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트렌드⑥] 계열사 협업의 재정렬, 중앙그룹 포트폴리오 전략의 실제

JTBC 중심 통합 구도가 던지는 시너지와 한계

2026-01-07     박준식 기자
중앙그룹 사옥 견학에 참여한 어린이들과 안나경 JTBC 아나운서(가운데). /사진=중앙홀딩스, K trendy NEWS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준식기자]JTBC 전진배 총괄 체제는 JTBC 내부 구조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방송사업군을 총괄하는 위치는 자연스럽게 중앙그룹 계열사 전반과의 관계 설정으로 이어진다. 보도·콘텐트·디지털을 한 축으로 묶은 판단은, 그룹 차원의 자산 활용 방식과도 직결된다. 협업은 선택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로 이동했다.

중앙그룹은 뉴스, 방송, 제작, 엔터테인먼트, 공간·레저 등 다양한 사업군을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계열사 간 협업은 개별 프로젝트 단위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필요에 따라 연결됐고, 성과에 따라 유지됐다. 통합 총괄 체제는 이 방식에 변화를 준다. 협업을 이벤트가 아니라 상시 구조로 관리하려는 방향이다. 중심축은 JTBC다.

가장 직접적인 변화는 뉴스 자산의 활용 방식이다. 중앙일보와 JTBC가 축적해 온 방대한 취재 자료와 아카이브는 그동안 보도 영역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통합 구조에서는 이 자산이 콘텐트 기획과 제작 단계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 범죄, 사회, 산업 이슈를 다루는 드라마와 다큐멘터리, 시사형 콘텐츠는 대표적인 활용 영역이다. 이는 새로운 자산 창출이라기보다 기존 자산의 재배치에 가깝다.

제작 계열사와의 관계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제작은 독립성과 속도가 중요하지만, 통합 기준이 강화되면 기획 초기부터 검토 과정이 길어진다. 이는 제작 실패 가능성을 낮추는 대신, 시도 횟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계열 제작사는 안정성을 얻는 대신 자율성 일부를 내놓게 된다. 이 구조가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높일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안정과 민첩성 사이의 균형이 핵심 변수다.

정국, 스포티파이 또 5억 돌파, 5번째 글로벌 금자탑…BTS 솔로 최다 신기록 [종합]  사진=2025 10.21  이재(EJAE)는 JTBC 뉴스룸 인터뷰에서 “정국 씨, 꼭 컬래버(collaboration) 하고 싶다”고 공개 제안했다. 방송화면 갈무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디지털과 유통 영역에서도 협업 방식이 달라진다. 중앙일보의 텍스트 자산과 JTBC의 영상 자산을 결합하는 시도는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통합 총괄 체제에서는 이 결합이 전략 과제로 격상된다. 다만 단순한 묶음 상품이나 공동 프로모션만으로는 효과를 내기 어렵다. 독자가 체감할 수 있는 새로운 소비 방식이 제시되지 않으면 협업은 내부 효율에 머문다.

엔터테인먼트와 이벤트 사업과의 연결도 주목된다. 시상식, 공연, 문화 행사는 브랜드 신뢰와 직접 맞닿아 있다. 보도 중심 기준이 강화되면, 이벤트 역시 관리와 안정이 우선된다. 이는 운영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는 있지만, 화제성과 확장성에서는 제약이 따른다. 그룹 차원에서 IP를 활용한 수익 다각화를 추진할수록, 기준과 속도의 조율이 중요해진다.

공간·레저 사업과의 협업은 상대적으로 간접적이다. 다만 미디어 브랜드를 활용한 체험형 콘텐츠, 지역 연계 프로젝트 등에서는 JTBC의 신뢰 이미지가 활용될 여지가 있다. 이 경우에도 핵심은 규모가 아니라 방식이다. 대규모 확장보다는 선택적 결합이 현실적인 접근으로 보인다.

이 모든 협업의 전제는 책임 구조다. 통합 총괄 체제에서는 성과의 귀속이 분명해진다. 협업이 성공하면 중심축의 성과로 기록되고, 실패하면 같은 기준으로 평가받는다. 이는 계열사 간 책임을 분산시키는 기존 방식과 다르다. 효율은 높아질 수 있지만, 부담 역시 집중된다.

김풍표 시래기 요리, 이재명 피자 되다 ...국민의 밥상 흔든 한입  사진=2025 10.06  JTBC 추석특집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중앙그룹 차원에서 보면 이 구조는 포트폴리오 관리의 한 방식이다. 홍정도 부회장이 강조한 구조적 도약과 책임 경영은, 각 사업군이 독립적으로 성과를 증명하는 동시에 연결 구조에서도 효율을 내야 한다는 의미다. JTBC 중심 협업은 그 실험대 중 하나다.

다만 계열사 협업이 항상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준이 강해질수록 유연성은 줄어든다. 속도가 느려지고, 새로운 시도가 줄어들 수 있다. 협업이 의무가 되면 창의성은 위축된다. 통합 구조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선택과 조정의 여지가 함께 남아 있어야 한다.

전진배 총괄 체제에서 중앙그룹의 계열사 협업은 재정렬 단계에 들어섰다. 분산된 자산을 하나의 기준 아래 묶는 시도다. 이 구조가 시너지가 될지 부담이 될지는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다. 분명한 점은 하나다. 이제 중앙그룹의 협업은 개별 판단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로 다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