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인터뷰] 정선용, 고구려 복싱클럽 관장 겸 KBC 사무총장
선수‧지도자‧행정가로서 올곧은 삶...권투인의 존경 대상 제1회 포천시장배 및 제40회 MBC 전국신인왕전 결승전...이달 26일 2시
[KtN 조영식기자] 근간에 권투 체육관은 건강과 다이어트, 자신감 등을 위한 동호인들로 붐빈다. 그러나 과거에는 헝그리 스포츠로 간절함 해소의 디딤돌로 작용했다.
고1 학교 동료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하고 생존과 복수를 위한 간절함으로 권투에 입문한 정선용 고구려 복싱체육관 관장.
정 관장은 “고1때 20여 명의 학교 동료들에게 끌려다니며 죽음이 엄습할 정도로 심한 구타를 당했다.”라면서 “너무도 비참하고 서러워 오직 복수의 일념으로 복싱체육관을 찾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물론 가정형편은 그가 곧바로 입문할 상황이 못 되었다. 당시 5월에 어머니께 정황을 말씀드렸는데, 어머니는 10월에야 체육관 3개월 비용을 마련해 주었다. 이후 사촌 형의 도움으로 다시 5개월의 비용을 더 마련했다.
정선용 관장은 “기왕에 운동하려면 유명 선수에게 배우자는 생각으로 유제두 체육관을 찾아갔다.”라면서 “당시 유제두 체육관은 국내 챔피언급 선수들이 많아 그들을 보고 배우는 것만으로도 크게 도움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동기는 과정을 촉발한다. 정 관장의 극한 권투 동기는 배우는 과정에서도 강력하게 작용했다. 그만큼 열심히 운동했다.
유제두 체육관에서 프로 시합을 일주일 앞둔 한 선수가 가볍게 몸을 풀려고 신출내기 정선용을 스파링 파트너로 지목했다. 정 관장은 뭇매는 맞겠지만 선배와의 스파링은 귀중한 배움이라고 생각하고 링에 올랐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권투 걸음마에 불과한 정 관장이 스파링에서 프로경기를 앞둔 대선배를 1회 KO 시켜버린 것이다. 이는 금세 복싱계에 소문이 났다.
며칠 후 유제두 관장이 “그 선수를 날려버린 놈이 누구냐?”하고 찾았다. 그리하여 언감생심 유제두 관장과 첫 면담이 이루어졌다.
권투동기, 가정사정 그리고 그간의 훈련 상황을 들은 유제두 관장이 “잘 키우면 결과가 빠를 선수”라면서, 체육관 회비 면제로 부담없이 운동에 전념하게 길을 터줬다. 그리고 정 관장은 고3 때 프로에 데뷔했다.
어느 정도 주먹이 익어갈 무렵 정선용 관장은 집단 구타한 친구들을 찾아갔다. 그중 일부를 먼발치에서 만났으나 모두 피해 도망치고 말았다.
그날 정 관장은 집으로 돌아오면서 “복수는 때려주는 것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내가 성공으로 그들에게 보여주겠다.”라고 굳게 다짐했다.
이 결심 이후 복수의 열망은 훈련으로 승화되어 더욱 운동에 전념했다. 피나는 땀의 결과 정 관장은 주니어 플라이급과 플라이급 두 체급에서 국내 챔피언에 올랐다.
드디어 정선용 관장은 주니어 플라이급 동양 챔피언 벨트를 꿰찼다. 도전전에서 챔피언 소비니탈에게 9회 KO로 승리하여 극적으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후정 관장은 동양챔피언 타이틀 방어에 2차까지 성공했으나 이후 손목부상으로 은퇴했다.
은퇴 후 경기도 포천에 ‘고구려 복싱클럽’을 운영하면서 복싱 지도자로서 저변확대에 나섰다.
정선용 관장의 지도로 김조훈 선수는 소년체전 동매달, 아들인 정명수는 전국대회 1등, 2등, 3등을 고루 차지했다. 그리고 용인대 신형진은 고교시절 대통령배 전국대회에서 우승했으며, 현재 대학부에서도 우승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개인의 취미로 시작한 권투여서 그 우승은 더욱 값진 것이다.
정 관장이 운영하는 고구려 복싱클럽에는 동호인들도 붐비고 있다. 근간에는 즐기는 복싱이 유행하여 다이어트, 자신감 회복, 건강, 스트레스 해소 등 다양한 목적으로 체육관을 찾고 있는 것. 이들은 주로 줄넘기, 섀도복싱, 샌드백 치기 등으로 전신에 땀을 흘리며 재미를 만끽하고 있다.
정 관장은 근래 복싱 행정가로 변모하여 한국권투위원회(KBO) 사무총장을 역임하면서 복싱의 부활, 복싱인의 권익 보호와 단체 통합 등에 헌신하고 있다.
정선용 관장은 요즘 행복으로 녹아나고 있다. 제1회 포천시장배 및 제40회 MBC 전국신인왕전 결승전을 앞두고, 전신이 권투 세포로 채워져 행복하지만 큰 대회 준비에 온몸이 녹초가 되고 있는 것.
정 관장은 “이번 결승전은 모두가 인정하는 선수들이 결승에 올라 대진이 아주 잘 짜여져서 어느 때 보다도 박진감 넘치고 불을 뿜는 경기가 될 것”이라면서 “다시 볼 수 없는 가슴 뛰는 경기를 꼭 보러 오시길 권한다.”고 당부했다.
포천에서 전국대회를 개최한 계기에 대해 “포천은 더 이상 군사도시가 아니라 문화도시임을 알리고 싶었다.”라면서 “2시간 동안 전국에 생방송되어 포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최고의 기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