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keSKIMS③] 사틴 다음은 메쉬였다, 나이키스킴스가 에어 리프트를 다시 파는 방식

순서를 나눠 화제를 이어 갔고, 표면과 색은 더 단순하게 정리했다

2026-03-31     박인경 기자
NikeSKIMS Spring 2026 Collection Returns With a Revamped Air Rift. 사진=John Manuel Gomez, Marco Soriano,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인경기자]나이키스킴스의 에어 리프트는 신발 한 켤레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상품이다. 같은 형태를 두고도 먼저 사틴을 내놓고, 뒤이어 메쉬를 붙였다. 한 번에 전부 내놓기보다 소재를 달리해 두 차례 이야기를 만든 셈이다. 갈라진 앞코와 발등 스트랩, 낮은 바닥은 그대로 두고, 표면과 계절감을 나눠 시장에 풀었다. 이번 협업의 판매 방식은 그 순서에서 먼저 드러난다.

먼저 나온 것은 사틴 버전이었다. 사틴은 표면의 광택이 강하다. 같은 에어 리프트라도 빛을 받으면 전혀 다른 신발처럼 보인다. 갈라진 앞코와 스트랩 구조는 그대로인데, 표면이 매끈하게 번들거리면 운동화보다 장식성이 먼저 선다. 스킴스가 처음 내세운 쪽도 바로 그 자리였다. 에어 리프트를 기능에서 출발한 신발로 다시 설명하기보다, 얇고 낯선 앞코를 가진 패션 상품으로 먼저 세웠다.

그 다음에 붙은 것이 메쉬였다. 메쉬는 사틴과 결이 다르다. 광택 대신 계절이 앞에 선다. 발등과 앞부분을 얇게 열어 두고 공기가 드나들 자리를 남긴다. 사틴이 차림을 꾸미는 쪽에 가까웠다면, 메쉬는 실제로 신을 명분을 더 붙인다. 봄부터 초여름까지 이어 신기에는 사틴보다 부담이 덜하다. 한 번 나온 에어 리프트를 소재만 바꿔 다시 꺼낸 것이 아니라, 신는 계절과 옷차림까지 나눠 다시 배치한 방식이다.

이런 순서는 협업 상품에서 자주 쓰인다. 한 번 크게 알리고 끝내는 것보다, 서로 다른 표면을 나눠 내놓으면 화제도 길게 간다. 먼저 나온 제품이 신발의 성격을 정하고, 뒤이어 나온 제품이 쓰임을 넓힌다. 나이키스킴스의 에어 리프트도 그 흐름 안에 있다. 사틴이 앞코와 스트랩, 낮은 바닥의 낯선 모양을 패션 쪽으로 먼저 끌어당겼다면, 메쉬는 그 형태를 더 가볍고 쉽게 신는 자리로 옮겼다.

디자인도 같은 방향으로 정리됐다. 에어 리프트는 원래 앞코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눈에 띄는 신발이다. 여기에 장식을 더 많이 얹으면 형태가 과해질 수 있다. 나이키스킴스는 그 반대로 갔다. 앞코를 더 벌리거나 스트랩을 여러 겹으로 늘리지 않았다. 대신 표면을 정리하고 색을 낮췄다. 복잡한 장식보다 갈라진 앞코와 발등 스트랩 자체가 전면에 남도록 했다. 스킴스 협업에서 눈에 띄는 것은 무엇을 더했느냐보다 무엇을 덜어냈느냐에 가깝다.

스트랩 처리도 그런 예다. 발등을 가로지르는 한 줄 스트랩은 에어 리프트의 오래된 특징이다. 이번 협업은 그 선을 더 복잡하게 만들지 않았다. 얇고 단순한 선 하나를 남겨 신발 전체 모양을 정리했다. 덕분에 갈라진 앞코와 낮은 바닥, 드러난 발등이 한 번에 묶인다. 신발을 설명하는 요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형태가 또렷하게 남는다.

색도 마찬가지다. 블랙, 본, 벨벳 브라운은 모두 목소리가 크지 않은 색이다. 형광색이나 강한 배색처럼 운동화의 속도를 끌어올리는 색이 아니다. 갈라진 앞코라는 강한 형태 위에 차분한 색을 얹어 신발 전체를 눌렀다. 본은 발레 플랫과 토슈즈를 떠올리게 하고, 벨벳 브라운은 스킴스가 자주 써 온 색과 맞닿아 있다. 블랙은 가장 무난한 쪽으로 기운다. 세 색 모두 형태를 더 날카롭게 세우기보다, 옷차림 안에 넣기 쉽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포장도 같은 흐름 안에 있다. 브라운 톤의 상자와 파우치, 정리된 로고, 신발과 맞춘 색 조합은 운동화 한 켤레를 생활 제품처럼 다루게 만든다. 협업 상품에서 포장은 덤이 아니다. 꺼내는 순간까지 상품의 일부가 된다. 신발을 사고, 열고, 꺼내고, 찍고, 올리는 과정까지 한 묶음으로 설계해야 화제가 길어진다. 나이키스킴스는 이 점을 잘 안다. 상자 안에서 끝나는 운동화가 아니라, 상자를 여는 순간부터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운동화로 방향을 잡았다.

에어 리프트의 갈라진 앞코도 이번 협업에서는 약점보다 특징으로 더 강하게 쓰인다. 이 형태는 원래 호불호가 분명하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낯설고, 이미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대체하기 어려운 모양이다. 패션 시장에서는 이런 신발이 오히려 유리할 때가 있다. 무난한 운동화는 빠르게 팔릴 수 있지만, 오래 기억되기는 어렵다. 반대로 에어 리프트는 앞코 하나만으로도 이야깃거리가 된다. 좋아하든 싫어하든 한 번 더 말하게 만든다. 협업 상품에서 이런 모양은 광고 문구보다 더 오래 남는다.

타깃도 분명하다. 모두에게 잘 맞는 운동화보다는, 자기 취향이 분명한 사람에게 먼저 팔리는 구조다. 발레 플랫과 메리제인, 타비 슈즈, 바닥이 낮은 신발을 함께 보는 소비자에게는 에어 리프트도 같은 줄 위에 놓인다. 갈라진 앞코가 낯선 장벽이 아니라, 오히려 찾던 모양이 될 수 있다. 나이키스킴스는 이 취향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대중적인 운동화로 넓게 퍼뜨리기보다, 모양이 분명한 신발을 좋아하는 쪽으로 먼저 밀어 넣었다.

그렇다고 디자인이 과장된 쪽으로 흐르지는 않았다. 리본을 더하거나 금속 장식을 붙이거나, 협업 로고를 크게 드러내는 식으로 가지 않았다. 갈라진 앞코와 스트랩, 낮은 바닥이라는 오래된 구조를 두고 표면과 색만 손봤다. 그래서 이 신발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 운동화 같기도 하고, 샌들 같기도 하며, 얇은 봄 신발 같기도 하다. 에어 리프트가 원래 갖고 있던 중간 자리를 이번 협업은 더 또렷하게 밀어 올렸다.

결국 이번 협업의 강점은 복잡한 설명보다 순서와 정리에 있다. 사틴을 먼저 내놓고, 메쉬를 뒤에 붙였다. 앞코는 그대로 두고, 표면은 달리했다. 색은 낮췄고, 장식은 줄였다. 포장은 생활 제품 쪽으로 옮겼다. 이런 선택이 한 방향으로 맞물리면서 에어 리프트는 다시 팔릴 자리를 얻었다. 나이키스킴스가 판 것은 단순한 신발 한 켤레가 아니다. 오래된 형태 하나를 두고, 소재와 색, 포장과 순서를 다시 짜 낸 협업 상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