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②] 잘 사면 연 10%대 수익 마그리트 한 점의 힘
마그리트 한 점이 포트폴리오를 바꾼다 블루칩 아트의 위험조정 수익과 자산 방어기능 분석 고액 자산가가 미술을 장기보유하는 이유
[KtN 박준식기자]글로벌 자산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고액 자산가의 자금 이동은 늘 한 방향으로 수렴한다. 주식과 채권의 상관계수 상승, 부동산 가격의 불확실성 증대, 지정학적 위험 확대 상황에서 안전성과 희소성을 갖춘 자산에 대한 수요가 즉각적으로 증가한다. 최근 금융기관은 고액 자산가 지도에서 귀금속을 넘어 미술품을 안정적 자산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뉴욕 소더비의 르네 마그리트 Le Jockey perdu 1230만 달러 낙찰건은 이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다.
미술품은 상장자산이 아니다. 시세가 즉각적으로 반영되지 않고 거래시점도 제한적이다. 그러나 가격 추정은 가능하다. 반복매매모형과 헤도닉 프라이싱 분석이 대표적 방식이다. 반복매매모형은 동일 작품의 과거 거래 기록을 비교해 시장 전체 상승률을 측정하고, 헤도닉 모형은 작가명, 제작연도, 크기, 재료, 전시·출판 이력, 경매사, 출처, 희소성 등 복합 요소를 변수로 파악해 개별 작품의 가치 상승분을 산출한다. 이는 부동산, 와인, 희귀 자동차 등과 동일한 방식이다.
구조적으로 보면 블루칩 미술품은 세 가지 자산 속성을 동시에 갖는다. 시장에서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유형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초현실주의 거장의 대표작 가격지수를 S&P500, 글로벌 채권지수, 프라임 부동산 인덱스와 비교하면 장기적으로 유의미한 음의 상관 혹은 무상관 특성이 나타난다. 시장 위기 시 방어 기능을 갖는다는 의미다. 금융기관 자산 배분 전략에 따르면 자산군 간 상관계수가 낮을수록 분산효과가 커져 전체 포트폴리오 효율 프런티어가 외부로 이동한다.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면 위험조정 수익률이 향상된다.
통화 가치 하락이나 물가 상승이 이어지는 시대일수록 희소 자산 선호가 강해진다. 금이나 미술품이 대표적이다. 미술품은 물리적 실물 자산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가치가 유지되거나 상승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경제 불확실성과 유동성 팽창이 동시에 나타나는 최근 상황은 블루칩 아트에 우호적 환경이다.
미술품은 정보 비대칭이 크고, 작품의 이동이 제한적이다. 고액자산가가 보유한 블루칩 작품은 시장 내 유통량이 낮아 한 점이 나오면 경합이 과열되는 구조다. 희소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고 매도자는 가격 결정을 주도할 수 있다. 시장은 우량 작품을 둘러싸고 매수자 간 경쟁구조를 형성하며 가격 우상향을 유지한다.
이러한 속성은 명확한 수익률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마그리트, 달리, 미로, 클레 등 초현실주의 거장군은 지난 20년 동안 연평균 약 7~11퍼센트 성장률을 기록했다. 동일기간 글로벌 부동산 및 금 가격 상승률과 비슷하거나 높은 수준이고, 변동성은 금융시장의 일부 자산군보다 낮다. 특히 초현실주의 회화는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작가군별로 131퍼센트에서 264퍼센트 사이의 가격 상승을 기록했다. 문화사적 지위가 확립된 사조 중심이기 때문에 투기적 변동성보다 구조적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단일 작품 기준으로 접근하면 수익률은 다음과 같이 산출할 수 있다. 마그리트의 Le Jockey perdu는 1990년대 초반 거래가와 2025년 거래가를 기준으로 장기 수익률이 산정된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연평균 두 자릿수 복리 수익률이 추산된다. 미술품은 거래 빈도가 낮아 보유기간을 포함한 위험조정 수익률 비교가 필요하지만, 장기 보유 기준 블루칩 미술품의 수익률이 채권보다 높고 우량 부동산과 유사하거나 그 이상이 되는 결과가 나타난다.
마그리트 블루칩 아트의 자산 편입 효과
| 자산 유형 | 기대수익률(연평균) | 변동성(리스크) | 인플레이션 대응력 | 시장 상관성 | 투자자 선호도 |
|---|---|---|---|---|---|
| 블루칩 아트 (마그리트 등) | 8~12% | 중 | 강 | 낮음 | 상승세 |
| 글로벌 주식 | 6~8% | 매우 높음 | 중 | 매우 높음 | 단기 변동 큼 |
| 프라임 부동산 | 4~6% | 중 | 강 | 중 | 지역별 편차 큼 |
| 금 등 대체자산 | 2~4% | 낮음 | 강 | 낮음 | 방어적 투자 중심 |
포트폴리오 배분 관점에서 미술품 비중은 보통 5퍼센트에서 10퍼센트 내외가 적정으로 제시된다. 비중이 과도해지면 유동성 리스크가 증가하고, 비중이 지나치게 낮으면 분산효과가 미미해진다. 전략적 배분은 보유 자산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초고액 자산가 포트폴리오에서 미술품은 안정성 자산군과 성과 자산군 사이를 연결하는 개념으로 자리 잡는다. 즉 위기를 방어하면서도 상승 여력을 확보하는 역할이다.
리스크와 비용 분석도 필요하다. 경매 수수료는 낙찰가의 15퍼센트에서 25퍼센트에 달할 수 있고, 보험·보관·복원 비용도 장기 부담으로 작용한다. 유동성이 낮아 매각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진위 확인 및 보존 상태 관리가 핵심이며, 정보 비대칭이 높다는 점도 잠재 위험이다. 따라서 검증된 출처, 대표성 높은 작품, 보존상태 우수 작품 중심 매수전략이 요구된다. 벅스바움 컬렉션 사례는 이러한 조건을 충족한 대표적 성공 사례다. 경매 결과는 결국 작품 최신 컨디션과 출처 신뢰를 그대로 반영한다.
전반적 위기국면에서 대체자산 시장으로의 자금 흐름은 구조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암호화폐, 희귀 수집품 등 변동성이 높은 대체투자군도 존재하지만, 블루칩 미술품은 변동성을 낮게 유지하면서 장기적 수익과 문화적 자산성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명확하다. 시장 변화 속에서 미술품 투자는 이제 단순 취향의 표현이 아니라 재무적 전략이 되었다. 마그리트, 달리, 미로 같은 초현실주의의 대표작들은 투자감각이 명확한 컬렉터 간 선택기준으로 자리 잡았고 시장 조정기에도 방어력을 발휘 중이다.
핵심은 작품 선정 기준이다. 경제지표에 따라 포트폴리오 관리가 가능한 작품군은 극히 제한적이다. 작가의 미술사적 위상, 작품의 결정적 시기 여부, 전시 및 연구 이력, 소장자 이력까지 모두 검증된 경우에만 블루칩 자산군으로 분류된다. 이러한 작품군은 시장 조정기간에도 경쟁적 매수가 형성되고 미래 가치가 안정된다. 벅스바움 컬렉션처럼 큐레이션 일관성과 검증 가능한 출처가 있으면 투자성과는 훨씬 개선된다.
글로벌 아트마켓은 향후 고가 작품 소싱이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주요 블루칩 작품은 이미 대형 미술관과 재단이 확보한 상태이고 개인 매물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공급이 줄고 수요는 유지되거나 증가하는 구조에서 가격 상승은 구조적 결과이다. 2025년 소더비의 Le Jockey perdu 거래는 이 구조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술품은 이제 재무적 관점에서 정의 가능한 자산이다. 단일 거래만으로도 여러 시장지표의 균형점을 이동시키는 자산군이다. 블루칩 아트가 포트폴리오 안에서 수행하는 역할은 분명하다. 위험을 낮추고 안정성을 높이며 장기 수익 가능성을 확보하는 기능이다. 투자와 문화가 결합된 하이엔드 자산으로서 미술품의 위상은 침체기일수록 더 뚜렷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