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고속도로④] 데이터 주권과 규범 경쟁

이재명 정부, 한국형 소버린 AI의 국제 전략

2025-10-03     박준식 기자
이재명대통령.AI 고속도로. 사진=대통령실,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준식기자]AI 고속도로의 다음 과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자원, 데이터다. 반도체와 전력, 자본이 물리적 기반이라면, 데이터는 AI의 지적 자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데이터는 국가 주권의 핵심”이라고 언급하며, 한국형 소버린 AI 전략의 방향을 명확히 했다.

데이터 주권이란 특정 국가가 자국민의 데이터와 산업 데이터를 독립적으로 관리하고, 외부 의존 없이 활용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AI 인프라가 거대화할수록, 데이터는 국경을 넘나드는 자원에서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전략 자산으로 전환된다.

국제 경쟁과 규범 전쟁

데이터 주권은 이미 국제 규범 경쟁의 핵심 의제가 되었다.

미국은 클라우드와 빅테크를 중심으로 데이터의 자유로운 이동을 주장하며, 글로벌 플랫폼이 규범을 주도한다. 유럽연합(EU)은 GDPR을 통해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지역화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 내 데이터 통제와 보안 심사를 의무화하며 ‘디지털 주권’을 강화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일본과 싱가포르는 ‘데이터 자유 흐름(DFD)’ 구상을 통해 개방성을 앞세운다.

이재명 정부는 한국이 이 경쟁 구도 속에서 단순히 수용자가 아니라 규범 제시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형 소버린 AI 모델은 자율성과 개방성, 안전성을 조화시키는 제3의 경로를 지향한다.

개인정보 보호와 산업 데이터 활용

데이터 주권은 개인정보 보호와 산업 데이터 활용의 균형 문제와 직결된다.

한국은 이미 세계적 수준의 개인정보 보호법제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AI 학습과 서비스 혁신을 위해서는 산업 데이터, 의료 데이터, 공공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는 개인정보 비식별화, 공공 데이터 개방, 민간 데이터 결합 플랫폼 구축 등을 통해 데이터 활용을 촉진하는 동시에,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보호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관계자는 “한국은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활용의 균형을 찾을 수 있는 최적의 실험 국가”라고 평가했다.

데이터센터와 주권 AI의 연결

전남과 포항에 건설될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저장소가 아니라, 데이터 주권 전략의 거점이다. 국내에서 생성된 데이터가 국내 인프라에서 처리되고 학습되는 구조는 주권 AI의 필수 조건이다.

부유식 데이터센터 구상 역시 국제적 의존도를 낮추고 독자적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이 추진하는 모델은 한국이 데이터센터 기술에서도 새로운 기준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재명대통령.AI 고속도로. 사진=대통령실,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글로벌 협력과 차별성

한국형 소버린 AI 전략은 고립이 아니라 협력을 지향한다. 이재명 정부는 미국과의 전략적 협력을 유지하면서, 유럽연합의 규범 접근과 아시아 국가들의 개방 전략을 모두 참고하고 있다.

미국 모델이 민간 중심, 유럽 모델이 규제 중심, 중국 모델이 통제 중심이라면, 한국 모델은 민관 협력과 균형 발전을 결합한 복합형 전략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은 기술과 규범, 가치의 균형을 아시아에서 제시할 수 있는 국가”라고 말했다.

AI 안전과 국제 규범 선도

데이터 주권은 AI 안전과도 맞닿아 있다. 학습 데이터의 질, 투명성, 편향성 문제는 국가 단위의 규범 설정 없이는 해결하기 어렵다.

한국은 OECD AI 권고안, 유네스코 AI 윤리 권고안에 참여하면서도, 자국 상황에 맞는 안전 규범을 개발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 신뢰성 인증제와 국제 호환 가능한 검증 체계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는 한국이 단순한 규범 수용국이 아니라, 국제 규범 경쟁에서 발언권을 가진 규범 제시국으로 나아가려는 움직임이다.

긍정적 전망과 과제

데이터 주권은 한국형 소버린 AI 전략의 핵심이다. 국내 데이터센터와 글로벌 협력, 개인정보 보호와 산업 데이터 활용의 균형은 한국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지점이다.

그러나 과제도 남아 있다. 데이터 국제 이전 규제, 다국적 기업과의 협력 구조, 지역 간 데이터 격차 해소가 대표적이다. 이재명 정부는 이를 제도적 개혁과 국제 협력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한국형 소버린 AI의 국제 시험대

이재명 대통령과 샘 알트만 대표의 회동은 반도체와 전력, 자본을 넘어 데이터와 규범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 한국형 소버린 AI 전략은 단순한 산업 정책이 아니라, 국제 질서 속에서 주권을 지키고 새로운 규범을 제시하는 국가 전략이다.

데이터 주권을 확보한 국가는 AI 시대의 규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한국이 균형과 협력, 안전을 앞세운 소버린 AI 모델을 완성한다면, 세계는 한국을 새로운 규범 제시국으로 주목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