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인사이트①] 동행축제, 왜 지금 다시 할인인가
중동발 불확실성 속 다시 꺼낸 소비 촉진 카드 200개 유통채널·3만3000여 업체 참여…지역축제까지 엮었지만 체감 혜택과 실효성은 따로 가려야
[KtN 전성진기자]4월 동행축제가 시작됐다. 기간은 11일부터 5월 10일까지 한 달이다. 이번 행사에는 200개 온·오프라인 유통채널과 3만3000여 중소기업·소상공인이 참여한다. 정부는 이를 중동 전쟁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에 선제 대응하고 민생경제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로 설명했다. 2020년부터 이어온 소비 촉진 캠페인을 다시 전면에 세운 셈이다.
겉으로 보면 익숙한 대형 할인 행사다. 온라인에서는 카카오, G마켓 등 93개 플랫폼이 K-뷰티·패션·식품 등을 최대 40% 할인 판매한다. 네이버는 ‘동행300 기획전’을 통해 최대 70% 할인 혜택을 내걸었다. 홈쇼핑 업계도 푸드·생활·패션 상품 할인과 함께 적립금 지급, 경품 이벤트를 진행한다. 오프라인에서도 하나로마트, 이마트, 백화점 등 107개 유통채널이 최대 60%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의류와 주방용품 일부는 최대 90% 할인 문구까지 전면에 세웠다. 전국 1200개 하나로마트는 4월 23일부터 5월 6일까지 농·축·수산 가공품을 최대 60% 할인하고, 이마트 춘천점과 대구월배점, 천안서북점, 롯데백화점 잠실점, NC백화점 강서점에서는 소상공인 참여 판매전과 할인행사가 이어진다.
이번 동행축제의 특징은 할인 폭만 키운 데 있지 않다. 할인 방식이 여러 겹으로 짜였다. 플랫폼 할인과 오프라인 판매전에 더해 디지털온누리상품권, 카드 청구할인, 경품, 캐시백, 영수증 인증 이벤트가 함께 붙었다. 디지털온누리상품권 할인율은 5월 1일부터 5일까지 기존 7%에서 10%로 한시 상향된다. 카드 혜택도 별도로 들어간다. 9개 카드사를 통해 백년가게에서 3만 원 이상 결제하면 10% 청구할인을 제공하고, 10만 원 이상 결제 고객에게는 온누리상품권 경품 추첨을 진행한다. 온누리카드 1만 원 이상 이용자에게는 5000원 캐시백도 제공한다. 같은 행사 안에서 할인과 결제 혜택, 상품권 혜택이 겹쳐 작동하는 구조다. 겉으로는 ‘최대 몇 퍼센트’ 할인 행사처럼 보이지만, 실제 설계는 최종 결제금액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에 더 가까워 보인다.
지역 연계도 이번 행사의 큰 축이다. 정부는 전국 50개 지역축제와 동행축제를 묶었다. 광주 양동통맥축제, 부산 밀 페스티벌 등에서는 로컬기업 제품 판매전, 영수증 인증 이벤트, 공연과 버스킹이 열린다. 관광객 유입 확대를 위해 ‘동행축제 50 투어’ 여행상품을 운영하고, 공항과 공항철도에는 ‘동행 웰컴센터’를 설치해 지역 상권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지역축제 또는 동네 소상공인 매장에서 구매한 뒤 영수증이나 인증샷을 제출하면 추첨을 통해 최대 50만 원 상당의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한다. 세븐일레븐과 협업한 ‘동행도시락’ 구매 인증 이벤트도 마련돼 3400명에게 최대 3만 원 모바일상품권을 제공한다. 할인 행사에 지역 방문과 체험 요소를 함께 얹은 구조다.
이 대목에서 읽히는 것은 정부의 접근 방식이다. 소비를 직접 밀어 올리겠다는 뜻을 앞세우되, 방식은 현금 지원보다 유통채널과 결제수단, 지역행사와 상품권을 함께 묶는 쪽에 가깝다. 대형마트나 플랫폼 한 곳의 자체 행사로는 만들기 어려운 규모와 장면을 정부 주도 캠페인으로 엮어낸 것이다. 행사에 참여하는 채널과 업체 수를 크게 잡고, 지역축제까지 더해 판을 넓힌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가와 경기, 소비심리가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지금 쓸 이유”를 가격과 이벤트로 만들고, “어디서 쓸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지역 현장으로 넓혀놓은 셈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이번 행사를 중동 전쟁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대응책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행사 설계만 놓고 보면 강점은 분명하다. 우선 접점이 넓다. 온라인 플랫폼과 홈쇼핑, 대형마트와 백화점, 지역축제와 세븐일레븐 협업까지 소비자가 마주치는 경로가 다양하다. 특정 채널에 갇힌 판촉전보다 도달 범위가 넓고, 소비자가 이미 익숙한 유통망 안에서 혜택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접근성이 높다. 둘째, 혜택의 언어가 직관적이다. 할인, 청구할인, 캐시백, 상품권, 경품처럼 소비자가 곧바로 이해할 수 있는 보상이 앞에 놓여 있다. 셋째,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정책 명분이 선명하다. 단순히 판매를 늘리는 행사로 그치지 않고 지역 방문과 소비를 함께 유도하겠다는 구조를 전면에 내세웠다. 한 달짜리 행사로는 상당히 촘촘하게 짜인 편이다.
다만 여기서부터는 행사 문구와 실제 체감 사이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표현은 ‘최대 90% 할인’이다. 강한 문장이고, 행사 초반 관심을 끌기에도 유리하다. 그러나 자료상 90% 할인은 의류와 주방용품 일부 품목에 걸린 표현이다. 전체 상품군 전반의 평균 할인율이라고 보기 어렵다. 온라인의 최대 40%, 네이버 기획전 최대 70%, 오프라인 최대 60% 할인도 각각 적용 채널과 상품군, 행사 시점이 다르다. 소비자가 실제로 마주하는 혜택은 어느 채널에서 어떤 품목을 사는지, 카드 혜택이나 상품권을 함께 쓰는지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행사 문구는 단순하지만, 소비자 체감은 생각보다 복합적일 수 있다는 뜻이다.
혜택 구조가 복합적이라는 점은 장점이면서 동시에 점검할 지점이기도 하다. 여러 할인과 결제 혜택을 묶으면 소비자에게 유리한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 반대로 적용 대상과 기간, 결제 조건이 제각각이면 체감은 분산될 수 있다. 자료에는 최대 할인율과 이벤트, 카드 혜택, 상품권 상향 내용은 제시돼 있지만, 전체 평균 할인 수준이나 실제 구매 단계에서의 체감 혜택 규모는 담겨 있지 않다. 행사 홍보 문구와 소비자의 체감가 사이에 어느 정도 간극이 있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지금 단계에서 분명한 것은 이번 동행축제가 단일 할인전이 아니라 복수의 혜택을 한꺼번에 얹은 구조라는 점, 그리고 그 구조가 소비자에게는 기회일 수도 있지만 복잡성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지역축제 연계 역시 같은 방식으로 봐야 한다. 자료에는 지역 방문과 소비를 동시에 유도하겠다는 설계가 분명히 담겨 있다. 다만 행사장 방문이 실제 지역 상권 매출 증가로 얼마나 이어졌는지, 참여 소상공인에게 어느 정도 실질 효과가 있었는지는 현재 자료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참여 규모와 행사 구성은 제시돼 있지만 평균 할인율, 실제 매출 증가분, 재방문율, 참여 업체 수익성 변화 같은 성과 지표는 보이지 않는다. 결국 이번 행사를 평가할 때도 규모와 설계만이 아니라 그 뒤에 남는 수치와 현장 반응까지 함께 봐야 한다는 뜻이다.
소상공인 입장에서도 들여다볼 대목은 적지 않다. 행사 기간 매출이 늘어도 할인 부담과 추가 판촉비, 인건비, 수수료가 함께 커지면 실제로 남는 몫은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단기 이익보다 노출 확대와 신규 고객 유입 효과가 더 클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어느 쪽이 더 큰지는 지금 공개된 자료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참여 업체 수가 많다는 사실과, 그 업체들이 실제로 체감한 실익은 같은 지표가 아니다. 동행축제가 소상공인 지원 행사라는 이름을 얻으려면 방문객 수나 판매 건수만이 아니라, 참여 업체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갔는지까지 확인돼야 한다.
결국 이번 동행축제는 지금의 경기와 소비 상황에서 정부가 어떤 방식의 소비 촉진 카드를 선택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에 가깝다. 가격 혜택을 앞세우되, 채널을 넓히고, 지역축제와 연결하고, 상품권과 카드 혜택을 겹쳐 단기간에 반응을 끌어내는 방식이다. 행사 자체의 규모와 설계는 분명 크고 촘촘하다. 다만 그 설계가 소비자 체감으로 얼마나 이어지고, 지역 상권과 소상공인에게 어떤 결과를 남길지는 별개의 문제다. 동행축제의 진짜 평가는 행사장의 인파보다 혜택이 실제 결제로 얼마나 이어졌는지, 그 결제가 누구에게 얼마만큼 남았는지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