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기획] 민생 중심 외교, 국민이 체감하는 K외교의 전환
국민 생활로 이어지는 외교… 이재명정부가 보여준 ‘실용 외교’의 현장
[KtN 박준식기자]이재명정부 외교는 이제 국민의 생활과 산업 현장으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경주 APEC 정상회의와 연쇄 양자회담 이후 외교의 초점은 관념이나 의전에 머물지 않고 민생과 실질 협력으로 이동했다. 대통령실과 외교부가 연속 발표한 브리핑 자료에는 ‘국민이 체감하는 외교’라는 문구가 반복된다. 협력의 무게 중심이 국민의 일상, 기업의 투자, 일자리, 안전으로 옮겨졌다는 뜻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경주 회의 직후 가진 내외신 간담회에서 “외교는 국가의 얼굴이 아니라 국민의 삶을 바꾸는 수단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이 발언은 외교정책의 근본 방향을 생활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선언이었다. 그 말은 이후 각종 정상외교 현장에서 실질적 합의로 구체화됐다.
가장 빠르게 변화가 드러난 분야는 국민 안전이다. 캄보디아와의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훈 마넷 총리와 함께 ‘한국인 전담 한-캄보디아 공동 태스크포스’를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 현지에서 늘고 있던 온라인 사기, 스캠, 불법체류 피해 사건을 신속히 처리하기 위한 조치다. 대통령실은 회담 직후 “국민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외교의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이 합의는 11월부터 실제 운영에 들어갔다. 양국 경찰과 외교 당국이 참여하는 전담팀이 만들어져 사건 발생 시 즉각 대응 체계를 갖추게 된다.
경제와 산업 분야에서는 ‘생활형 협력’이 확장되고 있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리창 총리와 함께 70조 원 규모의 원–위안 통화스왑 계약 체결을 확정했다. 외환시장 불안 요인을 줄이고 중소기업의 결제 편의성을 높이는 직접적 효과가 기대된다. 대통령실은 “국민이 실감할 수 있는 외환 안정 장치”라고 설명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관세 조정과 공급망 협력이 구체적으로 다뤄졌다. 자동차와 반도체 주요 품목의 관세 인하 협상, 3천5백억 달러 규모의 금융투자 패키지 설계, 대미 조선·방산 협력 강화가 공식 브리핑에 포함됐다. 이는 대기업뿐 아니라 국내 중소 협력업체까지 포함되는 수출 여건 개선책으로 연결된다. 대통령은 “공급망 협력은 단순한 산업안보가 아니라 국민 일자리의 문제”라고 언급했다.
동남아 외교에서도 생활경제와 연결되는 합의가 이어졌다. 말레이시아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스마트 인프라, 에너지 전환, AI 산업 협력을 중심으로 방산·건설 프로젝트 확대 방안이 논의됐다. 뉴질랜드, 태국, 베트남, 호주와의 회담에서는 국방 방산과 함께 농식품, 관광, 청년 인턴 교류가 포함됐다. 대통령실 자료에 따르면 뉴질랜드와는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베트남과는 국방과 인프라 협력 외에도 문화·교육 교류를 강화하기로 했다.
문화산업과 콘텐츠 분야에서도 국민 체감형 성과가 보고됐다. 싱가포르와의 회담에서는 ‘K-콘텐츠 공동제작 펀드’와 디지털 해운 항로 구축 MOU가 체결됐다. 한류 콘텐츠 산업과 물류 산업이 동시에 혜택을 얻는 구조다. 대통령은 “문화는 국민이 체감하는 가장 빠른 외교의 언어”라고 강조했다.
민생 외교의 범위는 금융·투자까지 넓어졌다. 한미 간 3천5백억 달러 규모 금융투자 협정에는 상한선 설정과 수익 분배 조정 장치가 포함됐다. 대통령실은 “국민 세금의 부담 없이 외환시장 안정을 확보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IMF 총재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와의 면담에서는 한국 경제의 회복세와 함께 포용성장 전략이 언급됐다. IMF는 “한국의 회복력은 포용적 정책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중동과의 협력은 미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UAE 왕세자와의 회담에서 양국은 에너지·방산·첨단기술 협력 확대를 합의했다. 대통령실은 “청년 세대가 체감할 수 있는 기술 중심 일자리 협력”으로 평가했다.
AI 외교도 민생에 직접 닿는 영역으로 발전 중이다. 엔비디아 젠슨 황 대표와의 면담에서는 국내 기업들과 함께 인공지능 고속도로 구축, 제조·로봇·자율주행 산업의 공동 생태계 조성이 논의됐다. 현대차, 삼성, SK, 네이버 등 주요 기업이 참여하는 민관 협력 모델이 구체화되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의 협업으로 26만 장 이상의 GPU 확보 계획이 수립됐고, 이는 향후 국내 AI 서비스 품질 향상과 일자리 창출에 연결될 전망이다.
국민 체감형 외교는 인적 교류 확대에서도 드러난다. 이재명 대통령은 아세안 연설에서 “2029년까지 인적 교류 1,500만 명, 교역 3,00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항공편 확대, 전자비자 개선, 대학 간 교류 프로그램 신설 등 구체적 방안이 브리핑 자료에 포함됐다.
대통령실이 제시한 외교 기조는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된다. 실용, 균형, 포용이다. 실용은 선언보다 실행, 균형은 동맹과 협력의 조화, 포용은 국민의 체감으로 이어지는 외교를 뜻한다. 이러한 접근은 전통적 안보·경제 외교의 틀을 넘어선다. 외교의 결과가 수출 실적, 투자 계약, 안전 협약, 일자리 통계 등 국민의 생활 지표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경주 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협력의 지도 위에서 상생의 길을 열겠다”는 발언은 단순한 수사로 남지 않았다. 이후 체결된 협약과 제도 변화가 하나의 데이터로 누적되며 외교의 실질 효과를 증명하고 있다.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향후 민관 협력 추진을 위해 APEC 기업자문위원회(ABAC) 제안을 제도화하고, AI 인프라 투자와 인적 교류 사업을 통합하는 후속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재명정부의 외교는 경제, 기술, 문화, 안전이 얽힌 종합정책으로 진화하고 있다.
결국 외교의 중심은 다시 국민으로 돌아왔다. 이재명 대통령의 말처럼 외교는 국격의 상징이 아니라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경주에서 시작된 K-외교의 궤적은 민생의 현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용 외교가 구호를 넘어 제도와 숫자로 증명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