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수가 없다’, 베네치아 황금사자상 향한 박찬욱의 승부수일까?
[문화연예 기획 리포트] “박찬욱, 베네치아서 황금사자상 도전…13년 만의 한국영화 쾌거” “해고 노동자의 분투, 베네치아 심장을 두드리다 — 박찬욱 신작 경쟁 진출” “란티모스·델 토로와 맞붙는다…박찬욱 ‘어쩔수가 없다’, 수상 가능성은?” “20년 만의 귀환, 13년 만의 도전…박찬욱의 베네치아 승부수”
[KtN 신미희기자] “박찬욱, 20년 만의 베네치아 귀환…13년 만에 한국영화 황금사자상 도전”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 없다’가 제82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이는 2012년 故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 이후 13년 만의 한국영화 경쟁 진출이자, 박찬욱에게는 2005년 ‘친절한 금자씨’로 ‘젊은 사자상’을 받은 지 20년 만의 복귀다.
원작은 미국 작가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액스(The Ax)』로, 해고 노동자의 생존 경쟁을 블랙코미디와 스릴러로 풀어낸 작품이다. 이번 출품작은 경제 불안과 재취업 전쟁이라는 시의적 메시지로 심사위원단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베네치아 경쟁부문에는 요르고스 란티모스, 기예르모 델 토로 등 거장들이 포진했지만, 박찬욱 특유의 장르적 실험성과 사회 비판적 시선은 한국영화의 위상을 다시 세계 무대에 새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년 만의 한국영화 경쟁 진출
제82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2025)가 화려하게 막을 올린 가운데, 한국영화계는 오랜만에 들뜬 소식을 맞이했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 없다’가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2012년 故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 이후 13년 만에 한국영화가 다시 황금사자상 레이스에 합류한 것이다. 박찬욱 감독에게는 2005년 ‘친절한 금자씨’로 ‘젊은 사자상’을 수상한 지 20년 만의 귀환이기도 하다.
이번 초청은 단순히 한 감독의 복귀가 아니라, 최근 몇 년간 침체된 한국영화 산업이 세계무대에서 다시 주목받을 수 있는 계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원작과 메시지: 『액스(The Ax)』의 재해석
‘어쩔수가 없다’는 미국 소설가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의 1997년 작품 『액스(The Ax)』를 원작으로 한다. 소설은 한 평범한 중년 남성이 구조조정으로 해고된 뒤, 같은 직종의 경쟁자들을 제거하며 재취업을 노리는 블랙코미디 스릴러다.
박찬욱 감독은 원작의 블랙유머와 인간의 잔혹한 욕망을 한국적 정서와 동시대의 경제 불안이라는 테마와 결합했다. 영화는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절박한 생존 본능을 통해 개인이 자본주의 체제에서 어떻게 변모하는지를 탐구한다.
주연에는 이병헌과 손예진이 캐스팅되어 기대감을 높였다. 이병헌은 해고된 가장 역을 맡아 극한의 선택 앞에 선 인간의 양면성을 연기했고, 손예진은 그의 아내로 등장해 가족을 지켜내려는 내밀한 감정을 표현했다.
유력 경쟁작과 심사위원단 성향
올해 베네치아 경쟁부문에는 총 21편이 초청됐다. 그중 박찬욱 감독의 작품은 사회적·정치적 시의성을 중시하는 심사위원단의 눈길을 끌 만한 강력한 후보로 평가된다.
특히, 알렉산더 페인 감독(심사위원장)을 비롯해 스테판 브리제(프랑스), 마우라 델페로(이탈리아), 크리스티안 문쥬(루마니아), 모함마드 라술로프(이란), 페르난다 토레스(브라질), 자오 타오(중국) 등은 현실의 사회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작품에 호감을 보이는 성향이 강하다. 이는 ‘재취업 전쟁’이라는 시의적 주제를 가진 ‘어쩔수가 없다’에게 호재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이 포진해 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은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를 리메이크한 ‘부고니아’로 다시 도전장을 냈고, 기예르모 델 토로는 ‘프랑켄슈타인’으로 베네치아 특유의 고딕적 테마를 강화하며 강력한 수상 후보로 꼽힌다. 이 외에도 짐 자무시, 루카 구아다니노, 힌드 라잡 등 세계 거장들의 신작이 출품됐다.
한국영화 산업에 미칠 파급 효과
만약 박찬욱 감독이 황금사자상을 수상한다면, 이는 단순한 개인의 업적을 넘어 한국영화 산업 전체에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첫째, 해외 영화제에서의 위상 회복은 투자·배급사의 국제적 신뢰도를 높여 글로벌 프로젝트 확대와 공동제작 활성화를 이끌 수 있다.
둘째, 국내 신인 감독들에게도 해외 진출의 가능성을 열어주며, 한국영화의 창작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셋째, 국내 관객들에게는 ‘한국영화의 자부심’을 다시 일깨워주며, 극장가 침체를 극복하는 심리적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
‘어쩔수가 없다’는 8월 29일(한국시간) 언론 시사와 공식 기자회견을 마쳤으며, 8월 30일 새벽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어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된다.
최종 황금사자상 수상작은 9월 6일 발표될 예정이다.
전 세계 영화계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박찬욱 감독의 귀환은 단순한 영화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예술과 현실, 장르와 사회적 메시지’를 교차시키는 그의 미학이 다시 한 번 베네치아의 심장을 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