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keSKIMS④] 2026년 봄, 왜 사람들은 갈라진 앞코 신발을 다시 고르나

오래된 모델을 다시 꺼내고, 불편보다 취향을 앞세우는 요즘 소비의 흐름

2026-04-01     박인경 기자
NikeSKIMS Spring 2026 Collection Returns With a Revamped Air Rift. 사진=John Manuel Gomez, Marco Soriano,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인경기자]나이키스킴스 에어 리프트가 2026년 봄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오래된 모델이라는 이력, 스킴스의 이름, 차분한 색, 순차 출시 같은 조건도 작용했지만, 그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지금 소비가 움직이는 방향이다. 요즘 시장에서는 새것이라서 팔리는 물건보다, 오래된 것을 지금 감각에 맞게 다시 묶은 상품이 더 빨리 반응을 얻는다. 에어 리프트는 그 흐름 위에 올라탄 사례다.

에어 리프트는 1996년 나온 신발이다. 갈라진 앞코와 발등 스트랩, 낮은 바닥은 당시에도 낯설었고 지금도 쉽게 무난하다고 말할 수 있는 형태는 아니다. 그런데 2026년 봄 시장에서는 바로 그 낯섦이 약점으로만 남지 않는다. 비슷비슷한 운동화가 넘치는 시장에서 한눈에 구별되는 모양은 오히려 힘이 된다. 오래된 모델을 그대로 복원한 것이 아니라, 지금 옷차림 안으로 다시 밀어 넣었다는 점도 중요하다. 스킴스는 여기에 메쉬와 차분한 색을 얹었고, 에어 리프트는 과거의 운동화가 아니라 지금의 패션 상품으로 다시 자리를 얻었다.

요즘 소비자는 과거의 물건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데는 쉽게 반응하지 않는다. 대신 익숙한 모델을 지금 감각으로 다시 손본 상품에는 빠르게 움직인다. 복각이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하고, 옷장 안에 들어올 이유가 하나 더 있어야 한다. 나이키스킴스 에어 리프트는 바로 그 한 가지를 만들었다. 갈라진 앞코와 낮은 바닥은 남겨 두고, 표면과 색, 포장과 판매 방식을 바꿨다. 오래된 모델을 다시 파는 것이 아니라, 오래된 형태를 새 차림에 맞춰 다시 꺼냈다.

불편을 감수하는 소비가 늘어난 점도 빼놓기 어렵다. 에어 리프트는 여전히 갈라진 앞코 때문에 일반 양말과 잘 맞지 않는다. 타비 양말을 따로 준비해야 하고, 맨발로 신으면 땀과 마찰 문제를 피하기 어렵다. 메쉬는 바람이 잘 통하지만 밝은 색일수록 오염에도 약하다. 최신 러닝화처럼 푹신한 쿠션을 기대할 수 있는 신발도 아니다. 그런데도 이 신발은 팔린다. 편한 신발은 이미 많기 때문이다. 그 많은 편한 신발 사이에서 굳이 이 신발을 고르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발끝의 모양 하나만으로 차림 전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2026년 봄 시장에서는 이런 선택이 낯설지 않다. 발레 플랫과 메리제인, 타비 슈즈, 바닥이 낮은 운동화가 한 계절 안에서 함께 움직인다. 공통점은 분명하다. 두툼한 밑창과 과장된 부피보다 낮고 얇은 형태, 발등이 드러나는 선, 발끝의 모양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신발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는 점이다. 에어 리프트는 원래부터 그 자리에 가까운 모델이었다. 다만 예전에는 너무 낯설었고, 지금은 그 낯섦이 오히려 취향으로 받아들여진다.

소비 방식도 달라졌다. 큰돈을 쓰는 일에는 더 조심스러워졌지만, 취향을 드러내는 소비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값비싼 가방이나 눈에 띄는 로고 대신, 상대적으로 손이 닿는 협업 신발이나 한정 상품으로 자기 차림을 정리하는 쪽으로 움직인다. 나이키스킴스 에어 리프트는 그 자리에 놓인다. 아주 저렴한 신발은 아니지만, 명품처럼 부담스럽지도 않다. 대신 오래된 모델, 협업 이름, 계절감 있는 색, 손이 가는 포장 같은 요소가 붙으면서 평범한 운동화보다 한 단계 다른 상품으로 받아들여진다.

스킴스가 이 흐름에 잘 맞는 이유도 분명하다. 스킴스는 원래 몸에 붙는 옷, 생활복, 차분한 색, 정리된 표면으로 시장을 넓혀 온 브랜드다. 이런 브랜드가 에어 리프트를 만났을 때 가장 먼저 바꾼 것은 구조가 아니라 겉면이었다. 발등과 앞부분에 메쉬를 넓게 대고, 블랙과 본, 벨벳 브라운 같은 색을 얹었다. 갈라진 앞코는 그대로 두면서도 신발의 인상은 훨씬 부드러워졌다. 낯선 모양을 지우지 않은 채 차림 안으로 들이는 방식이다.

이 협업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모두를 만족시키려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에어 리프트는 처음부터 취향이 갈리는 신발이었다. 이번 협업도 그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오히려 갈라진 앞코를 그대로 앞세웠다. 이런 상품은 넓게 퍼지기보다 먼저 진하게 반응하는 소비층을 만든다. 남들과 비슷한 운동화보다 모양이 분명한 신발을 고르는 사람들, 차림의 완성도를 위해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는 사람들, 오래된 모델이라도 지금 다시 입을 수 있으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사람들에게 먼저 닿는다. 지금 패션 시장에서 힘을 갖는 상품도 대체로 이런 순서로 퍼진다.

포장과 출시 방식도 같은 흐름 안에 있다. 상자와 파우치, 신발을 한 톤 안에서 정리하고, 사틴과 메쉬를 나눠 내놓은 방식은 상품을 한 번에 소비하고 잊히게 두지 않는다. 먼저 본 사람, 먼저 산 사람, 다음 버전을 기다린 사람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상품에 다시 접속한다. 지금 협업 상품은 매장에 걸린 채 팔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상자를 열고, 사진을 찍고, 차림을 맞추고, 다시 이야기되는 과정까지 길게 이어져야 한다. 에어 리프트처럼 모양이 강한 신발은 그 흐름에 더 잘 들어맞는다.

결국 나이키스킴스 에어 리프트가 보여준 것은 거창한 유행 이론보다 더 단순한 사실에 가깝다. 사람들은 더 이상 새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오래된 것이라도 지금 입을 수 있고, 지금 신을 수 있고, 지금 차림 안에서 새롭게 보이면 다시 돈을 쓴다. 편하기만 한 물건보다 취향을 또렷하게 남기는 물건에 더 오래 시선이 머무르기도 한다. 갈라진 앞코, 낮은 바닥, 차분한 색, 메쉬 표면은 그 조건을 모두 갖췄다.

나이키는 오래된 모델을 다시 꺼냈고, 스킴스는 그 모델을 지금 차림 안에 들여놓았다. 그 결과 에어 리프트는 복고 상품으로 머물지 않았다. 옛 신발을 다시 파는 일이 아니라, 오래된 형태를 지금 소비가 반응하는 방식으로 다시 묶는 일이 됐다. 2026년 봄 에어 리프트가 다시 팔리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불편은 남아 있고, 호불호도 여전하다. 그런데도 손이 가는 사람은 분명하다. 요즘 시장에서는 그런 상품이 더 오래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