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경제①] 한국은 왜 ‘AI 수도’를 노리나
이재명 대통령, 세계경제포럼 의장 접견
[KtN 박준식기자]9월 22일, 이재명 대통령은 뉴욕 유엔 총회 참석 일정에 앞서 세계경제포럼(WEF) 의장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아데바요 오군레시 GIP 회장,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와 만났다. 논의의 핵심은 인공지능, 에너지 전환, 인구 변화라는 인류의 세 가지 대전환 과제였다. 한국이 당면한 도전과 기회를 점검하고, 글로벌 자본과 협력의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한국을 “아시아의 AI 수도(AI Capital in Asia)”로 성장시킬 수 있다며 협력 의지를 밝혔다. 국제 자본이 직접 한국을 미래 거점으로 지목했다는 점은 한국의 경제적·산업적 잠재력이 얼마나 주목받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글로벌 자본이 주목하는 한국
블랙록은 약 12조 5천억 달러, 한화로 1경 7천조 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다.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xAI 등과 함께 ‘AI 인프라 파트너십(AIP)’을 결성해 인공지능과 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에 앞장서고 있다. 그런 블랙록이 한국을 전략적 협력 대상으로 선택한 것은 정치·경제 안정, 증시 회복, 기술 경쟁력 등이 종합적으로 평가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래리 핑크 회장은 “AI와 탈탄소 전환은 반드시 함께 추진해야 한다”며 “한국이 아시아의 AI 수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글로벌 자본을 연계하겠다”고 말했다. 국제 자본이 한국의 산업 기반과 지정학적 신뢰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데이터센터와 에너지의 결합
AI 발전은 데이터센터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며, 효율적인 냉각과 탄소 배출 저감이 필수적이다. 한국 정부와 블랙록의 협력은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발전·저장 설비를 결합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국내 반도체, 배터리, 통신 기술은 물론 송배전망과 보안 기술까지 아우르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논의되고 있다. 단순히 서버를 구축하는 수준을 넘어 국가 산업 전반에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는 종합적 사업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산업 생태계의 기회
AI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인프라 결합은 국내 기업에 새로운 성장 시장을 열어준다. 반도체와 배터리 기업, 전력망·통신·보안 업체까지 참여할 수 있는 대규모 생태계가 형성된다. 글로벌 자본의 투자가 더해지면 국내 기업은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기회를 확보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협력을 실질적 성과로 이어가자”며 래리 핑크 회장을 한국에 초대했다. 이번 초청은 단순한 투자 유치 차원을 넘어 산업 전반을 세계적 네트워크와 연결하는 계기로 기능할 수 있다.
세 가지 대전환 과제
이번 회동에서 강조된 세 가지 과제—인공지능, 에너지 전환, 인구 변화—는 별개의 영역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긴밀히 맞물려 있다. 고령화가 심화되면 노동시장이 위축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AI 활용이 필연적으로 확대된다. AI를 가동하려면 방대한 에너지가 필요한데, 탄소 배출 없는 방식으로 공급하지 못하면 지속가능성 확보가 어렵다.
따라서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관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이 이 교차점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다면 경제와 사회 전반의 도전을 성장의 기회로 전환할 수 있다.
기회와 균형
글로벌 자본 유치는 성장 동력 확보라는 점에서 분명한 기회다. 그러나 외부 자본 의존은 잠재적 위험도 동반한다. 외국 자본이 빠져나갈 때 시장 변동성이 커진 경험을 한국은 여러 차례 겪었다. 협력이 성공하려면 단순한 투자 유치에 그치지 않고, 국내 기업 참여 확대와 기술·데이터 주권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
한국이 파트너로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면 글로벌 자본과의 협력은 의존이 아닌 공동성장의 모델로 발전할 수 있다.
KtN 리포트
뉴욕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블랙록의 회동은 한국이 글로벌 자본과 함께 AI와 에너지 전환을 추진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열었다.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인프라 결합 모델은 산업 전반에 혁신을 촉발할 잠재력이 크며,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세 가지 대전환 과제를 함께 관리하는 국가 전략은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국제 자본과의 협력은 그 가능성을 높인다. 한국이 경제주권을 지키면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면 ‘AI 수도’라는 구상은 현실적 비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세계 최대 자본이 한국의 잠재력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지금, 중요한 것은 실행이다. 투자와 정책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때, 한국은 단순한 투자처를 넘어 글로벌 허브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