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기획] 기술과 가치 외교, AI와 기후를 잇는 K-외교의 전략축
이재명정부, 기술혁신과 국제규범의 교차점에서 ‘새로운 외교의 언어’를 세우다
[KtN 박준식기자]이재명정부 외교의 세 번째 축은 기술과 가치다. 경제와 안보를 넘어 인공지능, 기후, 디지털 전환, 에너지 협력 같은 신영역이 외교의 주제가 되었다.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기술은 단순한 산업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협력 과제”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발언은 APEC AI 이니셔티브와 인구 프레임워크를 포함한 세 문서의 핵심 철학으로 연결된다.
경주선언의 중심 키워드는 ‘연결’이었다. 연결은 기술을 매개로 한 포용 협력의 의미를 가진다. 대통령은 개회사에서 “AI를 비롯한 신기술이 불평등을 확대할 수도, 인류를 더 가까이 잇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대통령실은 브리핑에서 “이재명정부는 기술을 윤리와 제도로 관리하는 국제협력 체계를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APEC AI 이니셔티브는 21개국이 공동으로 채택한 첫 AI 협력문서다. 문서에는 AI의 윤리적 개발, 기술격차 해소, 데이터 인프라 구축, 민관 협력 확대가 명시됐다. 대한민국이 제안한 ‘AI 기본사회 구상’은 인공지능을 사회 인프라로 포함시키자는 정책 철학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주요 발언에 여러 차례 등장했다. 대통령은 “AI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며, 공동의 규범이 없다면 격차는 새로운 불평등이 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브리핑은 AI 이니셔티브가 세 가지 특징을 가진다고 밝혔다. 첫째, 각국의 기술 발전 수준을 고려한 단계별 협력 구조. 둘째, 인프라 투자를 통한 공공 데이터 접근성 확대. 셋째, 민간의 기술 혁신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규범 설계다. 이는 과학기술과 산업정책을 외교 협의 구조 안에 편입시킨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재명정부는 AI를 중심으로 ‘가치 외교’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AI 협력이 단순한 산업 성장 전략이 아니라, 공정성·투명성·인권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제 규범 구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대통령 발언을 인용해 “기술을 통한 포용의 시대를 여는 것이 이번 경주선언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기후와 에너지 외교도 기술 외교와 연결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여러 정상회담에서 에너지 전환, 탄소중립, 청정수소 협력을 반복적으로 언급했다. 호주와의 회담에서는 청정에너지 공동연구를, UAE와의 회담에서는 첨단산업 및 재생에너지 투자를 논의했다. 대통령실은 “한국이 그린 전환의 실질적 실행 국가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은 APEC 정상세션에서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기술혁신이 필수”라며 국제적 협력 확대를 제안했다. 해당 발언은 대통령실 공식 발언록에 기록되어 있다. 경주선언 역시 기후변화 대응을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반으로 규정했다.
이재명정부는 기술 외교를 산업, 일자리, 민생의 연결고리로 확장하고 있다. 엔비디아 젠슨 황 대표와의 면담은 그 상징적인 사례다. 이재명 대통령은 “AI 인프라 투자는 곧 국가의 미래 경쟁력 투자”라며 민관 공동 인프라 구축을 강조했다. 이후 삼성, SK, 현대차, 네이버 등 주요 기업이 참여하는 ‘AI 풀스택 협력 체계’가 구성되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GPU 26만 장 확보 계획을 발표하며, 이는 산업 전반의 디지털 경쟁력을 높이는 구체적 실행으로 이어졌다.
기술 협력은 국제 무대에서도 확장되고 있다. 경주 회의 기간 중 한국은 ‘APEC 디지털 연결성 강화 이니셔티브’를 제안했다. 해당 제안은 데이터 이동, 개인정보 보호, 중소기업 디지털 진입 장벽 완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았다. 대통령실은 “디지털 연결을 통한 포용적 성장”이라는 문구를 공식 설명자료에 포함했다.
인공지능과 기후 외교는 동시에 ‘제도 외교’의 영역이다. 이재명정부는 국내 법제 정비와 병행해 국제 규범 논의에 참여하는 구조를 설계했다. AI 기본법 제정,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신설, AI 윤리원칙 국제 표준화 협력 등이 그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내 규제가 국제 협력의 걸림돌이 아니라 촉진제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정부의 기술 외교는 ‘선언’보다 ‘설계’에 방점이 찍혀 있다. 각종 합의문에는 실행 절차와 점검 체계가 병기된다. 경주선언 이후 대통령실이 공개한 후속 문서에는 AI 이니셔티브의 세부 일정, 협력 기관, 재원 조달 구조가 포함되어 있다. 이는 외교의 실질성을 담보하기 위한 조치다.
국제사회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미국과 일본, 캐나다 등은 한국이 주도한 AI 협력 논의에 공동 참여 의사를 밝혔다. 경주 회의 공동보도문에는 “대한민국이 제안한 AI 협력 틀이 아시아태평양의 균형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문장이 포함되었다. 대통령실은 “한국의 제안이 협력의 기본 구조로 채택된 것은 외교적 성과”라고 평가했다.
기후와 기술을 잇는 K-외교의 전략축은 국제규범을 설계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재명정부는 기술 협력을 통해 새로운 ‘규범 외교’의 모델을 만들고 있다. APEC AI 이니셔티브와 경주선언은 외교가 산업정책과 분리될 수 없다는 현실을 공식화했다.
결국 기술과 가치의 결합은 외교의 새로운 언어를 만든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주에서 강조한 ‘연결과 포용의 시대’는 기술을 통해 세계를 묶고, 포용을 통해 격차를 줄이려는 실천적 구상이다. 외교가 기술을 품고, 기술이 외교의 주제가 된 시대. 경주의 문서들은 그 시대의 첫 설계도로 기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