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 경제학②] 170% 성장, 아이브 현상

음원보다 팬덤이 키운 브랜드 파워

2025-09-28     홍은희 기자
'컴백' 아이브, 신곡 콘셉트 의상·가방 속 소품들에 팬들 호기심↑  사진=2025 08.20 스타쉽엔터테인먼트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홍은희기자]2025년 9월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가수 브랜드평판 분석에서 아이브는 7,528,740점을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불과 한 달 전인 8월 지수 2,786,683점에서 170% 이상 상승한 수치다. 한 달 사이 기록된 급격한 성장률은 최근 K-팝 시장에서 팬덤 활동이 브랜드 파워 형성의 핵심 변수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데이터가 보여준 급등

아이브는 참여지수 41만, 미디어지수 162만, 소통지수 200만, 커뮤니티지수 347만으로 집계됐다. 특히 커뮤니티 지수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브랜드 평판 상승의 동력이 됐다. 전통적인 음원 성적이나 방송 노출이 아닌, 팬덤이 주도한 커뮤니티 활동이 핵심 지표를 끌어올린 것이다.

브랜드평판지수 전체의 증가율을 고려하면 아이브의 상승은 특이점으로 해석된다. 9월 전체 가수 브랜드 빅데이터는 전월 대비 12.44% 증가에 그쳤지만, 아이브는 같은 기간 170% 넘게 상승했다. 시장 평균을 크게 웃도는 결과다.

‘시크릿 앨범’ 전략과 팬덤 확산 구조

아이브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대규모 홍보 캠페인 대신 앨범 발매를 ‘시크릿’ 형식으로 진행했다. 사전에 과도한 정보 노출을 자제하고, 발매 직후 팬덤의 반응과 자발적 홍보에 무게를 두는 전략이었다.

이 과정에서 팬덤은 SNS를 중심으로 밈·챌린지·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확산시켰다. 특히 Z세대 팬덤은 짧은 영상 플랫폼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을 집중시켰고, 그 결과 브랜드 확산 지수가 크게 상승했다. 공식 홍보보다 팬덤 자발성이 브랜드 지수를 견인한 대표적 사례다.

K-팝 시장 구조 변화의 신호

아이브의 급성장은 개별 그룹의 성과를 넘어 K-팝 산업 구조의 변화를 보여준다. 전통적으로 음악 산업의 성과는 음원 판매량과 방송 노출 중심으로 측정됐다. 그러나 브랜드 평판 지수는 팬덤의 참여·소통·커뮤니티 활동까지 반영한다.

아이브 사례는 팬덤이 단순 소비자가 아니라 콘텐츠 생산자이자 확산자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온라인에서 생성된 팬덤 활동이 실제 브랜드 가치로 환산되면서, 기업 전략과 시장 평가 기준 모두가 재편되는 흐름이다.

아이브 '컴백 예열 완료'…티저부터 댄스 챌린지까지 총공세 사진=2025 08.21  레이 스타쉽엔터테인먼트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회와 위험이 공존하는 팬덤 주도형 모델

팬덤 주도형 확산 모델은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내포한다. 기회 측면에서, 소속사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도 글로벌 확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팬덤의 자발적 활동은 광고보다 빠르고 폭넓게 퍼진다.

반면 위험도 있다. 팬덤의 참여가 줄거나 관심이 이동하면 브랜드 지수는 단기간에 하락할 수 있다. 실제로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는 활동 공백기에 참여·소통 지수가 떨어지며 순위가 하락했다. 팬덤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는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산업 전반의 과제다.

아이브 현상이 남긴 과제

아이브의 170% 성장률은 K-팝이 어떤 방식으로 변모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단기간 급등은 팬덤 자발적 확산의 힘을 확인시켰지만, 동시에 팬덤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변동성도 커진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음악 산업은 이제 음원 판매 중심에서 팬덤 활동 지표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아이브 현상은 이러한 변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앞으로 K-팝의 경쟁력은 단순히 노래와 퍼포먼스의 완성도뿐 아니라, 팬덤이 어떤 방식으로 콘텐츠를 생산·유통·소통하는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