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문상민, 스크린 데뷔작 '파반느'로 정점 찍나... "25살 나의 공허함 담았다"
-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 제작보고회 성황리 개최 - 드라마 '웨딩 임파서블' 이어 넷플릭스 상륙... 거친 청춘 '경록'으로 연기 변신 - 이종필 감독과 매일 새벽 6시 독대하며 빚어낸 무표정의 미학
[KtN 김동희기자]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대세 배우' 문상민이 이번에는 전 세계 190여 개국 시청자들을 향해 청춘의 가장 쓸쓸하고도 찬란한 얼굴을 내민다. 2월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파반느' 제작보고회 현장은 문상민의 스크린 데뷔를 향한 뜨거운 취재 열기로 가득했다.
이날 현장에는 연출을 맡은 이종필 감독과 배우 고아성, 변요한 그리고 문상민이 참석했다. 그레이 수트를 입고 훤칠한 자태로 등장한 문상민은 긴장된 속에서도 "첫 영화에 대한 의미가 굉장히 크다"며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영화 '파반느'는 박민규 작가의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원작으로, 상처를 가진 세 청춘이 서로의 빛이 되어가는 과정을 담은 청춘 멜로다. 극 중 문상민은 무용수를 꿈꿨으나 현실의 벽에 부딪혀 백화점 주차요원으로 살아가는 청년 '경록' 역을 맡았다.
문상민은 캐릭터와의 첫 만남을 회상하며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25, 26살의 나를 보는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열심히 생활하고 있지만 속은 허한 느낌이 있었는데, 경록의 대사 말투가 실제 나와 비슷해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특히 경록을 '숫자 0'으로 정의하며, 아무 감정도 없던 인물이 미정(고아성 분)과 요한(변요한 분)을 만나며 숫자가 채워지고 삶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문상민의 이번 연기 변신 뒤에는 치열한 준비 과정이 있었다. 이종필 감독은 문상민을 캐스팅한 후, 본격적인 촬영 전부터 매일 아침 6시에 그를 불러 '새벽 독대'를 진행했다는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문상민은 "감독님과 매일 아침 6시마다 만나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대본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그는 단순히 대사를 외우는 것을 넘어, 경록의 특징인 '공허한 무표정'을 찾기 위해 거울을 보며 연구하고 포착된 표정을 감독에게 찍어 보내는 등 집요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종필 감독은 "조건이 아닌 진심으로 사람을 좋아하는 경록의 마음을 문상민이라는 배우가 가진 특유의 솔직함으로 완벽하게 메워줬다"며 그의 진정성에 찬사를 보냈다.
제작보고회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에피소드 중 하나는 변요한과의 관계였다. 극 중 '아미고(Amigo, 친구)'로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현장에서 키스신 비하인드를 공개해 장내를 술렁이게 했다. 문상민은 "요한이 형이 찍기 전에 '상민아, 한 번 세게 할게'라고 귓속말을 해주셔서 용기 내어 한 번에 끝낼 수 있었다"고 밝혀 화기애애한 팀워크를 짐작하게 했다.
현재 KBS 2TV드라마 '은애로 도적님아'의 성공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문상민은 "드라마 속 정돈된 모습과는 다른, 거칠고 정돈되지 않은 '경록'의 얼굴을 통해 '이 친구가 그 친구였어?'라는 반응을 얻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랑은 산소 같은 것"이라 정의하며, 이번 작품을 통해 스스로의 나약한 내면까지 마주했다는 문상민. 그는 제작보고회 마지막 순서로 캐릭터 '경록'에게 쓴 편지를 낭독하며 "너 덕분에 몰랐던 나의 모습을 꺼낼 수 있었다"며 울먹여 현장을 뭉클하게 만들기도 했다.
대중이 사랑하는 로맨틱 코미디 속 남주인공의 자태를 잠시 내려놓고, 백화점 지하 어둠 속에서 빛을 향해 나아가는 청춘으로 돌아온 문상민의 연기 도약은 오는 2월 20일 넷플릭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안방극장의 루키에서 스크린의 주역으로 발돋움하는 문상민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특히 원작의 무게감을 이종필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과 문상민의 풋풋한 진정성이 어떻게 상쇄했을지가 흥행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