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경제③] 인공지능·에너지·인구, 세 가지 대전환의 교차점

이재명 대통령, 세계경제포럼 의장 접견

2025-09-24     박준식 기자
이재명 대통령 세계경제포럼 의장 접견. 사진=KTV 이매진,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준식기자]뉴욕에서 진행된 이재명 대통령과 글로벌 투자사 회동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인공지능, 에너지 전환, 인구 변화였다. 세 가지 과제는 단순히 각각의 현안이 아니라, 서로 맞물려 움직이며 사회와 경제 전반을 재편하는 거대한 축으로 작용한다.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기후 위기가 현실화되며, 인구 구조 변화가 심화되는 시대에 한국이 선택해야 할 전략은 무엇일까. 이번 회동은 그 해답을 모색하는 출발점이었다.

인공지능, 생산성과 위험을 동시에 안고 있는 기술

AI는 이미 금융, 제조, 교육, 의료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단순 업무를 대체하고, 분석과 예측을 정교하게 만들어 생산성을 높인다. 한국 같은 고령화 국가에서는 부족한 노동력을 보완하는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하지만 AI는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한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원자력 발전소 단위로 비교될 정도다. 또 AI 기술이 불평등을 심화시키거나 인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기술을 어떻게 규제하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글로벌 자본이 한국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 균형을 맞출 능력이다. 한국은 반도체와 통신 인프라 등 AI 산업의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민주주의 제도를 통해 규제와 관리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

에너지 전환, 지속가능성의 관문

AI의 발전은 곧 에너지 수요 폭증을 의미한다. 재생에너지로 전환하지 않으면 데이터센터 확대 자체가 불가능하다. 블랙록이 한국에 제안한 협력 모델은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를 결합하는 방식이었다. 태양광, 풍력, 에너지 저장 장치를 한 세트로 구축해 전력망과 연결하는 구조다.

한국 정부는 이미 탈탄소 목표를 분명히 했고, 에너지 대전환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원자력, 재생에너지, 수소, 배터리까지 다양한 에너지원을 활용하는 전략이 병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자본의 참여는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동력이 된다.

에너지 전환은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다. 지속가능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산업 성장도 불가능하다. AI 수도 구상이 현실화되려면 반드시 깨끗한 에너지가 뒷받침돼야 한다.

인구 변화, 기술과 에너지의 배경 변수

세 번째 대전환은 인구 구조의 변화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를 겪고 있다.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노동력 부족은 경제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이다.

AI는 이런 상황에서 대안으로 떠오른다. 노동력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면서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동시장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면 사회적 갈등이 커질 수 있다. 에너지 전환 또한 인구 구조와 연결된다. 소비 패턴이 변하고, 고령 사회는 에너지 효율성과 안정성을 더욱 필요로 한다.

세 가지 과제는 서로 독립된 문제가 아니다. 인구 변화가 AI 수요를 늘리고, AI는 에너지 수요를 폭발적으로 키운다. 결국 세 축을 동시에 다루는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의 기회와 도전

한국은 세 가지 대전환의 한가운데 있다. 반도체, 배터리, 통신 등 AI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분야에서도 경험을 축적해 왔다.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국가라는 특수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위기이자 기회다.

글로벌 자본이 한국을 아시아 허브로 지목한 배경에는 이런 복합적 요소가 작용했다. 기술력, 정책적 의지, 사회적 경험이 모두 맞물려 있는 한국은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단순한 산업 성장만이 아니라, 고령화와 기후 위기라는 전 지구적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실험장이 될 수 있다.

국제적 시사점

세 가지 대전환 과제를 함께 다루는 접근은 국제사회에도 메시지를 던진다. AI와 에너지, 인구 문제는 어느 나라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류가 공유하는 도전이며, 해결책도 공동으로 모색해야 한다.

한국은 민주주의 회복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 협력의 신뢰를 얻었다. 블랙록과의 협력 논의는 경제적 차원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한국을 새로운 거점으로 바라보게 만든 계기다.

KtN 리포트

인공지능, 에너지 전환, 인구 변화는 한국 사회가 직면한 세 가지 대전환 과제다. 각각의 문제를 따로 다루는 방식으로는 답을 찾기 어렵다. 세 축을 동시에 관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뉴욕 회동에서 드러난 메시지는 한국이 이런 도전을 기회로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기술 경쟁력, 정책 의지, 민주주의 회복 경험은 국제사회가 신뢰하는 자산이다. 글로벌 자본의 긍정적 평가를 실질적 성과로 연결한다면 한국은 아시아-태평양의 AI 수도로 성장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세 가지 대전환을 함께 해결하는 국제적 모델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