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 Insight⑤] 항암치료 효능 상승 가능성 Urolithin A 병용 주목

면역 회춘 전략이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꾼다

2025-11-26     정석헌 기자
석류.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정석헌기자]암 치료는 지난 10년 동안 혁명적인 변화를 경험했다. 면역항암치료가 등장하며 종양 치료의 목표는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방향에서 면역 체계의 힘을 활성화하는 전략으로 이동했다. 면역항암제는 면역세포, 특히 T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하고 제거하도록 돕는다. 그러나 모든 환자에게 높은 효과를 보이지는 않는다. 노화로 인해 면역세포가 약화되었거나 T세포 기능이 저하된 환자군은 치료 반응률이 현저하게 낮다. 이러한 한계가 면역 회춘 연구가 암 치료 분야로 확장되는 배경이 되고 있다.

Urolithin A는 미토콘드리아 활성화와 면역세포 품질 개선을 통해 면역 체계 전반을 재충전하는 효과를 보인다. 프랑크푸르트 임상연구에서 Urolithin A 투여 후 나이브 T세포가 증가하고 면역세포 기능이 강화되었다는 결과는 암 면역치료의 한계를 보완하는 핵심 증거가 될 수 있다. 면역항암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의 건강한 T세포가 필요하다. 면역 회춘 전략은 T세포의 전투력을 끌어올리는 사전 조건이 될 수 있다.

게오르크 슈파이어 연구소 종양면역 연구팀은 이러한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면역항암치료 환자를 대상으로 Urolithin A 병용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T세포의 질을 높이는 전략이 면역항암제 반응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면역항암치료의 가장 큰 난제 중 하나는 반응률의 불확실성이다. 같은 약물을 투여해도 환자별 치료 결과가 극적으로 차이 난다. 면역세포 상태가 이러한 차이를 설명하는 주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항암제에 대한 내성 형성도 중요한 문제다. 암세포는 면역 공격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변이한다. 면역세포가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면 암세포의 변이를 따라잡지 못해 치료 실패로 이어진다. 서울대학교 암면역 연구 그룹은 T세포 기능을 활성화하는 보조 전략이 내성 극복에 유효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노화가 진행된 환자군일수록 암 면역치료의 실패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병용 치료의 필요성은 더욱 크다.

Urolithin A는 장기 생존 목표를 가진 면역세포의 특성과도 잘 맞는다. 항암면역치료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메모리 T세포는 고품질 미토콘드리아 존재 여부에 따라 생존성이 달라진다. 에너지 대사 효율이 높은 T세포는 장기간 종양 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다. 반대로 미토콘드리아 품질이 낮은 경우 T세포는 쉽게 탈진되고 암세포를 통제하지 못한다. 미토파지 개선으로 T세포가 장기적인 전투력을 보유하게 되면 항암치료의 지속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경제적 관점에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면역항암제는 종종 한 명의 환자를 치료하는 데 수억 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반응률을 개선할 수 있다면, 치료 기간 단축과 부작용 감소가 가능해져 의료비 부담 완화로 이어진다. 경제학자들은 면역 회춘 전략이 의료 시스템 효율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치료 성공률이 높아지면 사회 전체의 생산성 손실도 줄어든다.

국립암센터 연구진은 노년층 암 환자에서 치료 성과가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를 면역세포 기능 저하로 분석한다. 노년층에서 암 치료가 어렵다는 통념은 오랫동안 존재해 왔다. 그러나 Urolithin A의 임상 결과는 고령 환자의 치료 반응이 반드시 낮을 이유가 없다는 가능성을 제기한다. 면역 체계가 회춘하면 고령 환자도 젊은 환자와 비슷한 치료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제 항암 치료는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약물 중심에서 인체 내 면역세포의 품질을 개선하는 전략으로 교차되는 지점에 서 있다. 항암제 자체를 개선하는 연구뿐 아니라 약물 효과를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한 보조 전략이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Urolithin A는 그 보조 전략 중 과학적 근거를 확보하며 빠르게 부상하는 소재다.

물론 해결해야 할 문제는 남아 있다. 임상 대상자 규모가 크지 않아 항암치료 환자군에서의 효과를 단정할 수 없다. 효과 범위와 투약 단계 규명도 필요하다. 면역항암제 투여 전에 면역 회춘을 시행할 경우와 병행했을 때 어떤 차이가 발생하는지 평가해야 한다. 암세포 특성과 면역 상태에 따라 맞춤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장내 미생물 구성 문제는 이 분야에서도 변수다. Urolithin A 생성 능력이 낮은 사람은 보충제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 보충제 시장에서는 이미 Urolithin A 기반 항노화 제품이 유통되고 있지만 약물 병용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규제학적 검증이 필요하다. 미국 식품의약국과 유럽 의약품청은 항암치료 병용에 대해 안전성 근거가 충분히 확보될 때까지 조심스러운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화학적 합성과 발효 기반 기술이 동시에 개발되고 있으며 고순도 제조를 위한 품질 관리 표준화가 진행되고 있다. 제약 · 바이오 기업은 항암 치료 보조제로서의 인증 획득을 목표로 초기 데이터 확보에 집중한다. 시장조사기관은 Urolithin A 기반 항암 면역 보조 시장이 수년 내 독립된 산업군으로 분화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암 환자 지원 단체는 항암 부작용을 완화하는 지원 전략에도 기대를 건다. 항암 치료 과정에서 체력 저하 면역 감소 상태는 일상 기능 유지에 큰 장벽이 된다. Urolithin A가 근력 회복과 피로도 감소 효과를 보이는 기존 임상 결과는 암 치료 중 삶의 질 개선 가능성을 높인다. 환자 기능 유지가 치료 지속성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점도 의료진에게 중요한 고려 요소다.

면역 회춘 전략은 암 치료에서 예외적 접근이 아니라 필수 전략이 되어 가고 있다. 생물학자와 종양학자는 면역세포의 젊음이 결국 생존율을 결정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암 치료는 이제 인체 내부 전투력 강화 전략과 병행되는 시대를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