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패닉 파워③] 스트리밍 삼국지: 넷플릭스·ViX·Peacock의 경쟁

글로벌 OTT, 히스패닉 콘텐츠 전쟁에 뛰어들다 새 전장의 주인공은 히스패닉

2025-09-01     김동희 기자
ViX는 ‘세계 최대 스페인어 미디어 플랫폼’  사진=Google Play 갈무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김동희기자]글로벌 OTT 시장의 다음 격전지는 어디일까.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미국 히스패닉 미디어 시장과 트렌드 분석」 보고서는 그 답을 ‘미국 히스패닉’에서 찾는다. 이미 6,500만 명이 넘는 인구와 3조 달러 규모의 구매력을 가진 히스패닉은 더 이상 틈새시장이 아니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스트리밍 소비의 급성장은 미디어 산업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넷플릭스, Televisa-Univision의 ViX, NBC유니버설의 Peacock은 모두 히스패닉을 핵심 전략 대상으로 삼고 있다. 전통 방송에서 스트리밍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이들은 ‘누가 히스패닉 시청자를 더 빨리 사로잡는가’라는 질문에 매달리고 있다.

ViX의 급부상

2022년 Televisa와 Univision의 합병으로 출범한 ViX는 ‘세계 최대 스페인어 미디어 플랫폼’을 내세우며 빠르게 성장했다. 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AVOD)을 중심으로 확장한 ViX는 2024년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 5천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미국 히스패닉 시장을 넘어 중남미 전역으로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다.

ViX의 강점은 언어와 문화의 진정성이다. 오리지널 드라마, 리얼리티, 스포츠 중계를 통해 히스패닉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며, 광고주들에게는 특정 집단을 타깃팅할 수 있는 효과적인 매체로 자리 잡았다.

넷플릭스의 투자 전략

넷플릭스는 이미 글로벌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지만, 히스패닉 시장에 대해선 별도의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멕시코에만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오리지널 시리즈와 영화 제작을 늘리고 있으며,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 드라마화를 비롯해 히스패닉 문학과 문화를 반영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넷플릭스의 목표는 단순한 현지화가 아니라, 히스패닉 콘텐츠를 전 세계 시청자에게 확산시키는 데 있다. 이는 한류 콘텐츠가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확산된 것과 같은 전략으로, 히스패닉 이야기를 세계적 스토리로 끌어올리려는 시도다.

Peacock의 차별화 전략

NBC유니버설의 Peacock은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이지만, ‘Tplus’라는 스페인어 전용 채널을 신설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Peacock은 영어권 프로그램에 스페인어 더빙과 자막을 적극 도입해 이중언어 소비층을 겨냥한다.

특히 스포츠 중계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NFL, 그리고 멕시코 리그 경기까지 스페인어 중계를 병행하며 스포츠 팬덤을 흡수하려는 전략을 강화했다. Peacock은 ‘영어·스페인어 이중언어 소비층’이라는 틈새시장을 정밀하게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K콘텐츠 넷플릭스 장악…‘오징어 게임3’·‘84제곱미터’ 드라마·영화 동시 정상  ‘트리거’ 4위 사진=2025 07.30  넷플릭스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OTT 경쟁의 파급 효과

세 플랫폼의 전략은 각기 다르지만 공통된 인식은 분명하다. 히스패닉은 이제 미국 내 미디어 소비의 중심 축이라는 점이다. OTT 기업들은 히스패닉 시장을 단순한 ‘특수한 집단’으로 보지 않고, 전체 성장 전략의 핵심으로 인식한다.

이 경쟁은 광고 시장에도 변화를 일으킨다. 브랜드들이 OTT와 협업해 이중언어 캠페인을 강화하면서, 미디어·광고·콘텐츠 제작의 패러다임이 달라지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히스패닉 콘텐츠가 미국 주류 문화와 자연스럽게 결합해 더 넓은 소비자층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콘텐츠 산업의 기회

스트리밍 삼국지가 보여주는 교훈은 분명하다. 히스패닉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거대한 무대이며, 글로벌 OTT는 이미 치열한 경쟁을 시작했다.

한국 콘텐츠 산업도 이 흐름 속에서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한국 드라마와 K-팝은 미국 Z세대와 밀레니얼에게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지만, 히스패닉 소비자를 겨냥한 전략은 아직 초기 단계다. 넷플릭스, ViX, Peacock과 같은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한국 콘텐츠를 이중언어로 현지화하거나, 히스패닉 배우·감독과의 공동 제작을 추진할 수 있다. 또한 가족, 공동체, 이민 정체성 같은 서사는 한국 드라마가 강점을 가진 영역으로, 히스패닉 시청자에게 높은 공감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