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여는 대운 ③] 도심 속 ‘영혼의 마구간’... 뤄니갤러리가 빚어낸 사유와 안식의 미학

강북의 전통과 강남의 현대성을 잇는 예술 가교… 일상을 예술로 바꾸는 뤄니갤러리의 진정성

2026-01-28     임민정 기자
홍형표 작가의 '홍마미복'전이 펼쳐지는 무대이자, 그 자체로 하나의 완성된 예술적 담론을 지향하는 ‘뤄니갤러리’의 공간 철학을 집중 조명해 본다. /사진=뤄니갤러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민정기자] 2026년 병오년(丙午年), 적토마의 기세로 세상을 향해 질주하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역설적이게도 ‘멈춤’의 공간이다. 질주의 시대가 강요하는 피로감을 걷어내고 사유의 근력을 회복하는 곳. 홍형표 작가의 '홍마미복'전이 펼쳐지는 무대이자, 그 자체로 하나의 완성된 예술적 담론을 지향하는 ‘뤄니갤러리’의 공간 철학을 집중 조명해 본다.

전통의 숨결과 현대적 감각의 공존, 중구와 서초를 잇다

뤄니갤러리는 세월의 궤적이 겹겹이 쌓인 구도심의 서사와 현대적 감각이 응축된 도심의 활기를 동시에 품으며, 예술과 대중이 조우하는 접점을 유연하게 넓혀왔다. 고즈넉한 정취가 머무는 공간에서 시작된 여정은 ‘예술의 일상화’라는 화두를 던지며, 예술적 영감이 삶의 대화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문턱 낮은 문화를 일궈냈다. 반면, 미적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세심하게 설계된 또 다른 공간은 작품이 건네는 조용한 질문에 온전히 침잠할 수 있는 밀도 높은 몰입의 환경을 선사한다.

이렇듯 서로 다른 온도를 지닌 두 개의 무대 위에서 홍형표 작가의 전시는 장소의 기운에 따라 각기 다른 호흡으로 관람객에게 말을 건넨다. 예스러운 정취 속에서는 ‘고봉밥’에 서린 지극한 정(情)이 한층 깊은 울림으로 다가오고, 정제된 현대적 공간에서는 ‘호박’ 연작이 뿜어내는 조형적 긴장감과 도약의 에너지가 더욱 선명하게 각인된다.

지난  VIP 오프닝에서 선보인 해금 연주자 윤지우의 공연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보는 전시에서 ‘느끼는 경험’으로... 오감을 깨우는 문화 콘텐츠

뤄니갤러리가 지향하는 예술은 단순한 평면의 감상에 머물지 않는다. 지난  VIP 오프닝에서 선보인 해금 연주자 윤지우의 공연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전통 악기의 깊은 울림이 갤러리 벽면을 채우고, 홍형표 작가의 작품들이 뿜어내는 색채와 어우러질 때 관람객은 비로소 예술이 선사하는 ‘완전한 안식’을 경험한다.

박선아 관장은 “작품은 작가의 시간과 사유, 혼이 담긴 결정체”라며, “갤러리 또한 하나의 작품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공간을 구성하고, 예술이 관람객의 삶 속에 오래 머무를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한다”고 밝혔다. 이는 뤄니갤러리가 단순한 전시장을 넘어, 내면을 들여다보는 ‘예술적 안식처’로 자리매김하게 된 원동력이다.

전시 측은 “작품이 빛날 수 있도록 꽃과 화환은 마음으로만 받겠다”는 공지를 통해, 오로지 작가의 예술 세계와 관람객의 소통에 집중하는 클린 전시 문화를 제안했다. 

‘클린 전시’ 문화와 나눔... 2026년이 요구하는 갤러리의 품격

이번 전시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뤄니갤러리가 지향하는 ‘문화적 매너’다. 전시 측은 “작품이 빛날 수 있도록 꽃과 화환은 마음으로만 받겠다”는 공지를 통해, 오로지 작가의 예술 세계와 관람객의 소통에 집중하는 클린 전시 문화를 제안했다. 화려한 외식(外飾)보다는 내실을 기하겠다는 작가의 ‘고봉밥 철학’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예술이 건네는 다정한 안부는 뤄니갤러리를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사람과 사람, 작품과 마음이 교차하는 ‘정(情)의 공동체’로 확장한다. 파편화된 개인이 파동처럼 밀려오는 2026년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뤄니갤러리는 예술을 매개로 한 선한 울림이 우리 사회의 메마른 감성을 어떻게 치유하고 연결할 수 있는지를 묵묵히 증명해 보이고 있다.

 

사진=홍형표 作 인생의 관계성/53.0X72.7cm(20호) Mixed-media on canvas 2025.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붉은 말이 머무는 쉼표, 그곳에 대운이 깃든다

홍형표 작가의 '홍마미복' 전시는 오는 2월 21일까지 계속된다. 뤄니갤러리가 정성스레 마련한 이 공간은, 새해의 대운을 맞이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영혼의 마구간’이 되어줄 것이다.

치열하게 달려온 일상에서 잠시 내려와 고봉밥이 주는 정을 느끼고, 굴곡진 호박이 전하는 응원에 귀를 기울여보자. 예술이 건네는 조용한 위로 속에서 각자의 속도로 쉬어갈 때, 2026년의 진정한 번영과 성공은 비로소 우리 곁에 꽃을 피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