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기획②]CJ CGV 글로벌 확장, 베트남이 이끄는 실적의 새로운 축
동남아 시장이 성장의 중심으로 부상…현지화 전략과 기술 결합이 수익 구조 변화 주도
[KtN 박준식기자]CJ CGV의 2025년 3분기 실적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 변화는 수익 구조의 중심축이 한국에서 해외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극장 산업의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 시장이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전사 흑자 기조를 지탱했다.
CJ CGV는 이번 분기 매출 5,831억 원, 영업이익 234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6퍼센트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7.2퍼센트 감소했다. 그러나 수익 구조의 질이 개선되고 해외 사업이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실질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CJ CGV의 해외 법인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낸 곳은 베트남이다. 베트남 법인은 3분기 매출 671억 원, 영업이익 147억 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2.2퍼센트, 영업이익은 359.4퍼센트 늘었다.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로컬 영화 ‘무아도(Mua Do)’가 8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으며 역대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했고, 현지 콘텐츠 중심의 전략이 수익 구조 개선을 견인했다.
CJ CGV 베트남 법인은 단순 상영 사업을 넘어 제작·배급·상영이 연계된 콘텐츠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현지 제작사와 공동 투자, 로컬 시나리오 개발, CGV 스크린 배급망 연계 구조가 완성되면서 콘텐츠 가치사슬을 내부화했다. 이 구조는 매출뿐 아니라 영업이익률을 높이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신규 상영관 출점과 고정비 구조 개선도 병행되고 있다. 임차료 재조정, 인력 효율화, 자동화 운영 시스템 도입이 진행되며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확대됐다. 매출이 증가할수록 비용 상승률이 낮아지는 구조가 정착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법인은 3분기 매출 261억 원, 영업이익 34억 원을 기록했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 86퍼센트 수준까지 회복했다. 외화 중심 콘텐츠의 안정적 흥행과 상영 스케줄 효율화가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CGV 인도네시아는 지역별 수요 분석과 시간대별 가격 정책을 강화해 좌석 점유율을 높였다. K-POP 공연 실황과 스포츠 중계 같은 얼터너티브 콘텐츠가 꾸준히 편성되며 관람 수요를 다변화했다. 이러한 콘텐츠 확장은 ‘극장은 영화만 보는 공간’이라는 기존 개념에서 벗어나 ‘문화 복합 플랫폼’으로 변모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중국 시장도 점진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법인은 3분기 매출 713억 원, 영업이익 21억 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137억 원 개선됐다. 로컬 영화 ‘난징사진관’과 ‘동극도’가 관객을 끌어모으며 매출이 상승했고, 임차 구조 개편과 비용 효율화가 병행됐다. 중국 내에서 기술 특별관 비중이 확대되며 수익성도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4분기에는 ‘아바타: 불과 재’의 개봉이 확정되면서 SCREENX와 4DX 포맷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튀르키예 시장은 여전히 불안 요인을 안고 있다. 3분기 매출 299억 원, 영업손실 76억 원으로 적자 상태가 이어졌다. 인플레이션과 비수기, 흥행 콘텐츠 부재가 겹치며 수요가 감소했다. CJ CGV 튀르키예 법인은 임차구조 개선과 비용 통제에 집중하고 있으며, 장기적 관점에서 손익 안정화를 도모하고 있다. 환율 변동성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경우 손실 폭이 확대될 위험도 있다.
해외 사업 전반에서 확인되는 공통점은 ‘규모의 확대보다 수익 구조의 질적 개선’이다. 과거에는 점포 수 증가가 성장의 핵심 지표였다면, 지금은 현지 시장 특성에 맞춘 운영 효율화와 콘텐츠 자생력이 중심이 되고 있다.
CJ CGV가 동남아 시장을 전략 거점으로 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구 구조가 젊고, 한국 콘텐츠에 대한 친숙도가 높으며, 관람 문화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수익성이 안정화되면, 이 지역은 국내 부진을 보완하는 ‘현금 창출 허브’로 기능할 가능성이 크다.
CJ 4DPLEX의 성과도 주목된다. 3분기 매출 340억 원, 영업이익 35억 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은 오리지널 콘텐츠 축소로 전년 대비 15.4퍼센트 감소했지만, 핵심 포맷인 4DX와 SCREENX 매출이 56퍼센트 증가했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과 ‘F1 더 무비’의 글로벌 흥행이 실적을 견인했다. CJ 4DPLEX는 AMC, Cinepolis, Cinemark 등 글로벌 메이저 체인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4DX와 SCREENX는 일반 상영관 대비 티켓 단가가 높고, 식음료 및 굿즈 매출도 함께 증가시켜 수익 구조를 개선한다.
CJ 4DPLEX는 기술 기반 수익 모델로서 CJ CGV의 중장기 성장 동력 역할을 맡고 있다. 글로벌 극장 시장이 프리미엄 체험 경쟁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CJ 4DPLEX의 기술력은 차별화 요소로 작용한다. 기술형 상영관은 고정비 중심의 극장 비즈니스에서 ‘경험 가치 중심’의 고마진 구조로 이동하는 통로다. 해외 극장사와의 협업 확대는 로열티 수익과 포맷 사용료로 연결되며, 이는 안정적인 반복 수익원을 형성한다.
CJ CGV의 글로벌 전략은 세 가지 축으로 요약된다. 첫째, 기술 중심의 프리미엄 포맷 확산이다. 4DX와 SCREENX는 단순한 부가시설이 아니라, 극장 산업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포맷으로 자리 잡았다. 둘째, 현지 콘텐츠와 운영의 로컬화다. 베트남의 Mua Do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현지 영화 제작과 배급 참여를 통해 콘텐츠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정착되고 있다. 셋째, 운영 효율화다. 임차 구조 개선, 인력 최적화, 데이터 기반 상영 스케줄링이 병행되며 고정비 부담이 완화됐다.
환율 변동성과 지역별 리스크는 여전히 불안 요소다. 특히 튀르키예 리라의 약세는 원화 환산 기준 손익에 부담을 준다. 글로벌 기술 특별관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IMAX와 Dolby Cinema의 시장 확장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CJ 4DPLEX는 차별화된 콘텐츠 파트너십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 기술 독자성과 글로벌 제작사 협력의 균형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5년 3분기 실적은 CJ CGV가 글로벌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의미 있는 결과로 평가된다. 베트남의 폭발적 성장, 인도네시아의 안정적 회복, 중국의 점진적 개선이 맞물리며 해외 사업이 국내 부진을 상쇄했다. 전사 영업이익의 대부분이 해외에서 발생했고, 해외 매출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이는 국내 극장 중심의 단일 시장 구조에서 벗어나, 다각화된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있다는 증거다.
정종민 대표는 “CJ 4DPLEX의 글로벌 확산과 동남아 시장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기술 특별관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4분기에는 ‘아바타: 불과 재’, ‘주토피아 2’, ‘위키드: 포 굿’ 등 할리우드 대작 개봉이 예정돼 있다.
CJ CGV는 이러한 콘텐츠 라인업을 기반으로 기술 특별관 중심의 매출 확대와 해외 극장 수익성 강화를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CJ CGV의 해외 실적은 단순히 일시적 반등이 아니다. 국내 시장 정체를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의 결과다. 베트남의 기록적 실적과 인도네시아의 회복세, 그리고 4DPLEX의 기술 경쟁력은 CJ CGV가 더 이상 국내 극장 체인이 아니라,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CJ CGV는 이제 회복의 단계를 넘어, 글로벌 확장의 궤도에 올라섰다. 그 중심에는 베트남이 있다.
CJ CGV 2025년 3분기 해외 법인 주요 실적 비교
| 구분 | 매출(억 원) | 영업이익(억 원) |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 | 주요 내용 |
|---|---|---|---|---|
| 베트남 | 671 | 147 | 매출 +42.2% / 이익 +359.4% | ‘무아도(Mua Do)’ 800만 관객 돌파, 현지화 전략 성공, 역대 최대 실적 |
| 인도네시아 | 261 | 34 | 매출 +8.0% / 이익 흑자 유지 | 외화 콘텐츠 안정적 흥행, K콘텐츠·스포츠 중계 등 얼터너티브 콘텐츠 확대 |
| 중국 | 713 | 21 | 매출 +10.6% / 이익 전분기 대비 +137억 개선 | 로컬 영화 흥행, 기술 특별관 비중 증가, 효율화 지속 |
| 튀르키예 | 299 | -76 | 매출 -12.0% / 손실 지속 | 인플레이션·비수기 영향, 임차 구조 재조정 추진 |
| CJ 4DPLEX | 340 | 35 | 핵심포맷 매출 +56% | 4DX·SCREENX 성장, 글로벌 체인 제휴 확대 |
| 해외 전체 합산 | 약 2,284 | 약 161 | 매출 +16.8% / 이익 흑자 유지 | 동남아 중심 성장세, 해외 비중 절반 이상으로 확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