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며 느끼는 평화…'DMZ 평화의 길' 12개 테마노선, 4월 17일 전면 개방

DMZ 평화의 길, 12개 노선 4월 17일 전면 개방

2026-04-01     임우경 기자
비무장지대(DMZ) 접경지역을 생태·역사·안보 자원과 연결한 '디엠지(DMZ) 평화의 길' 테마노선 12개가 오는 4월 17일부터 11월 30일까지 전면 개방된다. /사진=K trendy NEWS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기자] 비무장지대(DMZ) 접경지역을 생태·역사·안보 자원과 연결한 '디엠지(DMZ) 평화의 길' 테마노선 12개가 오는 4월 17일부터 11월 30일까지 전면 개방된다. 혹서기인 7월과 8월은 운영을 중단하며, 4월 1일부터 공식 누리집과 모바일 앱을 통해 사전 예약 접수가 시작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인천광역시(강화), 경기도(김포·고양·파주·연천), 강원특별자치도(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등 DMZ 접경 10개 시·군에 조성된 테마노선을 4월 17일(금)부터 운영한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인천·경기·강원 접경 10개 지역, 12개 노선 동시 운영

문화체육관광부는 인천광역시(강화), 경기도(김포·고양·파주·연천), 강원특별자치도(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등 DMZ 접경 10개 시·군에 조성된 테마노선을 4월 17일(금)부터 운영한다고 밝혔다.

'DMZ 평화의 길' 테마노선은 2019년 처음 조성됐다. 비무장지대 인근의 야생 동식물 보호와 참가자 안전을 고려해 운영되며, 군부대 협조로 철책 인근을 직접 걸을 수 있는 구간이 포함돼 여타 국내 트레킹 코스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체험을 제공한다. 지역 주민 등으로 구성된 전문 해설사와 안내요원이 동행해 각 장소에 얽힌 역사와 생태적 의미를 현장에서 직접 전달한다.

참가비는 1인당 1만 원이며, 본인 인증 및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대한민국 국민만 참가 가능하다. 예약은 선착순으로 진행되며 최소 운영인원은 4인이다.

김포 한강하구-애기봉 코스와 고양 장항습지 생태 코스는 회당 참가인원이 기존 20명에서 40명으로 확대됐고, 강화 평화전망대 코스도 20명에서 30명으로 늘었다.  /사진=gimpo_official 인스타그램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올해 달라진 것…참가인원·운영일 확대

올해는 관계 부처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일부 코스의 회당 참가인원과 운영일이 눈에 띄게 늘었다.

김포 한강하구-애기봉 코스와 고양 장항습지 생태 코스는 회당 참가인원이 기존 20명에서 40명으로 확대됐고, 강화 평화전망대 코스도 20명에서 30명으로 늘었다. 화천 백암산 비목 코스 역시 20명에서 40명으로 확대됐다. 파주 임진각-도라산 코스는 평일 오전·오후 2회 운영 체계가 강화돼 더 많은 참가자에게 문이 열렸다.

운영 참여 부처도 다각화됐다. 문체부가 전체 운영 총괄 및 홍보를 맡고, 통일부는 비무장지대의 평화적 이용, 국방부는 방문객 안전 및 군사·안보 협력, 행정안전부는 접경지역 발전계획 운영 및 지원,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생태조사 협력, 한국관광공사는 온라인 운영 및 홍보마케팅을 담당하는 6개 부처 협업 구조다.

파주 임진각-도라산 코스는 생태탐방로와 통일대교를 도보로 이동한 뒤 도라전망대와 도라산평화공원을 둘러보거나, 제3땅굴과 도라산역, 남북출입사무소를 경유하는 두 가지 루트로 운영된다. /사진=K trendy NEWS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노선별 하이라이트

12개 코스는 각 지역의 특색 있는 자원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파주 임진각-도라산 코스는 생태탐방로와 통일대교를 도보로 이동한 뒤 도라전망대와 도라산평화공원을 둘러보거나, 제3땅굴과 도라산역, 남북출입사무소를 경유하는 두 가지 루트로 운영된다. 화천 백암산 비목 코스는 케이블카(편도 2.1km)를 이용해 생태관찰학습원과 평화의댐을 방문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고성 통일전망대 코스는 해안전망대와 통일터널을 거쳐 남방한계선 구간을 도보(왕복 3.6km)로 걷는 코스와, 금강산전망대까지 차량으로 이동하는 코스 두 가지로 나뉜다.

신청은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DMZ 평화의 길'과 걷기여행 앱 '두루누비'를 통해 온라인 사전 예약만 가능하다. 신청 후 당일 참가비를 입금하면 다음날 오전 중 선정 통보가 이뤄지며, 참가일 7일 전 최종 확정, 1일 전 안내 문자가 발송된다.

'DMZ 평화의 길'은 분단이라는 한국의 특수한 역사·지리적 조건을 관광 자원으로 전환한 사례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냉전의 흔적이 살아있는 공간을 걷는다는 체험적 가치는 어떤 인공 관광 시설로도 대체하기 어렵다. 정부가 이 노선을 "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보적인 평화·생태체험 관광자원"으로 규정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DMZ 평화의 길은 한국만이 제공할 수 있는 독보적 관광 콘텐츠라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높다.  /사진=K trendy NEWS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올해 확대 운영은 몇 가지 의미 있는 변화를 담고 있다. 우선 회당 참가인원 확대는 수요 대비 공급 부족이라는 고질적 문제를 완화하는 조치다. 예약 오픈과 동시에 마감되는 일부 인기 코스의 경쟁률을 감안하면, 정원 확대가 실질적인 접근성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6개 부처 공동 운영 체계도 주목할 만하다. 군사 보호구역과 생태 민감 지역이 겹치는 접경지대 특성상, 단일 부처가 독자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다. 다부처 협력 모델이 안착되면 향후 노선 확장이나 외국인 개방 논의에서도 의사결정 경로가 보다 원활해질 수 있다.

한 가지 과제를 꼽자면 온라인 예약 단일 채널 운영이다. 선착순 온라인 방식은 정보 접근성이 낮은 고령층이나 디지털 취약계층에게 실질적 참여 장벽이 된다. 전화 예약이나 오프라인 접수 창구를 병행하는 보완책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 또한 현재 내국인으로 한정된 참가 자격은 중장기적으로 외국인 특수 목적 여행(SIT) 상품으로 확장할 경우, 한국 관광의 차별화 카드로 강력히 작동할 수 있다는 점도 정책적으로 주목할 대목이다.

정부는 이번 개방을 통해 DMZ 접경지역을 세계적인 평화관광의 상징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콘텐츠의 고유성은 이미 충분하다. 이제는 더 많은 사람이 더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운영 인프라를 고도화하는 것이 다음 단계의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