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이 내놓은 메시지는 분명하다. 저출산은 보조금이나 단기 지원책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삶의 기반을 국가가 책임지고, 세대별 필요를 균형 있게 지원해야 한다.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 속에서만 출산율 반등은 가능하다. 앞으로의 5년은 대한민국이 인구 절벽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지 시험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비전은 곧 출산율 0.7의 현실을 넘어서는 과제이자, 새로운 도약을 위한 약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