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기획⑨] 미국, 주류 차트의 무대 — 뉴진스와 블랙핑크가 만든 선례

빌보드 정상과 라틴 시장 진입, 그리고 K-POP이 넘어야 할 지속성의 벽

2025-10-08     전성진 기자
 블랙핑크, MTV VMA 2관왕...올해의 비디오 상은 아리아나 그란데에게 돌아갔다. '브라이터 데이즈 어헤드'(brighter days ahead)가 '비디오 오브 더 이어'(Video of the Year)로 선정됐다. 사진=2025 09.08  VMA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전성진기자]2025년 여름, 미국 빌보드 차트는 한국 아티스트의 성취와 과제를 동시에 드러냈다. 뉴진스는 신보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톱10에 재진입하며 글로벌 영향력을 증명했다. 블랙핑크는 라틴 아티스트와의 협업 곡으로 핫 라틴 송 차트 정상에 오르며 새로운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BTS의 솔로 프로젝트와 세븐틴의 영어 싱글 역시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상위권 진입 이후 롱런의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미국 시장은 단기 돌풍과 장기 체류가 뚜렷이 구분되는 무대였다.

블랙핑크 — 라틴 시장의 문을 두드리다

블랙핑크는 라틴 아티스트와의 협업 곡으로 핫 라틴 송 차트 정상에 올랐다. 영어와 스페인어 가사가 혼합된 곡은 남미와 미국 라틴 커뮤니티에서 동시에 소비되었다. 이는 K-POP 아티스트가 라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첫 사례 중 하나였다.

라틴 팝과 K-POP의 협업은 새로운 장르적 가능성을 열었다. 리듬과 언어가 혼합된 곡은 미국 주류 대중뿐 아니라 다민족 소비자에게 어필했다. 블랙핑크의 사례는 K-POP이 미국 시장을 넘어 다문화적 소비 층위로 확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BTS와 세븐틴 — 솔로와 영어 싱글의 실험

BTS 멤버들의 솔로 프로젝트는 미국 차트에서 꾸준히 성과를 냈다. 각 멤버의 솔로 곡은 상위권에 진입하며 개별 브랜드 파워를 증명했다. 동시에 그룹 복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며 팬덤의 충성도를 강화했다.

세븐틴은 영어 싱글을 통해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발매 직후 빌보드 글로벌 차트와 메인 차트에 동시 진입했으나, 상위권 체류는 쉽지 않았다. 이는 언어 현지화가 필요 조건이지만 충분 조건은 아님을 보여준다. 음악적 완성도와 현지 홍보 전략이 결합되어야만 장기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세븐틴 디노, 댄서 30명 군무로 'e스포츠 월드컵' 개막 공연… 전 세계를 흔든 퍼포먼스 사진=2025 07.11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지속성의 벽

미국 시장에서 K-POP은 단기 돌풍을 일으키는 데 성공했지만, 롱런에서는 과제를 안고 있다. 빌보드 상위권 진입은 반복되었지만, 10주 이상 장기 체류한 사례는 드물었다. 이는 라디오 편성, 현지 투어, 지역 기반 팬덤 관리 등 지속적 소비를 위한 전략 부재와 관련이 깊다.

미국 시장은 스트리밍뿐 아니라 라디오 방송과 오프라인 공연이 순위 유지에 결정적이다. 현지 음반사와 방송 네트워크, 광고주와의 협업이 뒤따르지 않으면 단기 성과가 급격히 소멸한다. K-POP의 과제는 ‘첫 진입’에서 ‘지속 점유’로의 전환이다.

경제적 파급

뉴진스와 블랙핑크의 성과는 음악 차트를 넘어 패션, 광고, 공연 시장으로 확장되었다. 뉴진스는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해 미국 소비자의 일상 속으로 진입했고, 블랙핑크는 라틴 협업으로 남미 투어와 브랜드 협업 기회를 동시에 열었다.

미국 시장에서의 성과는 글로벌 투자 흐름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형 레이블과 광고주가 K-POP 아티스트와의 협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투자자는 단기 흥행이 아닌 장기 체류 가능성에 주목한다. 지속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협업은 단발 이벤트로 끝날 수 있다.

방탄소년단 BTS  지민 삼부자, 고액 기부 모임 ‘그린노블클럽’ 최초 가입  사진=2025 09.29  kbs 영상 갈무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미국 시장의 문법

미국은 단순히 세계 최대 음악 시장이 아니라, 글로벌 파급력을 결정짓는 상징적 무대다. 빌보드 상위권 진입은 글로벌 인지도의 지표가 된다. 그러나 장기 점유율은 현지 라디오, 방송, 공연, 광고와의 연동에 달려 있다. 한국 아티스트가 미국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음악 외적 인프라와의 결합이 필수다.

KtN 리포트

미국 시장은 K-POP에게 기회의 땅이자 지속성의 벽이다. 뉴진스의 빌보드 톱10 재진입은 세대 교체의 신호였고, 블랙핑크의 라틴 협업은 다문화 시장 확장의 가능성을 열었다. BTS와 세븐틴의 실험은 팬덤 기반 성과와 언어 현지화의 의미를 드러냈다.

그러나 미국 시장에서 가장 큰 과제는 롱런이다. 단기 진입은 반복되지만, 장기 체류는 여전히 드물다. 현지 라디오 편성, 투어, 광고 협업이 결합될 때만 장기 점유가 가능하다.

한국 제작사와 배급사는 미국을 단순 차트 목표 시장이 아니라 인프라 결합형 전략 시장으로 바라봐야 한다. 지속성 있는 성과만이 글로벌 투자와 확산을 가능하게 한다. 미국의 교훈은 ‘첫 진입’이 아니라 ‘지속 점유’가 한류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