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슬레저의 미래 ③] 애슬레저, 운동복에서 생활복으로

2025-09-26     홍은희 기자
NikeSKIMS' Inaugural Campaign Arrives Fronted by World-Class Athletes. 사진=NikeSKIMS,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홍은희기자]스포츠웨어는 한때 운동할 때만 입는 옷이었다. 러닝화는 트랙 위에서, 레깅스는 요가 매트 위에서, 스포츠 브라는 체육관에서만 필요하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 이 구분은 빠르게 무너졌다. 직장에서 퇴근한 후 곧장 헬스장으로 향하는 젊은 세대, 주말에 산책이나 카페를 갈 때도 운동복 차림을 유지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스포츠웨어는 일상복의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이 흐름을 일컫는 단어가 바로 애슬레저다.

나이키와 스킴스의 합작 브랜드 나이키스킴스는 애슬레저의 이러한 흐름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운동과 일상의 경계를 지우려는 디자인, 기능성과 패션성을 동시에 갖춘 제품군은 애슬레저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생활양식으로 정착했음을 드러낸다.

애슬레저의 기원과 성장

애슬레저라는 개념은 2010년대 중반 북미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자리 잡았다. 바쁜 일상 속에서 운동과 일을 동시에 소화해야 하는 젊은 세대의 라이프스타일 변화가 주요 요인이었다. 당시 룰루레몬 같은 브랜드는 요가 팬츠를 중심으로 시장을 선도했고, 운동복을 패션 아이템으로 해석하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 이후 알로 요가, 아디다스, 언더아머 등도 잇따라 애슬레저 제품을 강화했다.

시장 규모는 빠르게 성장했다. 글로벌 컨설팅사들은 2030년까지 애슬레저 시장이 5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스포츠웨어를 넘어, 일상복 시장과 맞물려 거대한 패션 카테고리로 확대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나이키스킴스가 보여주는 전환

나이키스킴스의 컬렉션은 이 흐름을 더욱 구체화했다. 운동 시 착용 가능한 기능성을 유지하면서도 일상복으로 손색없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러닝 후 곧바로 도시 속 카페에 앉아도 어색하지 않은 차림, 직장에서의 일과를 마치고 요가 수업으로 향할 수 있는 차림이 가능하다. 이는 곧 현대 소비자의 삶의 방식을 반영한다.

컬렉션은 다양한 체형과 기호에 맞춰 1만 가지 이상의 조합이 가능하다. 이는 소비자가 운동복을 선택할 때 단순히 ‘운동 효율’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나의 이미지’와 ‘일상의 활용도’를 함께 고려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나이키스킴스는 기능과 심미성을 동등하게 배치함으로써 운동복과 생활복의 경계를 흐렸다.

소비자 심리와 개인화 욕구

애슬레저의 확장은 소비자 심리와도 밀접하다. 현대 소비자는 효율성과 실용성을 중시하면서도, 개성을 드러내고자 한다. 특히 MZ세대 여성들은 특정한 체형이나 패션 규범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추구한다. 나이키스킴스가 다양한 체형과 피부 톤을 포용하는 색상과 실루엣을 제시한 것은 이 같은 욕구를 반영한다.

또한 개인화는 디지털 소비 환경과도 연결된다. 소비자는 SNS를 통해 자신의 일상과 패션을 공유하고, 다른 사람과의 비교 속에서 정체성을 구축한다. 운동복은 더 이상 땀을 흘릴 때만 입는 실용적 아이템이 아니라, 자기 표현의 수단이 된 것이다.

NikeSKIMS' Inaugural Campaign Arrives Fronted by World-Class Athletes. 사진=NikeSKIMS,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적 변화와 애슬레저의 확산

애슬레저는 단순한 패션 현상이 아니라 사회적 변화를 반영한다. 재택근무와 하이브리드 근무의 확산,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 증가, 젠더와 체형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가 그 배경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많은 소비자가 집에서도 편안하면서도 화면에 비쳤을 때 단정해 보이는 옷을 찾으면서 애슬레저는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나이키스킴스의 등장은 이러한 흐름이 일시적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임을 보여준다. 운동과 일상, 업무와 여가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시대에 애슬레저는 자연스러운 선택지가 됐다.

경쟁 구도와 브랜드 전략

애슬레저의 확장은 동시에 치열한 경쟁을 불러왔다. 룰루레몬은 여전히 강력한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고, 알로 요가는 SNS 기반 마케팅으로 젊은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아디다스와 언더아머는 전통적인 스포츠 강자로서의 입지를 바탕으로 대응하고 있다.

나이키스킴스가 이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지점은 ‘포용성’과 ‘브랜드 융합’이다. 다양한 체형을 수용하는 디자인은 룰루레몬의 한계를 보완하며, 나이키의 스포츠 과학과 스킴스의 바디 포지티브 이미지를 결합한 협업은 독자적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형성한다. 그러나 이 전략이 장기적으로 유지될지는 불확실하다. 소비자는 빠르게 변하고, 애슬레저 시장은 유행과 충성도의 변동성이 크다.

애슬레저와 미래의 일상

애슬레저는 앞으로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지속가능성을 강조한 친환경 원단, 웨어러블 기기와 결합한 스마트 운동복, 맞춤형 온라인 쇼핑 경험이 그 확장의 구체적 모습이 될 수 있다. 나이키스킴스가 보여준 포용성과 다양성은 이러한 미래의 필수 조건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애슬레저는 결국 단순한 옷이 아니라 생활 방식의 상징이 된다. 운동과 일상을 구분하지 않는 삶, 자기 몸을 긍정하고 표현하는 태도, 효율과 심미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가치관이 애슬레저라는 형태로 구현되는 것이다.

KtN 리포트

애슬레저는 운동복의 확장을 넘어 생활복으로 자리 잡았다. 나이키스킴스는 이 흐름을 집약적으로 드러낸 사례다. 기능성과 디자인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제품, 다양한 체형과 기호를 포용하는 설계, 소비자의 자기 표현 욕구를 반영한 전략은 애슬레저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구조적 전환임을 보여준다.

물론 경쟁은 치열하고, 브랜드 정체성의 혼란이라는 과제도 남아 있다. 그러나 애슬레저의 확산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운동복은 더 이상 체육관의 전유물이 아니라, 도시의 거리와 직장, 가정과 여가 공간을 잇는 일상의 언어가 됐다. 나이키스킴스는 그 변화를 선명하게 드러내는 상징적 무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