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 Insight③] 4주 만에 면역세포 20대 회귀 유럽 임상 결과 공개

면역노화 정면 돌파 첫 임상 근거 인류는 회춘 가능한가

2025-11-24     정석헌 기자
석류.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정석헌기자]면역 체계는 감염병과 암을 막아내는 인체 최전선이다. 그러나 고령층에서 면역 체계는 뚜렷한 약화 현상을 보인다. 노화는 세포의 생명력을 떨어뜨리고 감시 능력을 흐리게 만든다. 새로운 감염에 대한 반응 속도는 느려지고 암세포를 뒤늦게 발견하게 된다. 의료 기관이 관찰한 각종 수치를 보면 나이가 들수록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도 중증으로 발전하는 비율이 증가한다. 백신 접종 효과 저하 역시 대표적인 면역노화의 결과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진행된 임상 연구는 이러한 흐름에 변화를 제시했다. 게오르크 슈파이어 연구소와 프랑크푸르트 대학병원 면역 연구팀이 Urolithin A 투여로 면역세포 구조를 회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공개한 것이다. 연구진은 45세에서 70세 사이 건강한 성인 50명을 모집해 Urolithin A 또는 위약을 4주 동안 투여하는 무작위 이중맹검 시험을 진행했다. 이 연구는 인체 면역 회춘을 겨냥한 첫 단계의 임상이라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연구 결과 면역세포 구성 변화가 명확하게 나타났다. 나이브 T세포는 새롭게 등장한 병원체에 대해 즉각적인 학습과 공격을 담당하는 핵심 세포다. 프랑크푸르트 임상에서 Urolithin A를 섭취한 그룹에서 나이브 T세포 비율이 증가했으며 T세포 전반의 활성도도 개선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면역 체계 구성 자체가 젊은 연령대 프로파일에 가까워지는 변화를 의미한다. 면역학 분야 전문가들은 이렇게 회춘된 면역 구성은 감염 대응력 강화를 넘어 암세포에 대한 감시 기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연구진은 세포수 변화 외 기능 측정도 실시했다. 실험실 환경에서 백혈구에 박테리아를 노출해 제거 능력을 평가한 결과 Urolithin A 섭취군에서 제거 성능이 향상되었다. 품질이 떨어진 미토콘드리아가 제거되고 새로운 미토콘드리아가 보충되면 세포 에너지 공급이 원활해진다. 이 변화가 면역 반응 속도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전체 참여자가 치료를 잘 견뎠다는 안전성 결과도 중요하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면역 활성화 접근에서 과활성 반응은 위험 요소다. 프랑크푸르트 연구진은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안전성을 확인한 결과는 향후 대규모 임상 진행을 위한 핵심 토대가 된다.

면역세포를 회춘시키는 개입 전략은 이전에도 존재했다. 각종 항산화 물질과 면역 조절제가 시도되었으나 면역체계 구성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며 임상 데이터를 제시한 사례는 드물다. Urolithin A의 임상 결과는 면역 회춘 연구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고 평가된다.

면역생물학 연구자들은 이번 결과가 갖는 의미를 해석하고 있다. 면역 체계는 단일 경로로 설명할 수 없는 복합적인 시스템이며 세포 구성 변화는 장기 질병 예방과 치료 성과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면역항암치료 분야가 대표적 예다. T세포를 이용해 암세포를 직접 사멸시키는 전략으로 큰 성과를 내고 있지만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반응을 보이지는 않는다. 면역세포가 이미 심하게 노화된 경우 치료 효과가 낮다.

종양면역 분야 연구자들은 Urolithin A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면역항암치료는 T세포의 질과 수에 의존하기 때문에 면역 회춘이 병행되면 치료 반응률을 향상시키는 요소가 된다. 현재 프랑크푸르트 대학병원은 면역항암치료 환자를 대상으로 Urolithin A 병용 임상을 진행 중이다. 초기 연구진은 면역 회춘이 암 치료 성공률을 높이는지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감염병 대응 역시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독감 코로나19 폐렴 등 고령층에서 사망률이 특히 높은 감염병은 면역 체계의 초동 대응 속도에 따라 결과가 극단적으로 달라진다. 나이브 T세포 회복은 감염 질병의 중증 진행을 막는 중요한 요소다.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백신 효과 강화와 감염 대응력 개선이 의료비 절감과 사망률 감소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Urolithin A가 당장 만능 해결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임상 기간이 짧고 대상자 수가 제한적이었다. 다양한 인종 연령 건강 상태를 반영한 대규모 임상이 필요하다. 특정 질환을 가진 환자군과 장기 복용 시 부작용 발생 여부도 평가해야 한다.

장내 미생물 구성 역시 변수다. 인체는 직접 Urolithin A를 만들지 못하고 장내 미생물이 생산한다. 생산 가능한 미생물이 부족한 경우 석류를 먹어도 Urolithin A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보충제 형태가 시장에서 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규제 환경도 살펴볼 부분이다. Urolithin A는 미국 식품의약국에서 안전성을 인정받아 건강보조제 형태로 유통되고 있다. 그러나 의약품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추가 임상 데이터가 필요하다. 유럽연합에서 의약적 사용을 위한 인증은 매우 높은 순도를 요구한다. 특정 기업은 발효 공정 자동화와 고순도 제조법을 통해 의약 등급 생산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도 산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기능성 원료 시장에서는 이미 Urolithin A가 핵심 성장 품목으로 분류된다. 시장조사기관은 항노화 면역 분야 시장 성장률이 25퍼센트 이상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령 인구 증가 속도 및 감염 위협 증가가 시장 성장을 촉진한다.

Urolithin A 연구는 면역 회춘 분야에서 드물게 임상 근거를 제시한 사례다. 연구자들 사이에서 이번 결과는 면역세포의 생명력을 다시 공급하는 전략이 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첫 공식 기록으로 평가된다. 이후 각국 연구기관이 후속 검증에 착수했다.

노화는 인체가 감당해야 할 숙명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세포 수준에서 노화 기전이 밝혀지고 개입 전략이 실제 인간에게서 검증되기 시작한 시점은 길지 않다. 프랑크푸르트 연구 결과는 면역의 노화가 되돌릴 수 있는 변화라는 가능성에 실험실의 확신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