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의 품격, 박찬욱이 증명했다…‘어쩔 수가 없다’ 청룡 최다 후보
[문화연예 리포트]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 제46회 청룡영화상 12개 부문 후보에 올라 최다 노미네이트. 베니스·토론토·시체스영화제 석권으로 ‘오스카 레이스’ 본격 시동. 개봉 4주 만에 300만 관객 돌파 눈앞, 흥행과 비평 모두 성공.
[KtN 신미희기자]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가 올해 청룡영화상에서 최다 부문 후보에 오르며 한국 영화계의 새로운 정점으로 떠올랐다.
작품성과 흥행을 모두 잡은 박찬욱의 영화는 베니스·토론토·시체스 등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연이은 수상으로 ‘오스카 레이스’ 기대감을 높였다.
국내에서는 개봉 한 달 만에 3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며, 비평과 흥행을 동시에 사로잡았다.
■ 청룡영화상 최다 후보작, ‘어쩔수가없다’
영화 ‘어쩔수가없다’가 제46회 청룡영화상에서 12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올해의 최대 화제작으로 부상했다.
청룡영화상 사무국이 21일 발표한 최종 후보 명단에 따르면, 이 작품은 최우수작품상·감독상·남우주연상(이병헌)·여우주연상(손예진)·남우조연상(이성민)·여우조연상(염례한) 등 주요 부문을 비롯해 촬영·조명·각본·음악·미술·편집·기술상 등 신인 부문을 제외한 전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경쟁작으로는 ‘얼굴’(10개 부문), ‘하얼빈’(8개 부문), ‘좀비딸’과 ‘하이파이브’(각 6개 부문)가 꼽혔다.
최우수작품상 부문에는 ‘어쩔수가없다’ 외에도 ‘얼굴’, ‘좀비딸’, ‘파과’, ‘하얼빈’이 후보로 올랐다.
감독상 부문에는 박찬욱, 민규동, 연상호, 우민호, 필감성 감독이 지명돼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 배우 라인업도 ‘청룡급’
남우주연상에는 이병헌, 박정민, 설경구, 조정석, 현빈이 이름을 올렸고, 여우주연상에는 손예진, 송혜교, 이재인, 이혜영, 임윤아가 후보에 올랐다.
박찬욱 감독의 연출 아래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가 빛을 발했다는 평이다.
이 작품은 캐릭터의 심리와 윤리적 선택을 중심으로, 인간 내면의 죄의식과 구원을 탐구한다.
평론가들은 “감독의 통제된 연출과 배우들의 밀도 높은 감정 연기가 완벽히 맞물렸다”며 “최근 한국 영화 중 가장 정교한 감정 서사”라고 평가했다.
■ 세계 영화제 석권, ‘오스카 레이스’ 본격 시동
‘어쩔수가없다’는 올해 8월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한국 영화로는 13년 만에 공식 경쟁작으로 선보였다.
이어 9월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국제관객상을 수상했고, 10월 스페인 시체스국제영화제에서는 박찬욱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번 시체스 수상으로 박찬욱은 해당 영화제에서 총 5관왕을 달성하며 세계 영화계에서도 상징적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박 감독은 시체스영화제와 오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2004년 ‘올드보이’로 작품상을 시작으로, ‘쓰리, 몬스터’로 FX기술상,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로 각본상, 단편 ‘파란만장’으로 비전 부문 작품상, ‘아가씨’로 관객상을 받았다.
이번 ‘어쩔수가없다’ 감독상 수상은 그가 쌓아온 필모그래피의 연장선이자 세계 장르영화계에서의 입지를 재확인한 결과다.
■ 흥행·비평 모두 잡은 올해의 걸작
흥행에서도 순항 중이다.
개봉 4주 차 주말 기준 누적 관객 수는 295만 명을 돌파하며 300만 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예술영화적 성격이 강함에도 입소문을 타고 장기 흥행에 성공했다.
관객들은 “박찬욱 영화 중 가장 인간적이면서도 잔혹하다”, “감정과 철학이 함께 숨 쉬는 영화”라며 호평을 쏟고 있다.
특히 이병헌과 손예진의 연기는 “두 배우 커리어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감정선”이라는 찬사를 얻었다.
영상미와 음악, 편집 등 기술적 완성도 역시 박찬욱 영화의 상징처럼 꼼꼼히 다듬어졌다는 평가다.
■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대표
‘어쩔수가없다’는 내년 제97회 아카데미시상식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대표작으로 선정됐다.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 북미 일부 극장에서 개봉을 시작으로, 내년 1월 북미 전역으로 확대 개봉된다.
영화계는 “시체스 감독상 수상이 오스카 수상 가능성을 높였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 배급사 관계자들은 “작품의 서사와 연출이 아카데미 취향과 맞닿아 있다”며 본상 진출을 유력하게 점쳤다.
■ 한국 영화의 자존심, 박찬욱
박찬욱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다시 한번 ‘한국 영화의 정체성과 세계성’을 증명했다.
그는 “영화는 인간이 선택과 후회를 통해 얼마나 복잡한 존재인지 보여주는 예술”이라며 “한국영화가 다시 세계 영화 중심에 서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영화평론가들은 “박찬욱 감독은 장르적 실험과 서사적 완성도를 동시에 달성한 드문 감독”이라며 “이번 작품은 한국영화가 세계 무대에서 재도약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4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은 다음 달 19일 여의도 KBS홀에서 열리며 KBS 2TV를 통해 생중계된다.
국내 영화계는 박찬욱 감독의 ‘수상 행진’이 청룡에서도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