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④] 홍콩 시청자들이 선택한 K드라마의 힘, 장르 소비가 이끄는 안정적 시장 구조

법정 드라마와 여행·음식 예능의 지속적 강세, 홍콩 방송 시장에서 확인되는 한국 콘텐츠의 장르 경쟁력

2025-12-10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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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홍은희기자]11월 홍콩 방송 시장은 한국 드라마와 예능이 장르별 소비 구조를 형성하며 안정적 시청 기반을 구축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ViuTV와 TVB는 매일 편성표에 한국 콘텐츠를 배치하며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고, 시청자는 원하는 장르를 선택해 보는 방식으로 한국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 흐름은 한국 콘텐츠가 홍콩 방송 시장에서 단순한 유행을 넘어 구조적 수요를 확보한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법정 드라마와 여행·요리 예능이 집중적인 관심을 받으며 안정적인 장르 소비 패턴이 형성되고 있다.

11월 홍콩 ViuTV와 TVB 편성표에는 과거 시청률이 검증된 드라마부터 신작까지 한국 드라마가 고르게 자리 잡았다. 스카이캐슬, 부부의 세계, 힐러, 추노 등 다양한 유형의 작품이 혼합 편성되며 장르별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또한 최근 방영을 시작한 좋거나 나쁜 동재에 대한 시청자 관심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홍콩 내 법정 드라마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법정·수사 장르는 홍콩 방송 시장에서 오랫동안 강세를 보인 분야다. 그동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굿파트너 등 한국의 법정물은 홍콩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이러한 장르적 선호는 한국 신작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냈다.

좋거나 나쁜 동재는 비밀의 숲 시리즈의 스핀오프로 제작돼 기존 세계관의 확장성을 확보했다. 청주지검 검사 서동재가 재개발 비리와 여고생 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을 중심으로 서사가 전개된다. 권력 구조의 균열, 검찰 내부의 갈등, 사회적 부정의 실체를 다루는 서사는 홍콩 시청자층이 선호하는 소재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홍콩 시청자는 사회적 문제를 드라마 속 스토리로 풀어내는 구조에 높은 몰입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그동안 홍콩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한국 드라마들의 공통점 또한 사회 시스템과 개인적 갈등을 동시에 다루는 구조였다. 좋거나 나쁜 동재는 이러한 장르적 기대치를 충족하며 방송 초반부터 시청층을 확보했다.

이 작품의 주요 특징은 높은 완성도의 서사가 시청층을 끌어들이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화려한 연출이나 자극적 소재보다 인물 간 갈등의 면밀한 묘사, 수사 과정의 논리적 전개, 사회적 부정의 구조적 접근 등이 중심을 이루며 홍콩 시청자의 취향과 자연스럽게 맞물렸다. 홍콩 내에서는 법정·수사 드라마가 사회 현실에 대한 투영으로 읽히는 경우가 많아, 내러티브 중심 작품의 영향력은 더욱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특성은 한국 드라마가 홍콩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호응을 얻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능 분야에서는 요리·여행 결합 예능이 지속적인 경쟁력을 보여줬다. tvN의 백패커가 TVB에서 방영되며 시청자들의 높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백종원과 출연진이 각 지역의 환경에 맞춰 음식을 완성하는 과정은 한국의 지역성과 문화, 생활방식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포맷이다. 홍콩 시청층은 여행과 음식이 결합된 프로그램을 선호해 왔고, 지역별 고유한 정서를 담은 예능이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 백패커는 이러한 수요와 정확히 일치하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높은 시청 친화도를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백패커는 일상적 상황을 특별한 경험으로 전환하는 구조를 통해 홍콩 시청자층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서 제한된 도구로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은 한국의 요리문화뿐 아니라 출연진의 문제 해결 방식, 현장 상황의 긴장감까지 한꺼번에 전달해준다. 이러한 요소는 홍콩에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관전 포인트와 맞닿아 있다. 한국 예능이 단순한 스타 중심 모델을 넘어 포맷 자체의 힘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홍콩의 방송 편성 구조를 살펴보면, 한국 콘텐츠는 신작·구작·장르 작품이 고르게 분포된 안정적 편성을 보여준다. 이는 특정 작품의 유행에 의존하는 시장 구조가 아니라 장르별 수요에 기반한 구조적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의미다. 스핀오프나 시즌제 작품이 편성에 포함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비밀의 숲 세계관을 확장한 좋거나 나쁜 동재, 예능 포맷을 반복적으로 변주한 백패커 시리즈 등은 기존 IP에 대한 인지도를 활용하면서도 새로운 콘텐츠를 도입하는 효과를 만든다. 홍콩 방송 플랫폼 입장에서는 안정적 시청률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가 되고, 한국 제작사 입장에서는 기존 IP 가치를 해외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방식이 된다.

드라마와 예능의 수요가 견조한 이유는 장르별 소비 패턴이 이미 홍콩 시장에서 정착돼 있기 때문이다. 법정·수사 장르는 홍콩 사회의 현실적 문제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꾸준한 관심을 받는다. 한국 콘텐츠는 인물 중심 서사와 사건 전개의 논리적 구성이 장점으로 평가받아 홍콩 시청자의 신뢰를 얻어왔다. 예능의 경우 여행과 음식은 홍콩에서 가장 친숙한 장르 중 하나다. 한국 예능은 해당 장르의 형식을 한국적 문화 요소와 결합해 새롭게 해석해 현지 시청자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형태로 완성된다.

또한 ViuTV와 TVB가 한국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편성하는 이유는 단순한 인기 유행이 아니라 플랫폼 경쟁 전략과 직결돼 있다. 홍콩 방송 플랫폼은 중국 본토 콘텐츠, 홍콩 로컬 콘텐츠, 서구 콘텐츠 등 다양한 장르와 경쟁해야 한다. 이 가운데 한국 콘텐츠는 폭넓은 장르 구성과 높은 완성도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시청률을 확보할 수 있는 콘텐츠로 평가된다. 이는 플랫폼이 한국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편성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11월 방송 자료를 종합하면 한국 콘텐츠는 홍콩 방송 시장에서 단순한 외국 콘텐츠가 아니라 시장의 중요한 구성 요소로 자리 잡았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홍콩 시청자는 다양한 장르의 한국 드라마와 예능을 자연스럽게 선택하고, 플랫폼은 이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콘텐츠는 홍콩 문화 소비의 일상에 깊게 자리 잡고 있으며, 장르별 소비 흐름이 명확히 형성되면서 시장 전체가 구조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홍콩 방송 시장은 한국 콘텐츠의 장르 경쟁력이 실제 시청 행태와 편성 전략에서 확인되는 대표적 지역이다. 법정 드라마의 대중적 신뢰, 여행·요리 예능의 지속적 수요, IP 확장의 연속성 등은 한국 콘텐츠가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홍콩은 한국 드라마와 예능이 일상을 구성하는 요소로 자리 잡으며 콘텐츠 소비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 콘텐츠 산업이 해외 시장에서 지속적인 확장과 진화를 이어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