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경제⑤] 손기술에서 창작기획으로

2025 크리에이티브 뷰티아트페어 성료, 교육과 인력 구조 재편 요구가 선명해지다

2025-11-21     박채빈 기자
2025 크리에이티브 뷰티아트페어 ’Beauty Meets Digital Impact’. 사진=크리에이티브국제미협,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채빈기자]2025 크리에이티브 뷰티아트페어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행사는 화려한 무대와 시상 프로그램을 넘어 한국 뷰티 산업이 어떤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는지 뚜렷한 메시지를 남겼다. 전시와 공연, 콘텐츠 제작, 디지털 활동까지 확장되는 시장에서, 산업의 중심 역할은 기능을 잘하는 기술자보다 감각과 기획을 함께 가진 창작자로 이동하고 있다. 이 변화는 교육과 인력 구조에 대한 질문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만들었다.

행사에서 확인된 중요한 장면 중 하나는 학생부 시상 확대였다. 수원여자대학교, 천안상업고, 백석문화대학교 등에서 참여한 학생들이 네일, 뷰티일러스트, 아트마스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입증했다. 이는 미래 인재가 이 산업의 핵심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드러낸 동시에, 현실적으로 아직 교육 체계가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문제도 비추었다.

그동안 한국 미용 교육은 ‘산업이 요구하는 기능 인력’을 공급하는 데 집중해 왔다. 숙련된 손기술을 갖춘 인재는 제조 중심 시장에서는 분명 강점이었다. 그러나 지금 시장이 요구하는 역량은 달라졌다. 콘텐츠 제작 역량,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능력, 스토리텔링, 소비자 경험 기획 등 복합적 기술이 중요해졌다. 메이크업을 잘하는 것만으로는 소비자의 선택을 이끌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기능과 창작의 결합이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

산업과 교육이 같은 목표를 향해 움직이지 않는다면, 인력 미스매치가 심화될 수밖에 없다./사진=크리에이티브국제미협,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2025 크리에이티브 뷰티아트페어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무대 위에 올렸다. 창작자 시상, 공연형 콘텐츠, 기업 협업, 국제 심사 체계는 모두 새로운 역량 기준을 제시한다. 학생들은 단순한 참가자가 아니라 산업이 원하는 미래를 상징했다. 문제는 교육과 산업의 연결고리가 얼마나 촘촘하게 구축되느냐다. 교육기관이 산업의 구조적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할 때, 시장의 요구와 교육의 방향이 일치할 수 있다.

작품을 만들어내는 기술이 창작자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출발점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다. 디지털 기반 플랫폼에서는 창작자가 직접 자신의 작품을 유통하고 홍보하며 소비자와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이는 교육이 단순 기술 습득을 넘어 창업, 브랜드 운영, 데이터 기반 소비 이해를 포함해야 함을 말한다. 예술성과 사업성이 균형을 이뤄야 하는 시대다.

이번 페어는 교육기관과 산업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과제를 드러냈다. 기업은 현장 실습과 경험 기반 교육을 지원하고, 교육기관은 창작자 역량을 체계적으로 개발해 시장에 공급해야 한다. 단기적인 자격증 준비나 기초 기능 중심 수업만으로는 새로운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기 어렵다. 산업과 교육이 같은 목표를 향해 움직이지 않는다면, 인력 미스매치가 심화될 수밖에 없다.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질수록 기존 숙련 기술자들이 새로운 경쟁 방식에 적응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사진=크리에이티브국제미협,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성장하는 시장의 이면에는 준비되지 않은 인력 구조가 남긴 문제도 있다.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질수록 기존 숙련 기술자들이 새로운 경쟁 방식에 적응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산업은 이들을 배제하기보다 경험과 감각이 디지털 기술과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전환기 인재관리 전략이 필요하다. 과거의 강점을 새로운 시대의 경쟁력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이번 페어는 국제적 시각에서 인재 경쟁이 얼마나 치열해지는지도 보여주었다. 몽골 등 해외 인재가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한국이 창작자 기반 뷰티 산업에서 해외와 경쟁해야 함을 의미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창작자 한 명이 국가 브랜드를 대표하는 사례가 많다. 한국이 이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려면 체계적 인재 육성이 핵심이다.

성과와 한계가 동시에 드러난 현장이었다. 한국적 감각은 세계 시장과 연결될 잠재력이 충분하다. 그러나 감각과 기술, 콘텐츠와 수익을 연결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충분히 확보되고 있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 2025 크리에이티브 뷰티아트페어가 제기한 질문은 명확하다. 한국 뷰티 산업은 어떤 인재를 길러낼 것인가. 그리고 그 인재가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2025 CIBA 크리에이티뷰티아트페어가 남긴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변화를 이해한 곳부터 미래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사진=크리에이티브국제미협,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산업이 요구하는 인재가 변하면, 교육도 변해야 한다. 손기술은 토대이고, 창작기획은 확장이다. 이제 교육과 인력 구조는 이 두 가지 역량을 통합하는 방향으로 재편될 필요가 있다. 이번 페어가 남긴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변화를 이해한 곳부터 미래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한국 뷰티 산업이 감각과 기술, 창작과 비즈니스가 연결되는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면, 그 출발점은 바로 ‘사람’이 될 것이다.

2025 크리에이티브 뷰티아트페어는 성료했지만, 산업 전반의 변화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교육과 인력 구조 재편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다. 다음 무대에서 한국 뷰티 산업이 어떤 인재를 앞에 세울지, 그 결과가 산업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