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트렌드②] 두 요원의 얼굴, 휴민트가 조인성과 박정민에서 시작된 이유

2026-01-14     김동희 기자
두 요원의 얼굴, 휴민트가 조인성과 박정민에서 시작된 이유. 사진=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김동희기자]휴민트의 서사는 두 인물에서 출발한다. 국정원 요원 조 과장과 북한 국가보위성 조장 박건이다. 류승완 감독은 제작보고회에서 “이 두 배우가 이 영화의 출발점이었다”고 말했다. 설정이나 사건보다 먼저 배우의 얼굴과 결이 떠올랐다는 설명이다. 휴민트는 그렇게 조인성과 박정민의 호흡 위에서 구조를 세운 작품이다.

조 과장을 연기한 조인성의 인물은 전형적인 첩보 영화 속 영웅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그는 제작보고회에서 이번 작품의 액션을 설명하며 “총을 쓸 수 없을 때, 그 총을 활용해서 하는 장면들이 있다”고 말했다. 쏘는 행위보다 살아남는 선택이 먼저 오는 순간들이다. 총은 무기가 아니라 버텨내기 위한 도구로 쓰인다. 액션이 인물의 성격을 설명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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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과 류승완 감독의 협업은 이번이 세 번째다. 현장에서는 이미 서로의 리듬을 잘 아는 사이였다. 조인성은 촬영 과정을 돌아보며 “배우들 각자 알게 모르게 맡게 되는 역할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연기를 수행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장면이 어떻게 보일지를 함께 고민하는 위치에 있었다. 모니터를 보며 의견을 나누고, 완성도를 함께 점검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박정민이 맡은 박건은 또 다른 방향에서 긴장을 만든다. 냉철하고 기민한 북한 국가보위성 조장이지만, 이 인물은 감정의 균열을 품고 있다. 제작보고회에서 박정민은 박건이라는 인물을 두고 “감정적인 균열이 생긴 이후, 액션의 성질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감정이 먼저 흔들리고, 그 다음에 몸의 반응이 바뀐다. 휴민트에서 액션은 감정의 결과로 배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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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은 조 과장과의 관계에서도 단순한 적대에 머물지 않는다. 박정민은 두 인물의 관계를 설명하며 “브로맨스라고 해도 된다”고 말했다. 협력과 대립, 경계와 이해가 상황에 따라 교차하는 구조다. 남과 북이라는 구분은 분명하지만, 인물의 선택은 그보다 복잡한 결을 가진다. 휴민트가 이념보다 관계에 무게를 두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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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의 외형 변화 역시 인물 구축과 맞닿아 있다. 그는 촬영 기간 동안 러닝을 중심으로 체중을 관리했고, “일하기 전에 운동을 하고 가는 루틴”을 처음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감량을 넘어, 인물의 호흡과 움직임을 바꾸는 과정이었다. 류승완 감독은 이전 작품에서 이어진 체중 변화의 맥락을 짚으며, 이번 영화에서 박정민의 인상이 확연히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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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과 박정민의 공통점은 액션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는 점이다. 두 배우 모두 액션을 캐릭터 설명의 수단으로 사용한다. 조 과장은 판단의 연장선에서 몸을 쓰고, 박건은 감정의 균열 이후에야 움직인다. 휴민트의 액션은 빠르고 거칠지만, 그보다 먼저 인물의 상태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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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 감독이 말한 ‘출발점’은 결국 이 지점에 있다. 조인성과 박정민이라는 두 얼굴이 만들어내는 긴장의 결. 휴민트는 그 결을 따라 이야기를 확장해 나간다. 첩보와 액션은 그 위에 얹힌 구조물에 가깝다. 두 인물이 선택하는 방식의 차이가, 영화 전체의 긴장을 끌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