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기획①] 학교 운동장, 생활체육 인프라로 열린다

임오경 의원 대표발의 생활체육진흥법 개정안, 지난 7월 3일 본회의 통과 닫혀 있던 운동장에 열린 길

2025-08-26     임우경 기자
임오경 의원은 법안 제안 설명에서 '학교 체육시설은 생활체육 참여 확대의 기반이 된다”며 “책임 완화와 지원 근거가 함께 마련돼야 실질적 개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기자]학교 운동장은 지역 주민에게 가장 가까운 체육 공간이지만, 그동안은 쉽게 활용되지 못했다. 사고 발생 시 학교장이 민사 책임을 져야 하는 구조와 관리비용 부담이 개방을 가로막아 왔다. 교육 현장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시설 개방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반복돼 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안이 지난 7월 3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광명갑)이 대표발의한 「생활체육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이다. 개정안은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법안의 핵심 조항

개정안에는 두 가지 핵심 내용이 포함됐다.

첫째, 학교 체육시설 사용 중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학교장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민사 책임을 면제한다.

둘째, 시설 개방으로 인한 유지·관리 비용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임오경 의원은 법안 제안 설명에서 “학교 체육시설은 생활체육 참여 확대의 기반이 된다”며 “책임 완화와 지원 근거가 함께 마련돼야 실질적 개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생활체육 참여 확대의 필요성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2023년 성인의 규칙적 스포츠 참여율은 약 65% 수준이다. OECD 주요국 평균에 비하면 낮은 편으로 평가되며, 특히 60대 이상 노년층의 참여율은 전체 평균보다 약 20%포인트 낮다.

전문가들은 이번 법안이 이러한 격차 해소에 기여할 가능성을 주목한다. 학교 운동장이라는 생활권 내 인프라가 열리면 접근성이 개선돼 중장년층의 참여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고령화가 진행되는 사회에서 의료비 절감과 건강 수명 연장 효과가 동반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된다.

산업적 파급 효과

학교 체육시설 개방은 관련 산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용 인구가 늘어나면 스포츠 용구·장비, 안전 보험, 강습 서비스 등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국민체육진흥기금의 재정 운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해외에서는 유사한 제도가 이미 시행돼 왔다. 일본은 1970년대부터 학교 체육관을 주민에게 개방해 생활체육 참여율을 높였고, 미국은 ‘커뮤니티 스쿨’ 및 ‘Joint Use Agreement(학교-지역 공동사용 협약)’ 제도를 통해 지역사회에 학교 운동장을 제공하고 있다. 두 나라 모두 초기부터 관리 비용을 지자체가 분담하고 안전 보험 제도를 마련한 점이 특징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생활 밀착형 법안을 통해 민생 성과를 강조하고 있으며, 임오경 의원은 체육계 출신으로 이 분야 법안을 꾸준히 발의해 왔다./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적 맥락

이번 개정안은 정치권에서도 관심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생활 밀착형 법안을 통해 민생 성과를 강조하고 있으며, 임오경 의원은 체육계 출신으로 이 분야 법안을 꾸준히 발의해 왔다.

반면 국민의힘은 안전 문제를 지적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책임 면제는 필요하지만 안전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보험 제도 도입과 시설관리 지침 마련 같은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회의록에 기록돼 있다. 필요성에는 여야가 공감하면서도 시행 과정에서 안전 확보와 예산 집행이 관건이라는 점이 부각됐다.

예산과 안전

법안 통과 이후 과제는 실질적 이행이다. 시설 개방이 확대되면 관리 인력, 유지보수 비용, 안전사고 대비 등 현실적인 문제가 뒤따른다. 교육청과 지자체가 예산을 어떻게 배정하고, 어떤 방식으로 관리 체계를 갖출지가 제도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체육학계에서는 “법적 근거는 마련됐지만 예산과 안전 확보가 필수”라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 과거 일부 지자체의 시범 운영에서도 인력 공백과 예산 부족이 문제로 드러난 바 있다. 따라서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구체적 실행계획이 병행돼야 한다.

임오경 의원 대표발의 생활체육진흥법 개정안, 지난 7월 3일 본회의 통과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해외 사례

해외에서는 안전장치와 재정 지원이 제도 초기부터 마련됐다. 미국은 보험제도를 통해 학교 책임 문제를 보완했고, 일본은 지자체 재정을 통해 관리 인력을 배치했다.

전문가들은 한국도 이번 개정안을 시행하면서 유사한 제도를 참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제도적 보완책 없이 단순히 법적 근거만 마련되면, 현장에서 개방이 지연되거나 취지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치와 일상의 접점

학교 운동장 개방은 단순한 공간 활용을 넘어 생활체육 참여 확대, 건강 복지 강화, 지역 공동체 활성화, 체육산업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법안 통과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시행 단계에서의 실질적 성과다.

정치권에서는 생활형 입법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안전과 예산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어 시행 과정이 제도의 실효성을 결정할 전망이다. 임오경 의원에게는 생활체육 분야에서 입법 성과를 보여줄 기회가 된 동시에, 현장 적용 여부가 정치적 평가로 이어질 수 있는 과제도 동시에 주어졌다.

이번 개정안은 “정치가 국민 생활에 어떤 변화를 만들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하나의 사례다. 앞으로 학교 운동장이 실제로 얼마나 개방되고,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나타나는지가 정책 평가의 핵심 기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