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경제②] AI가 패션 현장을 다시 설계한다
빠른 변화가 기준이 되는 시대 재교육과 구조개편이 중요해졌다
[KtN 임우경기자]AI 기술 확산이 패션 산업 일터의 구조를 바꾸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기존 업무 방식이 의미를 잃고 있으며 인력 구성과 직무 역할은 새로운 기준에 맞게 재편되고 있다. 글로벌 산업 분석 The State of Fashion 2026에서는 패션 기업 임원 대부분이 디지털 전환과 AI 도입을 향후 사업 성과를 좌우할 핵심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과거에는 디자인과 유통 역량 중심으로 성장해온 산업이지만 지금의 패션 기업은 기술 기반 운영 체계를 토대로 경쟁해야 하는 환경에 놓였다.
AI 활용이 넓어지면서 노동시장 변화는 필연적 현실이 되고 있다. 보고서에는 AI 도입이 고도화되면 2030년까지 패션 분야에서 최대 40퍼센트의 직무 재교육이 필요할 수 있다고 분석돼 있다. 현재 전 세계 패션기업 중 AI를 조직 전반에 성숙하게 활용하는 사례는 1퍼센트 수준에 그쳐 도입 격차 또한 큰 과제로 제기된다. 일부 업무에서는 AI가 창작 활동을 보조하는 역할을 넘어 기존의 단순 반복 직무 대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직무 변화의 대표적 사례는 디자이너와 머천다이저 포지션에서 나타나고 있다. 디자이너는 스타일 개발 중심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 소비자 분석을 통해 개발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 과거에는 수작업 기반으로 반복되던 디자인 프로세스가 AI로 대체되며 원형 검증과 샘플 확인 과정이 빠르게 압축되고 있다. 머천다이저 역시 직관 경험 중심 업무에서 벗어나 디지털 수요 예측 시스템을 활용한 재고 효율 관리가 핵심 업무로 이동하고 있다. 업무 방식 변화는 인력의 역할을 바꾸는 수준을 넘어 의사결정 구조도 조정하고 있다.
기술 도입 속도가 빠른 기업일수록 직원 재교육 투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 업무 효율 개선은 수익성 방어를 위해 중요해지고 있으며 단기 비용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운영 모델 전환을 서두르는 흐름이 강하게 나타난다. 글로벌 브랜드 일부는 AI 기반 생산 예측을 활용해 주문 변동과 재고 부담을 줄이는 체계를 도입하고 있다. 운영 효율 개선은 패션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유지할 핵심 전략으로 인정받고 있다.
회사의 조직 구조도 변화되고 있다. AI 관리 역할을 담당할 기술 인력을 대거 확충하고 있으며 기존 부서 간 경계가 줄어드는 변화가 나타난다. 기획, 디자인, 생산, 영업 등으로 나뉜 기능 중심 구조는 기술 도입의 속도와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평가가 많다. 이에 따라 단계별 협업 체계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조직 구조가 다시 설계되고 있다. 공급망 전체 가시성을 높이는 데이터 시스템 확산은 협업 속도를 높이며 오류 감소 효과를 가져온다.
국내 패션산업에서도 인력 재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주요 패션기업은 데이터 분석 인력을 채용하거나 기존 인력을 교육해 주요 부서에 투입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기반 판매 비중이 커진 기업일수록 기술 활용도를 높이는 과정이 확인된다. 상품기획과 생산관리 부서에서는 AI를 활용한 수요 예측 정확도 개선에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가격 전략과 재고 운영 비용 절감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ODM 제조 기업은 자동화 설비 도입과 공정 최적화 기술 개발을 검토하고 있으며 고급 인력 확보가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되고 있다.
AI 기반 업무는 일정 수준의 전환 비용을 요구하는 만큼 조직 내부의 대응력 차이는 기업 간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 업무 숙련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 단계에서 유연한 학습 문화와 기술 수용성이 높은 기업이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적응 속도가 느린 조직은 내부 저항 증가와 함께 인력 이탈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AI 활용이 확대될수록 사람의 역할은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방향으로 이동하는 데 비해 기존 역량만으로는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고용 구조 변화는 단순히 인원을 조정하는 문제로 해석되기 어렵다. 패션 노동 시장에서 창의적 역량과 기술 역량이 함께 요구된다면 새로운 직무가 증가하는 동시에 사라지는 직무도 발생할 수 있다. 데이터 기반 생산과 판매가 중요해지면 수작업 중심 직무는 감소하고, 기술 활용 능력을 갖춘 전문 직무는 확대될 수 있다. 안정적인 고용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조직 전환 속도와 구성원 교육 투자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AI 도입은 생산성과 비용 효율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와의 접점에서 인간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고객 경험과 감정 기반 구매 행동이 중요성을 유지하는 패션 산업 특성상, 현장 판매 인력은 AI 도구를 사용해 고객을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제품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고객 상담 역할은 단순 응대 중심에서 문제 해결과 경험 설계 역할로 전환된다.
한국 기업의 전략은 실질적 성과 확보에 집중되고 있다. 기술 도입을 통해 품질 검사 과정에서 오류율을 낮추거나 생산 효율을 높이는 기업이 늘고 있으며 이는 비용 절감 효과로도 연결된다. OEM 기반 제조 기업은 자동화 설비와 센서 기반 공정을 결합해 글로벌 브랜드의 품질 기준에 대응하고 있다. 또한 한국 내 브랜드 기업들은 AI 기반 추천 시스템을 도입해 온라인 구매 전환율을 높이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AI 전환 속도가 더 빨라질 가능성도 크다. 혁신자 중심 도입 단계가 지나면 경쟁 기반 확장 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경쟁사 대비 기술 수준이 낮다면 시장에서의 차별화 가능성이 줄어든다. 따라서 AI 도입의 지연은 수익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한다. 빠른 대응력이 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패션 산업은 기술 활용을 통해 인력의 역할을 재정의하는 변화의 한복판에 있다. 생산부터 판매까지 모든 단계에서 AI의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다. 인력 구조 개선은 소비자 만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핵심 조건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미래 패션기업은 기술을 이해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구축해야 자리를 지킬 수 있다. 전환의 방향은 분명하다. 인력이 기술을 보조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인력을 보완하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 패션기업은 이미 이 변화 속에 있다. 대응 속도가 곧 경쟁력이고 결과가 될 것이다.
AI 도입에 따른 패션 워크포스 변화 핵심 지표
| 구분 | 현황 | 전망 | 산업적 의미 |
|---|---|---|---|
| AI 도입 성숙 단계 진입 기업 비중 | 약 1퍼센트 | 확대 초기 단계 | 기업 간 격차 심화 우려 |
| 재교육 필요 인력 비중 | 현재도 증가 추세 | 2030년까지 최대 40퍼센트 | 직무 전환 대비 필수 조건 |
| 고성장 직무 분야 | 데이터 분석·디지털 MD·AI 모델링 | 꾸준한 수요 예상 | 기술 기반 전문직 비중 확대 |
| 감소 예상 직무 분야 | 단순 생산·수작업 기반 운영 역할 | 꾸준한 축소 전망 | 자동화 전환 가속 |
| 리테일 환경 변화 | 판매 인력의 역할 확대 | 고객 경험 중심 전문직화 | 기술 활용 능력이 핵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